'열대야'라고 하면 열대지방에서의 밤이란 의미지만 쓰이는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열대야란, 하루 최고 기온이 30℃ 이상인 한여름 기간에 야간에도 최저 기온이
25℃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 마치 열대지방의 밤처럼 잠들기 어려운 여름밤을 가리킨다.
낮 시간동안 태양열에 의해 달궈진 땅의 수분은 수증기로 변모하는데, 이 열기가 밤 시간에도 그대로
남아 고온다습한 날씨를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마 후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했을 때 나타난다.
공기의 흐름이 원활한 해안지방보다는 내륙지방이, 시골보다는 도시에서 더 자주 일어난다.
사람이 숙면을 취하기에 적당한 온도는 18∼20℃로 밤에도 기온이 25℃ 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체온 조절 중추신경계가 각성상태가 되어 잠을 이루기 어렵다. 때문에 한여름철의 더위를 나타내는
기후 지표로 자주 사용된다.
어제와 오늘 내 서재 수은 온도계를 보니 34도C를 나타내고 있다. 온도계는 배 탈 때 엘리멘트를 청구할 때
스페아로 갖고 있던 것을 가져다 서가 한쪽에 테이프로 붙여 놓은 것이다. 수은 온도계는 온도에 따라 수은의
팽창을 계기판으로 표시해 놓은 것인데 눈금을 읽을 때 표시 눈금과 수평으로 보아야만 정확한 값을 알 수 있다.
위에서 보거나 밑에서 보면 눈금이 달라질 수 있다.
열대지방에선 한 참 더운 오후1시경 스콜이 내린다. 대략 한시간 가량 내리는 데 참으로 시원하다.
배에 조수기 시설이 없었던 옛날 배에선 스콜이 내릴 때 갑판에 내리는 빗물을 받아서 탱크로 채워서 허드렛물로 썼다.
선원들은 스콜이 내릴 때 발가벗고 온 몸에 비누칠을 하여 샤워를 하기도 하였다. 청수 한방울도 귀하던 시절이었다.
항해기간이 길고 열대지방이 아닌 곳에서는 청수가 부족하여 청수담당자인 3기사가 물배급을 주기도 하였다.
에어콘 시설도 없던 시마비(C1MaBi:미전시표준선)선을 타고 필리핀에 들어갔더니 낮에는 일한다고 더운 줄을 몰랐는데
밤에 누워 잘 때쯤 너무 더워서 방에서는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밤12시가 넘도록 갑판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다가 다음날 작업도 있고해서 스카를을 열어 놓은 채 새벽녘에 겨우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잠이 든 새에 스테베도들이 열린 스카틀로 낚싯대를 넣어 방안에 있는 옷가지며 지갑들을 훔쳐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