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원 배분에 대해 뭔가 큰 오해들이 있는 것 같아 현실을 직시하라고 몇자 적습니다.
음협이 발표하는 자료로 작곡가들은 곰취급 당하면 재주만 부린다는 의식들이 팽배해 있는데 도대체 현업
작곡가의 입장에서 논점의 포인트가 한참을 빗나가 있어서 제대로 파악하셧으면 합니다.
1.음악시장은 침체됐으며 앞으로 더 힘들어 지는가?
1위 가수 음반이 10만장도 안팔린다. 음반 시장은 침체 됐으며 고사 직전이다. 더 이상의 밀리언셀러는 없다
이 말 자체가 모순이 있다고 생각치 안습니까?
IT 산업의 발전으로 음원의 수익원은 다양 해졌습니다. 과거엔 음반 판매가 수익의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초상권,디지털 음원, 방송등 수익원이 다양해졌는데 아직도 10년전 음반 매출의 잣대로 음악시장을
평가하는 것 문제겠지요. 제 기준으로는 절대 침체되지 않았으며 음악 시장의 잠제력은 크다고 봅니다.
이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음협,제작사의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2.현재의 디지털 음원 수익 배분은 부당한가?
디지털 음원 수익 배분이 5:3:2로 이통사와 온라인 서비스 업체가 너무 많이 챙겨서 작곡가는 재주부리는
곰이다라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요?
영화를 예로 들면 1편당 각종 세금을 제외한 수익의 절반이 영화관의 몫이고 나머지가 배급사,제작사의 몫입니다.
영화관이 절반을 가져 갔다고 감독,작가,배우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논리는 맞지 않자나요?
제작사가 좉 빠지게 제작한 영화를 영화관이 날로 먹는 겁니까? 단순 수익 배분을 놓고 볼 것이 아니라
유통과정과 1편의 영화가 관객에게 상영되는 과정의 비용을 감안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거죠.
오프라인 레코드 샵을 경우도 봅시다.
1만원 짜리 음반을 판매하면 30~40%는 레코드 샵 몫이었고 나머지는 유통사, 제작사의 몫이었습니다.
이 때는 아예 저작자(작사가,작곡가,편곡가)의 몫이 따로 없었습니다. 제작사 마다 인세라는 개념만이 있어서
몇 % 떼어주는 정도였죠. 어렵게 만든 음반, 레코드 샵이 날로 먹는건가요?
이 때문에 작곡가들이 피폐해졌습니까? 이 때는 일정 금액의 곡비라도 있었죠. 지금은? 작곡가에게 돌아가는
곡비라는 것 자체가 없습니다.(물론 유명한 작곡가에게는 프리미엄이 있겠지만 저작권협회의 규정엔 곡비를 별도로
못 받게 되어있습니다) 곡비 없앤건 수월한 음반제작을 위한 음협과 저작권협회의 담합입니다.
지금 그들이 저지른 책임을 가난한 뮤지션을 앞세워 방패막이로 삼고 있는 겁니다.
뮤지션은 배고파도 그들은 다양한 수익원으로 충분히 배불리고 있습니다. 배부른 자가 앵벌이를 고용해서 불쌍함을
가장하며자기들 몫 더 챙겨달라고 떼쓰는 겁니다.
지난번 100분 토론에서 SG워너비와 사장이 나와서 쌩쑈를 해대던데 그 때 작곡가가 나와서 자기들 변론했습니까?
작곡가가 나와서 현실의 어려움을 토로했다면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을 겁니다. 토론 당시에도 그들은 먹고 살기
힘들다가 아니라 자기들 몫이 적은 것 같다는 거였습니다.
음반은 안팔렸지만 SG워너비와 사장이 과연 돈을 과거처럼 못 벌었을까요?
3.이통사와 온라인 서비스 업체는 날로 먹는 도둑들인가?
다시 돌아가서 이통사와 온라인 서비스 업체들이 날로 먹고 부당하게 이윤을 챙기는 겁니까?
그 들이 지금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해 왔다는 건 무시하고 단지 디지털 음원이 무형의 형태로
무한 복제가 가능하여 유통이 쉽다는 것 때문에 이통사와 온라인 업체가 날로 먹난다는 논리는 디지털 음원 자체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오히려 제작사 자체가 디지털 음원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초상권처럼 부수적으로 벌어들이는 꽁돈처럼 생각하는게
게 문제입니다. 매출 구조가 유형의 음반에서 무형의 디지털 음원으로 옮겨갔다고 생각하지 않고
음반 판매는 줄어들고 부수적인 디지털 음원 수입이 늘어 났는데 직접적인 음반 판매가 줄어들었다고 볼맨소리를
해대는 것입니다. 무형의 음반인 디지털 음원 시장 자체를 아직도 인정하지 않는 음협,제작사들의 주먹구구식의
낡은 사고가 문제 아닙니까?
4.그렇다면 왜 저작자(작사가,작곡가,편곡가)는 먹고 살기 힘든가?
수익 배분의 모순과 음반 시장의 침체로 음악하는 사람들이 먹고 살기 힘들고 고사 직전이라고 아우성인데 대중
음악을 하면서 먹고 살기 힘든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것을 이통사와 온라인 서비스 업체의 책임을
돌리는 건 음협(제작자)들이 그동안 갈취해온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죠.
옛날엔 오로지 곡 써서 곡비 받고 방송 횟수에 따라 저작권료 조금 챙기는게 수입의 대부분이었죠.
음반 참여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실제 음반에 곡 실리게 되면 그 과정은 정말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음반 제작에 투입되면 딴거 못합니다. 앨범 나올 때까지 편곡 수정해야죠, 가수 디렉봐야죠. 녹음실에서
밤새기 일쑤고 세션하고 마스터링할 때까지 정말 하루도 쉬질 못합니다. 원래부터 3D업종이었죠.
드라마나 외국 영화처럼 고상하게 작곡하고 멋진 스포츠카 몰면서 음악 생활하는것 애초부터 상위 몇 % 작곡
가에게만 해당하는 말입니다. 이런 환상은 제발 깨시길 ㅎㅎ
곡비도 제대로 받습니까? 결재 늦어지는 건 기본이고 떼어 먹기까지 하고, 곡비 까이기도 하고, 심지어 자기
돈 들여 세션하고 녹음해서 곡 써놓고 까이거나 제작 중단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가 아는 선배 작곡가는 가끔 타이틀도 쓰고 나름 이바닥에서 앨범에 꾸준히 곡 올리는 사람이었는데
일은 5천만원어치 해 놓고 정작 자기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1년에 2천만원도 안된다는 하소연이었습니다.
앨범 몇따블 제작하면 뭐합니까? 나중 결재를 생각해서 녹음비와 세션비 자기가 대신 내주고 곡 완성했는데
중간에 음반 무산되기 일쑤였고 앨범 나와도 가수가 뜨질 못해서 제작자 잠적으로 곡비도 못받은 경우도 있었고요.
물론 잘된 음반도 있지만 그거 다 해봐야 연봉 3천만원도 안되니 원래 작곡가란 상위 몇%, A급 아니면 먹고 살기
힘들었습니다.
이 것이 수익 배분의 모순과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음원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든겁니까?
음반 제작자들이 그동안 갈취해 온 책임을 떠 넘기는거죠.
오히려 제작사들이 저작권 협회와 결탁하여 곡비를 없애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인세제를 도입한게 작곡가들이
고사한 직접적인 이유지요. 앞으로 음반 시장은 음반 판매보다 디지털 싱글,음원으로 옮겨 간다는건 초딩들도 아는
사실인데 한치 앞도 내다 보지 못하고 인세제를 도입한게 어이 없는 발상 아닙니까? 10만장 팔려야 200만원의
인세를 받게 되는데 요즘 10만장 이상 팔리는 음반이 있나요? 작곡가들이 밥 못 먹는게 누구의 책임입니까?
인세제를 도입하려면 시대적 흐름에 맞게 디지털 음원까지 통계를 냈어야 하는데 저작권료 받는게 고작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쓰고 싶지만 길어질 것 같고 이런 건 술한잔 걸치며 토론해야하는데 기득권의 논리에 힘 없는 작곡가들
이 놀아나는 것 같아 안타까워 주절주절거려봤습니다.
대략 현실을 직시하라는 두서없는 글이었는데 작곡가의 입장에서 우리가 싸워야할 상대는 이통사,유통사가 아닌
저작권 협회와 음협입니다. 음협의 무책임한 논리에 더 이상 놀아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첫댓글 음협과 저작권 협회에 문제가 많구나,,,좋은글 감사합니다...현재 기형적인 수익배분 구조도 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