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히어로물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합니다. ㅎㅎ
인간 사회에는 대부분의 구성원이 공감하고 지켜나가고자 하는 공통의 보편적 가치가 있습니다.
이른바 히어로물 에는 다섯 종류의 인물이 보통 등장하는데,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1).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거나 훼손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 대부분의 시민 등등...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이들은 극중에서 대체로 가치를 위해 무엇을 희생한다던지, 희생이 아니라 뭐.. 가치를 망치려 한다거나 하는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습니다. Neutral 이라 해도 좋고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 구성원 대부분은 이러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2). 보편적인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위해 보편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사람.
- 악당 1, 악당 2 등... 악역이지만 큰 비중이 없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범죄자들이 이 그룹에 속합니다.
이들은 보편적인 가치에 반하는 행동, 도둑질 강도질 등등을 하지만 그 수단은 지극히 평범하여 심각한 수준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3).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보편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사람.
- 경찰 1, 경찰 2, 지방검사 1 등.. 선역이지만 제한적인 수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보편적인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보편적인 수단을 사용합니다. (2)의 인물들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기 때문이죠.
여기까진 현실과 같아서 극이 되지 않습니다. 극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3)이 거의 제거되거나 무능력한 상태 (모두 부패한 경찰이 된다거나- 배트맨 시리즈의 도입부, 세상종말 직전-매드맥스) 가 됩니다.
이럴때 다음의 인물들이 튀어나옵니다.
(4). 보편적인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위해 보편적이지 않은 수단을 사용하는 사람.
- 흔히 극에서 '메인 악당' 이라고 하면 이들을 지칭하며, 이들이 사용하는 수단이 보편적이지 않은 탓에 (3)의 인물들이 대처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들이 사용하는 보편적이지 않은 수단이 굉장히 다양한데, 경찰 전체에 뇌물을 먹인다든지 (배트맨 시리즈의 팔코니), 초능력을 사용한다든지 (엑스맨 시리즈의 매그니토 등)...
그런데 가만히 관찰해보면, 이들은 대단히 '헌신적'이고 '성실한' 사람들 입니다. 굉장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엄청난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대단히 부지런하고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어떤 가치를 위해 엄청 노력합니다. 그리고 극중에서 이들은 매우 성공적입니다.
역시 문제는 이들의 성공이 보편적인 가치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거나 불행해지는 길을 걷거나, 혹은 머지 않은 미래에 그렇게 될 환경이 조성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다음의 인물들입니다.
(5).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보편적이지 않은 수단을 사용하는 사람.
- 극에서 이들을 히어로라 부르며, 이들은 보편적인 수단으로 제압되지 않던 (4)의 인물들을 보편적이지 않은 수단으로 제압해 나갑니다. 보통 고전적인 히어로물에서는 (4)의 인물들이 보편적 가치를 훼손하는 위협을 (5)의 인물들이 제지함으로써 가치의 보존에 의한 안심, 희열을 느끼고 극이 종료됩니다.
해서 플롯을 정리해보면
A. 고전 히어로물
(1),(2),(3) 의 인물들이 공존해 살아가는 동안, (4)의 인물들이 나타납니다. (4)의 인물들이 보편적 가치를 심하게 훼손하기 직전, (5)의 인물들이 (4)를 제지하면서 극이 종료됩니다.
007 시리즈, 옛날 ~~맨 시리즈, 다이하드 시리즈 등등 이런 플롯을 진행해 나갑니다.
근데 이런 작품들이 너무 많이 나오면서 식상해지는 탓에 여러 변종들이 튀어나옵니다.
B. (5)와 (4)의 경계에서, '정의란 무엇인가?' 를 고민하는 히어로
'보편적이지 않은 수단' 을 사용하는 것은 '보편적인 가치' 에 해당하는 것인가? 를 고민하는 히어로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맨오브 스틸의 수퍼맨이나, '불살' 을 표방하는 배트맨 등이 이런 캐릭터를 차용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신의 힘을 봉인하려 한다든지, 숨어살려 한다던지, 나는 악인인 것 같으나 특정 선은 넘지 않겠다든지.. 이런 고민들을 보여주면서 '보편적이지 않은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더라도, 그것도 감안하여 보편적 가치를 최대한 보존하겠다' 라는 형식으로 보편적 가치의 수호에 대한 한층 높은 만족감을 줍니다.
C. 분류상으로 (4)의 인물인데 행동의 결론으로써 결과적으로 (5)의 인물이 되버리는 안티히어로가 등장하는 안티히어로물
극단적인 복수와 같이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를 추구하며 보편적이지 않은 수단을 사용하지만,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으로 피해를 입는 대상 또한 더욱 더 심하게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인물이어서 결국은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게 되는 안티히어로 물입니다. 대표적인 작품은 데드풀, 퍼니셔가 되겠습니다.
D. 기타 (1), (2), (3), (4), (5) 의 인물상이 고정되지 않고, 섞여나가는 극..
점점 더 많은 히어로물이 나오면서, 최근 추세는 이런 형식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평범하기 그지없던 사람이 (5)의 인물이 되어가는 히어로 성장물이나(배트맨 비긴즈나, 아이언맨1 등등의 작품이 여기 해당되겠네요), (5)의 인물이 무언가 좌절을 경험하면서 (4)의 인물로 되어가는 이야기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정리해 봤습니다.
에고 자러가야겠네요 ㅜㅜ ㅋㅋ
첫댓글 아~~~ 넘 길어길어 ㅠㅠ
이런식으로 플롯을 구조화해서 소설이나 여타 극을 작성하면 양산이 가능할수 있을것 같은데요.. 어떨까요? 실제로 헐리웃 블록버스터 같은걸 보면 특정구조의 플롯을 양산하며 그 위에 멋진 영상을 덧칠하는 것으로 영화를 만드는데 여기 머신러닝이랑 과거 흥행률 같은걸 붙여서 작품보조를 시키면 흥행하는 영화를 많이 만들수 있을것 같..기도 하구요? ㅋㅋ
이제 읽었네요. 난 1번.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야하지만 아무것도 안함.
대부분의 사람은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ㅋㅅ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