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국 최고 투수의 양대 산맥 최동원(43)과 선동열(38)이 지도자 대결을 펼친다.
야구계를 떠난 지 10년 만인 지난해 11월 한화 투수코치로 복귀한 최동원은 31일 한화 선수단과 함께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을 떠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 선동열은 오는 17일 투수 인스트럭터 자격으로 한화 훈련에 합류한다. 두 스타가 지도자로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현역 시절 둘은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라이벌이었다. 둘의 맞대결은 세차례 있었다.
1986년 4월 사직구장에서 선동열이 1 - 0 완봉승을 따내며 최동원의 12연승을 저지했다. 4개월 뒤 최동원이 2 - 0으로 승리하며 설욕했다.
이듬해 5월 16일 펼쳐진 둘의 마지막 대결은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투수전으로 기억되고 있다. 15회까지 가는 연장 혈투 끝에 2 - 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결국 둘은 1승1무1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셈이다. 지도자로서 둘은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다.
최동원은 '눈높이 투구' 를 표방하고 있다. 한화 투수 송진우는 "주입식 교육이 아닌 투수 개개인의 특성을 살리는 최코치의 훈련 방식에 모두들 고무돼 있다" 고 말했다.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에서 인스트럭터로 참가, 훌륭한 조언자로 이미 검증받았던 선동열도 각 구단으로부터 해외 전지훈련에 동행해 달라는 잇따른 요청으로 요즘 가장 바쁜 몸이다.
한화 투수들을 상대로 펼쳐질 선의의 경쟁에 대해 최동원은 "일본 선진 야구를 습득한 선동열의 지도는 투구 동작과 경기 운영 능력 등 세심한 부분까지 기존 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이라며 반겼다.
선동열은 "은퇴한 뒤 끊임없이 자기 계발에 노력한 최선배의 지도방법을 한 수 배우는 기회로 생각한다" 고 말했다.
과연 지도자로서 누구의 비법이 빛을 발할지, 애리조나에서 둘은 나란히 출발선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