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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07 . 03 . 일
하늘에 은빛 장막을 드리운 듯하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
애마 레드싼이 경쾌하게 바람을 가른다..
몸이 찌부 듯하니 참숯가마에 데려다 달라고 하는 마눌님 덕에 ..
오랫만에 드리이브를 즐기는 중이다..
팔당대교..
어제 내린 비로 황토색 흙탕물이 드넓은 한강..
검푸른 검단산과 마주한 예봉산의 수려한 풍광..!
..
터널을 피해 우측 강변으로 꺽어들어간다..
자전거 도로에 악어 모자를 쓴 라이딩족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간다..
장쾌한 풍광을 즐기고 있는 마눌님 입꼬리가 예쁘게 올라갔다 ..
팔당댐을 지나고 ..
봉쥬르 입구..
정약용 묘..
찐방집 촌을 지나..
북한강 초입으로 들어서는 강가에 연잎이 풍성하게 떠 있다..
..
양수대교.
대교 진입로 좌측에 농협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이렇게 외딴 강가에 농협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양수대교 좌우로 보이는 북한강은 푸른 빛이다..
양수리 시장에서 좌회전 ..
..
좌측으로는 청청한 북한강의 물결..
우측 호수 수면 위엔 푸른 연잎이 풍성하게 덮혀 물위에 신선한 채소 밭 같기도 하다..
벗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선 아름다운 길을 달린다..
..
갑산 공원 표지판 ..
우리 노친네들을 모신 곳..
..
서종..
우측길로 들어서라고 네비가 열심히 안내를 해준다.
동쪽의 중미산을 바라보며 좁은 시골길로 들어선다..
논에는 키큰 벼가 새파랗고..납작한 들깨밭이 정다웁다..
마눌님의 눈길이 어여쁜 아기들을 보듯 게슴츠레 하다..
맑은 산개울과 녹음 짙은 산길을 따라 4.5 키로 정도 깊은 산으로 들어 간다.
..
'목표지점 도착 했습니다..!'라고
네비 아가씨가 종료 안내 멘트를 하는데..
어딘지 잘 모르겠다..?
길가에서 옥수수 팔고 있는 통통한 아가씨에게..
'숯가마가 어디에요..?'
하고 물으니 '여기요!' 하고 바로 옆집을 손짓해 준다..
외형으로 보아서는 평범한 가정집 같은데..?
주차를 하고 보니 '숯가마' 라고 써딘 펫말이 저 밑에 보인다..
..
사무실이라고 써진 방문을 여니 신발장에 청색 고무신들이 빼곡히
넣어져 있다..
안으로 들어가나 꼭식 담은 자루, 찐계란 담은 바구니등이 벽쪽 탁자에 방치 되어있다..
마눌이 카운터에서 팔천원씩 만육천원을 계산하자..
키큰 아저씨가 흰 면 옷 한벌씩과 옷장 키를 하나씩 내 준다..
마눌은 여자방 나는 남자방 으로 들어 갔다..
탈의실은 정말 시골틱하다..
옷을 갈아 입고 나오니 마눌은 벌써 고무신을 고르고 있다..
나도 청색 고뮤신을 하나 꿰차니 저 밑으로 내려가 보라고 아자씨가 안내 해 준다..
..
개울 족으로 약 20미터쯤 내려가니 가마가 보인다..
높이 약 5미터 폭 5미터 길이 약 25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데..
가마가 5개 다..
마눌이 그 중 4번째 꽃방이라고 써진 가마 입구에 섰다..
두툼한 담뇨를 살짝 열어 제키자 뜨거운 열기가 후욱 얼굴을 강타한다..!
'아이쿠..!' 누구라 할 꺼없이 얼른 물러섰다..
..
일단 가마터 앞에 줄지어 놓여진 2인용 평상 하나에 둘이 걸터 앉았다..
'아니 저런데를 어찌 들어 간단 말인가..?
통돼지 바베큐를 만들 셈인가..!
'기회 있을때 지금이라도 얼릉 줄행랑을 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전 처음 와본 가마터 앞에서 갑자기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눌의 눈치를 슬쩍보니 보살님처럼 태연자약하다..
마눌이 가끔 가마터를 간다는 것은 알았으나..
실지 현장을 와보니 보통일이 아님을 알겠다..
아 이 것도 경험과 내공이 필요한 것이로구나..
갑자기 마눌님이 위대해 보인다..
잠시 앉아있던 마눌이 수건을 들고 일어난다..!!
입구에 고무신들이 많이 놓여진 제 2번째 가마로 향해 가신다..
하..! 오늘 같이 왔으니 혼자 꽁무니를 뺄 수는 없는 노릇이고 ..
헐 없이 생사고락을 같이 해야할 운명이로다..! 하고 마음 을 다잡으며 ..
마눌에 호위 무사가 되기로 작정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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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입구의 두툼한 담뇨를 열어 제키니 ..
후끈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데 아까 그 꽃방 보다는 한결 부드럽다..
두번째 담뇨를 열어 제키니 희미한 백열등 불빛아래 둥근 황토굴이 보였다..!
한평반 정도 되는 황토방..
나무 깔판을 깔고 대여섯명의 남녀가 빼곡히 앉아 있다..
마눌이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두남자 사이를 비집고 자리를 잡았다..
주춤 거리던 나는 입구쪽 여자 옆에 자리를 잡고..
둘러 앉아 있는 이들이 모두들 침묵을 지키고 있다..
어색한 시간이 잠시흐르자 후끈하고 뜨거운 열기를 받아들이는데 집중하게 되었다..
뜨거운 열기가 피부에 닿기도 하지만 ,
숨쉴때마다 뜨거운 공기가 코구멍을 통하여 페로 들어 가는 것이 느껴진다..
환기장치도 않되 있는 이 곳에서 당연히 숨이턱턱 막혀야 할 터인데..
묘하게도 그렇치가 않다..! 참으로 희한 한 일이로구나..!
조용히 단전 호흡을 해보니 ..
뜨거운 기운이 속으로 쑤욱 들어가더니 오히려 상큼한 기운으로 바뀐다..!
..
금방 땀이 머리와 얼굴에 흘러내린다..
두 손으로 세수질을 하면서 버티어 본다..
마눌은 태연자약한 자세로 흐르는 땀을 즐기는 듯 하니 숯가마 고수는 고수로다..
..
밖으로 나왔다..
시원한 공기가 온 몸을 감싸니 상쾌하다..
''
개울이 내려다 보이는 가로목에 기대서서..
머리 긴 선녀 처럼 마눌이 물 속을 들여다 보고 있다..
어제 내린 비로 수량이 풍부하다..
개울가에 잡초가 무성하고 손가락 만한 송사리떼가가 이리 저리 몰려 다닌다..
마눌 얼굴에서 영롱한 땀방울이 몇방울 떨어지고 있는데..
힌 얼굴이 더욱 맑고 투명해 진 듯하다..
..
평상에 나무베게를 베고 나란히 누웠다..
편안하다..
시원한 정수기물을 몇잔 마시고 마눌에게도 한컵 대령해 드린다..
시큰거린다고 하는 희디흰 발목도 조물 조물 주물러 주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한다..
..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가족단위로 온사람, 여자끼리 온사람, 남자끼리 온 사람...
그런데 부부가 온 사람은 우리들 뿐인듯 하다..
젖은 옷이 몸을 식혀 주자 토굴에 다시 들어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
제 이차 토굴 입장 ..
이번엔 아무도 없으니 둘이 나란히 누웠다..
머리와 얼굴에 흐르는 땀이 뺨을 터고 흘러 바닥으로 떨어지니 세수질을 않해도 된다..
온 몸 속의 불순물이 이 땀과 함께 빠져 나온다는 느낌이 너무도 좋다..
이런 곳을 찾는 마눌이 조금씩 이해가 되간다..
아마 나도 좋아 질 것만 같다..
전혀 알지 못했던 이런 체험을 하게 해준 마눌에게 깊은 애정을 느낀다..
..
이렇게
토굴 목욕을 4차 까지 끝냈다..
한층 맑아진 몸과 머리로 천천히 마당을 걷는다..
이 곳엔 샤워장이 없다고 해서 좀 그랬었는데..
얼굴은 매끈 매끈 하고 몸은 뽀송 뽀송 한 것이 ..
샤워를 한 것에 비 할데 없이 개운하다..
..
키큰 나무 주위로 여러 종류에 꽃들과 풀이 있는데..
서울 촌놈인나에게 마눌이 하나 하나 세세히 이름을 알려 준다..
새파란질경이 털복숭민들레 노랑국화 붉은 백일홍 보라색도라지꽃 토끼풀 등등..
백일홍 꽃은 꼭 색종이를 접어서 만든 것 같은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아름다운 자연의 자태가 새롭게 보여진다..
..
암탉이 알을 품고 있는 닭장앞..
벼슬이 붉고 갈색과 보라색으로 위풍당당한 장닭이..
호위무사 처럼 미동도 하지 않고 버티고 서 있다..!
오늘 마눌의 호위무사를 자칭하였던 내가 ..
저 장닭처럼 중량감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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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의미..
사랑이라고 하는 느낌이.
소슬바람 처럼 불어와서..
우리 둘의 몸을 부드럽게 훓어 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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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남일친구 오랫만이지요 반가워요
두 부부가 예쁜모습을 상상해 보네요 보기좋습니다
즐건 여행되었겠지요
종종 좋은 글도 올려주고 산행도 같이합시다 ~ ^ ^
허 그려 내가 그 쪽에 가본지가 꾀 됬네~함보세 영숙씨~
난 봉원사 숯가마에 있다우 ^^
허 그려~? 여기 또 숯가마 고수가 계시는구만~~
매주 월요일 숯가마간다우^^
대단한 내공 이시구만~~용임씨~
16년차^^
와 내가 좋아하는 숯가마...
한층 맑아지신 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는듯합니다
ㅎ 복희 씨도 숯가마 고수로구만~~그러고 보니 숯가마 다니는 친구들이 모두 건강 한거 같아. .용임씨나 복희씨나 산도 잘 타는 것을 보니~~~*^~
화기에 후끈후끈
땀많이 빼서 개운하겠네
오랬만이여~친구~
내가 갔다온듯
몸이 다 시원하네
ㅎ 그래 언제 함 바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