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늘 새땅 너는 나의 황금나비
2023년11월12일 제 912회.
사드배치 결사반대 김천시민 촛불집회
찬바람이 서서히 파고드는 계절..
따뜻한 커피 한잔에 몸을 녹이고,
정겨운 이야기로 마음 녹이는.. 겨울이 오고 있다.
* 패기와 열정의 힘찬 목소리.. 사회자는 김종희 팀장..
" 전쟁을 끝내자 / 평화에 살자 / 사드뽑고 평화심자 / 투쟁 ~!! "
* 민중의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 김옥겸 농민회장.. 민중총궐기 참가 소감
" 일년에 한번씩 서울에 소풍을 가게 됩니다. 즐거운 소풍은 아니지만, 윤석열 몰아내자고 큰소리 지르고 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목소리가 잘 안나옵니다.
김천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김천에서 농민단체를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연기 되다가 드디어 15일날 결실을 맺게 되었지요.. 그동안 우리 농민회가 몇군데 뛰어다녔는데, 그다지 성과는 좋지 않았어요. 다들 자기 이슈에만 관심있고, 그 외에는 알려고 하지 않죠.
자기 이슈가 사라지면 어디론가 사라지고, 상 하나 받고 나면 또 안보이게 되고... 그러다보니 결집력은 많이 부족했습니다. 양파협회가 집회 활동에 적극적인데, 김천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 같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와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은 분명히 크나큰 소득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러던 와중에, 어쩌다보니 제가 사무국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농민단체활동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소성리 지킴이 강형구 장로님의 발언
" 그동안 고민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할말도 많았는데, 글로 표현하지도 못하고 누구에게 하소연하지도 못해서요.. 그러다보니 오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복잡했습니다. 정리하려고 준비하는데, 마침 오늘 현철이 5주기를 맞이하여 부모님이 다녀가시는 바람에 일찍 준비를 마쳤습니다.
매주 집회를 준비하느라 여러분들이 고생이 많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왜 이렇게 힘들어졌나 생각해보니,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는 수백명이 모였는데, 갈수록 숫자가 줄어들고 마음도 움츠러 들게 된 것 같습니다. 지금도 보면, 2~30명 수준이 되었지요.
자주 보는 얼굴들이고, 매번 듣는 내용들이다보니, 마이크 잡는게 더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힘을 낼 수 있는 집회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오늘 현철이 부모님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함께 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이 아니라, 그사람들이 현재 보여주고 있는 그 모습이 굉장히 좋은 세상같다'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장례식을 마친 후로 쭈욱 해오신 생각같아요.
왜 그런 생각을 하셨을까 생각해보면, 새로운 세상을 꿈꾸면서, 고난을 함께 견디면서, 서로 투덜대고 힘든 내색하지 않으면서 도와서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으셨던 것 같아요.
저는 한승호님이 늘 외치던 구호가 생각합니다.
"우리가 옳다. 우리가 주인이다. 우리가 정의다.."
그게 생각나는 이유는. 우리가 그런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진 자부심 만큼,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아름다운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어가기 위해 행동합니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죠. 어떤 꿈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고 처음부터 포기하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하는 사드투쟁이 점점 동력이 떨어지는 이유도, 우리 힘으로 이루지 못하는 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인것 같아요.
'나라가 하는 일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 우리가 어떻게 미국이라는 나라와 싸워 이길 수 있느냐?? 몇 백명이 여기서 떠든다고 해도 수구언론 조중동을 어땋게 이길 수 있느냐??' 이런 생각 가진 사람들이 많았고, 우리도 서서히 그런 생각에 젖어드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이런 질문에 대답할까요?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을까? 싸워야 이기는 데 까지 갈 수 있는거지?!'
또는 ' 이길 때까지 싸워야 이길 수 있는 거지.'
이런 대답은 우리 스스로의 싸움으로는 훌륭한 대답이었는데, 시간이 오래걸리니까 사람들이 지쳐서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아요. 또 다른 대답이 있습니다. 저같은 사람이 하는 대답인데, '질 것을 알면서도 해야하는 싸움이 있는거야'
'우리가 거기에 있으므로, 우리의 십자가가 되는 그런 싸움도 있는거다.'
나의 십자가가 되는 싸움도 있는건데, 이런 대답도 매력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사드철거, 미군철수를 외치는 그 순간에 이미 우리는,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승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기 모인 우리의 숫자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여기 모여서 맞짱 떠서 싸우겠다고 다짐하는 이 모습이 바로, 예수님이 말씀하셨던 '내가 세상을 이겼노라'라는 선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의 집회가, 처음 우리가 외쳤던 그 말처럼, 기쁘고 즐겁고 신나는 축제가 되길 바랍니다. 심판의 날을 기다리는 그런 마음으로, 사드가 철거되는 그날을 기다리는 마음이 되길 바랍니다.
지금 우리의 마음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전쟁무기 사드를 몰아내려는 우리의 싸움이 어떤 모습인가? 전쟁을 없애자고 하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방법은 전쟁의 방법은 아니었을까? 이런 반성을 해봅니다.
우리가 스스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면서, 모든 평화적인 방법을 찾아가면서 실천한다면 평화를 이루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집회에서 그런 방법을 함께 나누길 바랍니다."
* 농부가수 우현덕님의 무대.
" 요즘 농사일을 하나씩 배워갑니다. 촌티가 나죠? ㅎㅎ.. 촌티가 나야할텐데..
아까 장로님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서, 어찌나 말씀을 잘하시는지 부러웠고요.. 저도 집사인데, 나중에 장로님처럼 말씀을 잘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다음주가 수능이라서, 이 노래를 준비했습니다.
* 갈대의 순정. 이 노래는 저의 어머니가 일하시면서 자주 들으시는 노래입니다.
* 생전 조현철과의 추억 소환.. 김태령님 발언
" 안녕하세요? 저까지 순서가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짧게 하겠습니다.
현철이 기일이 전태일 열사와 같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노동자대회로 서울로 갈때, 저는 소성리로 내려옵니다.
서울에서 활동할 때, 현철이와 저는 각각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어디에 소속이 아니라 개인으로 활동하던 시절이었지요. 소신공양하셨던 정원스님의 장례식장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세월호 추모 1000일 즈음해서, 투쟁이 처음의 목적을 상실한 채, 모여서 노는 분위기가 되었고요.. 이를 보다못한 스님이 안타까운 마음에 소신공양하셔서 그 일로 병원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때 병원에서 집회를 하게 되었고, 제가 투쟁가를 불렀는데, 현철이가 옆에 오더니 말을 걸었고, 장례식장에서 보름가까이 먹고자고 지내면서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나이어린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저는 누나 입장에서 그들을 챙겨주게 되었던 것이고요. 거기서 박근혜체포단을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퇴진행동에서 보여주는 행동은 뭔가 짜고치는 듯한 인상을 주었고, 저희는 소수로 청와대 앞에서 따로 행동을 했습니다. 감옥에 갈 것을 각오하고 투쟁하는 사람들이었고, 항상 제 옆에는 현철이가 든든하게 옆을 지켜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소성리에 사드가 배치된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소성리로 내려온 것입니다.
다른 현장과 달리, 소성리에서는 현철이가 정말 정성을 다했습니다. 현철이는 소성리에서 자기 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많이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소성리 할머니들을 챙기면서 정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제가 소성리에서 현철이와 함께 한 시간을 길지 않지만, 현철이는 자기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남들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도우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현철이가 제 노래실력을 부러워하면서, 노래방에서 소리지르며 같이 불렀던 노래 1절만 부르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 전인권 - 그것만이 내 세상
* 사회자 마무리 발언
"노래 가사가 현철씨를 많이 닮은 것 같습니다. 현철씨를 기억하면서 사드 뽑는 그날까지 이 곳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이것으로 913회 집회를 마치겠습니다. 먼길 달려와 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리고 다음주에 다시 만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