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밥상
단 둘이 먹는 아침이어서 형식에 구애받음 없이 항상 실용적으로 먹는다.
3-5년 전부터 아침은 밥 대신 고구마를 먹기로 하고 아주 간단하게 먹자고 해서 메뉴를 완전히 간단 실용적으로 바꾼바 있다.
매사가 그렇지만 혁신과 개혁(이거 너무 거창 했나?)은 개시 초에는 상당이 취지에 맞게 진행 되여 오게 마련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본질이 흐려지고 원래대로 회기 하는 습성이 있다.
처음에 차려놓고 먹기 좋아하는 마누라와 정한 메뉴는 일단 고구마는 삶아서 먹고 싶은 량만치 다 먹고, 그게 담백질이 부족하니 우유한잔 삶은 계란 한알(후라이는 기름이 있어 나쁘다며) 그리고 종합 비타민 한알, 이게 전부였고 그러니 매우 간단하고 위에도 부담이 없어서 좋았었다.
허나 세월이 지나자
“그래도 한국사람이니 김치종류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아침에 김치를 먹으면 위에도 부담이 되고 또 냄새도 나니 백김치를 담아(젖갈과 고추를 넣지 않은) 추가 하자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또 조금 지나니
그래도 한국사람인데 된장국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길래 그러라고 했다.
허긴 일본사람들은 천년이상 아침마다 미소 된장국을 먹어서 저렇게나 나라가 부강해 젓나?
그렇저렇 몇 년이 지나고 나니
된장국이 점점 맛이 좋아 진다. 알고 보니 아침에 된장국을 끓이기 위해 사골을 고아서 그 국물에 된장국을 끓인다는 거다.
자 - 이렇게 되면 간단히 먹자고한 아침이 이게 뭐야........
그래도 그것까지는 그럭저럭 원래의 취지에 아주 반하는 것도 아니고 해서 그냥 지나는데,
요즘은 우유에 뭔가가 들어간다. 알고 보니 생 포도를 갈아서 즙을 내서 그 원액을 우유에다 섞는 것이다 암튼 우리 마누라는 못 말린다. 뭔가 음식을 그렇게나 만들고 싶어 한다.
거기에다 과일이 있어야 한다며 사과와 귤을 내 놓고 반쪽씩은 꼭 먹어야 한다고 하고
어디서 들었는지 치즈를 먹어야 오래 산다며 치즈를 내 놓고
암웨이에서 파는 종합영양제 네츄럴 뭐라고 하는 알약을 한주먹 내 놓고,
또 견과류를 먹어야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고 호두 두알 아몬드 다섯 알을 먹어야 한다고 하고.......
이상의 것을 다 먹으니 열량도 오버되고 또 처음 계획한 의의가 전혀 실종 돼 버리고 …….
마음에 들지 않고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은,
잔소릴 하려니 또 싸움 되겠고 그냥 먹어 주고 ……. 식사 끝날 때마다 한마디
오늘도 정성어린 아침을 차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가식 어린 칭찬을 빼 먹지 않는다.ㅋㅋㅋ .
첫댓글 일구월심! 오로지 영감님을 향한 마나님의 일편단심의 마음씨가
오늘날 "숫탉"님 건강의 원동력 이라 생각 되어 찬사를 보냅니다.
자녀들 여우살이는 끝내셨는지요 두분이 생활하면서 어느한쪽이 변화무쌍하게 나가야하는데
우리는 옛날부터 변한게없습니다 숫탉님 너무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시내요 부럽습니다 고맙습니다 ...
두분의 정겨운 모습이 눈에 선 합니다.
아침에 떡국 점심에 국수 저녁에 만두를 줘도 고맙게 잘 먹고 있습니다.
먹고 나서 그릇을 뽀드득 포드득 소리나게 잘 씻어 정 위치에 놓습니다.
화려한 백수인데 더욱 바빠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