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지암 화담숲, 480종 단풍나무 붓으로 가을을 그리다
 
봄엔 진달래, 여름엔 수련… 계절마다 다른 매력 뽐내
 
서울 도심에서 차로 1시간쯤 달린다. 경기 광주(廣州)시 도척면 발이봉(峰) 기슭. 곤지암 화담숲을 만난다.
진입로 양쪽 가로수부터 빨갛게, 노랗게 물들었다. 단풍길 호위를 받으며 걸음을 재촉하면 이내 웅장한 단풍나무 고목(古木) 한 그루와 마주친다. 높이 12m, 200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지닌 '천년 단풍'이다. 작년 4월 전북 임실에서 이사 와 화담숲의 '얼굴'이 됐다.
취재= 홍준기, 최희명 기자 , 편집= 뉴스큐레이션팀
 
단풍은 수줍은 듯 농염하다. 여름 내내 초록에 꽁꽁 감춰뒀던 농염을 뿜어낸다. 가을 숲이 유독 찬란한 건, 나뭇잎이 삶을 마감하기 앞서 장렬하게 뿜어내는 불꽃 때문이다. 화담(和談)숲 단풍 길에선 걷는 이의 몸도 벌겋게 달아오른다.

맑은 연못 주변에서 울긋불긋 단풍이 불타오른다. 경기 광주시 도척면 곤지암 화담숲 수련폭포에서 내려다본 가을 풍경이다. 화담숲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480종의 단풍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올해 화담숲 단풍의 절정은 10월 마지막 주쯤이다.
/곤지암 화담숲 제공·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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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에서 차로 1시간쯤 달린다. 경기 광주(廣州)시 도척면 발이봉(峰) 기슭. 곤지암 화담숲을 만난다. 진입로 양쪽 가로수부터 빨갛게, 노랗게 물들었다. 단풍길 호위를 받으며 걸음을 재촉하면 이내 웅장한 단풍나무 고목(古木) 한 그루와 마주친다. 높이 12m, 200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지닌 '천년 단풍'이다. 작년 4월 전북 임실에서 이사 와 화담숲의 '얼굴'이 됐다.

곤지암 화담숲/ 곤지암 화담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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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숲 산책 길은 천년 단풍이 서 있는 입구를 지나 테마정원 이끼원(園)을 시작으로 3.5㎞ 이어진다. 계곡 따라 이어진 둘레길 걸으며 정상을 돌아 내려선다. 단풍나무원·자작나무숲·반딧불이원…17가지 테마원을 만난다. 단풍은 숲 쪽보다 하늘이 열려 있는 계곡 쪽이 더 붉고 찬연하다. 나무가 햇빛을 받아 만든 당분이 잎에 쌓여야 붉은색, 노란색이 짙어지기 때문이다. 맑은 날씨에 일교차가 큰 날이 많았던 올해 단풍은 다른 어느 해보다 더 곱다. 기자가 찾은 20일은 평일이었는데도 3000명 넘는 사람이 화담숲을 방문했다. 공휴일엔 1만명 넘게 온다. 화담숲 단풍 축제는 지난 17일 시작됐다. 내달 8일까지 이어진다. 대도시 가까운 곳에서 눈 시린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화담숲은 135만5371㎡(약 41만평) 면적에 4300여 종 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수목원이다. LG상록재단이 생태계 보존과 교육 등 공익 목적으로 설립해 2013년 6월 개장했다. 작년 한 해 입장객 22만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10월과 11월 절정인 단풍을 보러 다녀갔다. 올해 방문객은 36만명에 이를 것으로 재단 측은 전망하고 있다.
135만㎡에 식물 4300여종, 200년 된 古木이 입구지켜
반딧불이원 등 17개 테마정원, 원앙 연못은 사진 찍기 좋아
국내에서 가장 많은 480종 단풍나무가 군락을 이룬 단풍나무원은 화담숲 중턱에 있다. 내장단풍·고로쇠나무·복자기 단풍부터 산겨릅·적피단풍 등 생소한 이름의 단풍까지 각양각색이다. 이곳 단풍의 절정은 10월 마지막 주쯤이다. 화담숲은 철마다 옷을 갈아입는다. 빛깔도 모양도 다른 옷이다.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 여름에는 수련과 반딧불이가 수줍은 얼굴을 드러낸다.
 
화담숲 보행로는 대부분 구간에 나무데크가 설치돼 있다. 보행로 경사는 5도를 넘지 않아 노약자가 보행기·휠체어를 이용하더라도 불편함이 없다. 정상까지 모노레일을 이용할 수도 있다.

自生 반딧불이가 사는 여름의 화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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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서 여든 넘은 어머니와 함께 찾아 온 박구하(33)씨 부부는 "어머니 모시고 산에 올라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숲 입구에서 휠체어를 빌려 올라왔다"며 "곳곳에 쉴 수 있는 벤치도 많아 어르신들에게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숲은 많은 것을 보듬고 품어준다. 산책길을 쏜살같이 가로지르는 다람쥐를 만난다. 화담숲에 깃들인 직박구리·꾀꼬리·꿩 같은 새들도 28종이나 된다. 산책을 마칠 무렵 천연기념물인 원앙 60여 마리가 살고 있는 원앙 연못에 다다른다. 사진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장소다. 단풍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새 2시간이 더 지났다. 화담숲 산책도 끝났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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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아름답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