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5일 팸투어 인제내린천길 이야기
시월은 석양의 해 넘어가듯 슬그머니 지나간다고 했다던가요.
어,어 하다보면 어느새 우리 곁을 훌쩍 떠나
휭한 바람소리만 남기고 가고 말...
그 시월의 반이 지나갑니다.
그러나 아직도 반이 더 남은 시월의 향연을 놓치진 말아야겠지요.
10월15일 팸투어로 다녀온 인제내린천길의 여정을 올립니다.
함께하신 님들(무순.존칭생략)
석류 하늘향 유바다 난초 수가 강가 고요바다 날씬녀 찬샘 단운 쌩콩 댄스조 옥구슬
제시 된다 숨은보석 화안 강산애 물영아리 냥냥 투게더 고운네 수진 마중물 수수깡
옥구슬 보슬비 달빛나들이 자이온 황금 소서 소서1 대솔 해봄 나도야 바다 들길 산길
이슬이 자경 항산 그리고 이같또로따 (총 41명)
10시40분 조금 넘어 행사가 열리는 상남면 하남초등학교에 도착했습니다.
학교 정문을 들어서는 버스로 달려온 스탭진들이 안내를 받아 집결지인 운동장으로 이동했지요.
먼저도착한 타 도보카페회원들에게는 미안했지요. 바로 시작한다는 방송이 나갑니다.
행사를 주관한(사)백두대간 약수숲길 이재철사무국장님의 개회사.
우리땜시 한참을 기다렸을 면장님의 환영의 말씀도 들었지요.
단체팀은 우리길고운걸음과 인도행, 금수강산 3팀.
감격 또는 추억의 국민체조.강원도 제1의 국민체조 고수(?)께서 연단에 서서 힘차게 진행을합니다.
거의 다 잘따라했지만...몇몇분들은...ㅎㅎ
엇? 내린천길이 아닌 산으로 끌려 갑니다요.ㅠㅠ
이거 각본이 다르잖냐는 듯 의아한 표정도 보이네요.
설마~ 산악훈련은 아니겠지...
우린 타 팀과 섞이지 않으려고(서로 시비 붙을 일은 없겠지만...)단체사진 찍고 10분 뒤에 출발했지만
결국은 타 팀 후미와 뒤엉킵니다.
그래서 작전상 "10분간휴식~"
목을 축이고 간식도 나누고...언덕길 오르느라 힘도 들어 숨고르기를 했습니다.
꿀같은 휴식도 잠시고...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듭니다.
까짓 올라온 포장길에 비할소냐며 우리가 어디 한두 번 장사(?)하냐며 힘차게 내딛습니다.. ㅎㅎ
교행불가.추월불가.깜박이불가.좁은 오솔길의 마력에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흙길이 포근합니다. 발밑을 통해 올라오는 촉감이 부드럽습니다.
잠시 멈춰 뒤를 돌아봅니다.
그 모습을 댕겨 찰칵~
아~ 이제 얼굴이 밝아 보이네요.
그러나 아직은 원만하지만 분명 오름길입니다.
저 밝은 웃음을 지우면 어쩌나 내심 걱정을 했지요.
이어지는 소나무숲길입니다.향긋한 산내음이 스칩니다.
어느 분은 작은 콧노래를 불렀다지요.
으름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게 어디 인생사 뿐이겠나요.
길도 그러하지요.너덜길을 지나고 가로막은 바위도 넘지요.
산길에서의 내리막길은 ,그것도 원만한 내리막길이라면 아주 좋지요.
당신은 삶의 내리막길을 겸허한 마음으로 아무일 없다는 듯 내려온 적이 있었는지요?
나무위를 여름내 기어오르던 담쟁이도 더 이상움직이지 않고 누런 색깔로 멈추었지요.
성장을 멈춘 깊섶 풀들도 쇠잔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통나무다리를 건느셨지요.
갈라진 길을 잇는 다리.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 몸을 던져 다리가 되어보셨나요?
누운 듯 살아 있는 저 소나무의 소임을 읽습니다.
산길을 가다 빈집을 보면 울컥 숨이 멎습니다.
마침표를 찍은 집 하나.애초부터 대문은 없었나 봅니다. 굳이 필요가 없었는지도 모르지요.
도란도란 가족의 이야기도 사라지고
꼬리치던 강아지도 보이질 않습니다.
할아버지의 기침소리도요...
방문의창호지는 이미 바래진지 오래입니다.
문살 너머 방안을 보았지요.썰렁함 속에서도 뭔가 따스함을 기대하며 엿봅니다.
문득 어릴적 고향의 초가집이 떠오릅니다.
당신께서도 잠시나마 눈길이 멈췄다지요.
지붕위를 덮은 칡넝쿨을 뒤로하고 '그집앞'을 지납니다.
다시, 또 다시 돌아보았지요.
꿈길 같던 솔향기길을 지나 내가 보이는 길로 내려옵니다.
잠시 휴식을 하였습니다.
몇걸음 올라가 보니 밭가운데 댕그러니 빈집이 또 한 채가 보입니다.
비탈진 밭 가운데 중심을 잡은 옛집.
나무 한 그루 빈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콩이 실하게 익었습니다.또 하나의 가을을 봅니다.
빈집을 향해선 콩대줄기를 봅니다.
저 밭을 가로질러 뚜벅뚜벅 집으로 가고픈 충동을 접었습니다.
이제 강원도 산골에서도 사과나무를 보는게 이상하지 않습니다.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가 가을햇살을 받으며 빠알갛게 익어갑니다.
노란 국호과 야생화에 코를 살짝대어 보았지요.
그리고 꽃잎 하나 따서 입에 넣어 보았답니다.아~ 상큼하고 아련한 가을의 내음새...
1951년 5월 중공군과의 격전에서 한국군은 물론미군 그리고 민간의용군 등 많은 전사자를 낸 현리 전투가 있었지요.
당시 희생한 이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비입니다.
오늘 걷기의 공식 휴식 공간이지요.
한발 앞서 쉬었기에 잠시 머물렀다가 이동했지요.
산수유도 능금도 그리고 대추도 각각 제 색깔로 익어갑니다.
자랑스럽고 의연한 한해의 빨간 마침표이지요.
산길구간을 마치고 용포교를 지납니다.
이제부터는 내린천 물길따라 물 흐르 듯 가야 합니다.
지나 온 길3.5km. 갈길이 더 깁니다.
길 가운데 풀들은 여지없이 밟히고 말았네요.
애궁 ㅠㅠ
왼쪽은 경사가 심한 산이고 바른쪽은 소리내어 흐르는 내린천입니다.
비교적 유속은 빠르지 않군요.
몇 채 안되는 마을 앞 냇가에 낚싯대를 드리운 태공.
어디 물고기만 낚으랴, 그저 시간도 낚겠지요.
부럽습니다.
냇가 수심에 앞 산의 실루엣이 앉았습니다.
태공은그 중심에 있구요.
山과 川에 머문 사람. 아마 우리도 그랬겠지요. 아니 그러했지요.
가을햇살을 받으며 나뭇잎은 빨갛게 물듭니다.
얼마의 햇빛과 달빛을 받으면 저 나무잎은 붉게 치장을 하겠군요.
구절초.
사뭇치는 떨림으로, 그리움으로 피어난다고 어느시인은 말했지요.
노랑도 아니고 빨갛도 아닌 저 순수의 하얀 눈길에 발길이 멈습니다.
나비와의 깊고 은밀한 속삭임을 들어보셨는지요.
떨림의 셔터를 눌렀지요.
오늘밤 달빛아래서의 구절초를 상상해 봅니다.
아니혼자 이 길을 달빛과 함께 다시 걷고 싶습니다.
내린천은,가을의 내린천은 크게 소리를 내질 않더군요.
이 가을의 내린천은 동(動)이 아닌 정(靜)입니다.
산맛은 좋았지요.물맛도 좋았지요.
아스팍(팔의 오자가 아님.ㅎ)트맛은 노~굿이었구요.
밥맛은 그나마 괜찮았다지요? 정말 그나마 다행입니다.
현리에 마련된 내린천단풍페스티벌축제장.
시간대가 어중간해서 인지 썰렁한 느낌입니다.
늦은 접심후 가볍게 한바퀴 돌고 4시에 버스에 올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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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함께하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처음 도보에 오신분께 제대로 환영을 못해 드려 죄송합니다.
일부 구간의 불편했던 점,우리팀만의 오붓한 걸음을 못한 점, 그리고 제가 놓친 미숙한 진행 등...
죄송한 마음그지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길고운걸음의 긍지와 자부심으로 끝까지 갈무리를 잘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당산역까지 가실 분들께서는 쾌히 터미널역에서 내리셨다는군요.
양재역, 당산역이 아닌,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내리시어 귀가에 불편은 없었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침간식으로 여주 명품 삶은 고구마를 가져오신 항산님과
손수 빚은 야채 샌드위치로 입을 즐겁게 해주신 냥냥님께 꾸~벅 인사드립니다.
찬샘님과 항산님의 생동감 넘치는사진 후기도 잊지 않겠습니다.
아참~ 개인 사진을 찍지 못해 죄송합니다.
(개인 촬영에 울렁증이 있음을 양해해 주세요)
시월의 어느 멋진날에 좋은 길에서 또 뵈옵기를 바랍니다.
- 이같또 로따 -
첫댓글 이같또님의 글에 대해 감히 댓글을 달 수는 없지만 나의 인생도 시월의 어느 멋진 날쯤 와 있는것 같아 글이 폭풍 감동입니다 ㅎ
찬샘님~독수리5형제는 아니지만 ... ㅎ 조직을 이끄시며 사진후기도 올리셨더군요.
다섯분 모두 모두 건강하옵고요. 다음 길에서도 꼭 뵈어요.
힐링길.너무.좋은길.안내.해주셔서
고맙고.사진도.유머가.넘치시는 로따님.
수고.많으섰습니다.
2인석 독차지하셨다면서요.잘하셨어요. 멀미증세는 없었는지요.
토막 대화만 잠시 나눴네요.다음에는 두런두런 이야기 나눌게요.
새록 ~새록~ 한장면 한장면이 사진을 보니 떠오릅니다. 함께한 님들 넘 감사하고 즐건 행복한시간였습니다.
수고해주신 이같또 로따님 꾸벅~~감사합니다.
처음도보행 이였는데 다 좋았습니다. 담에 또 함께하고픔니다. ^^
숨은보석님, 가입 후 첫길어떠셨는지요?
불편한 점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반갑게 다시 뵈옵기를 기대합니다.
로따님 멋진 한권의 수필집 내셨나요. 우리길의 발자취 예쁘게 담아 주시고 멋진 해설 까지. 감사 드려요. 즐감 합니다.
아~ 석류님과는 옆집사이였지요. 가까이 있었으면서도 이야기 많이 못나눴네요. ㅠㅠ
카페의 열성동지임을 익히 알지요. 멸사봉공의 정신 잊지 않을게요.
역시나. .로따님 후기. .최고네요^^
저는 요날 쪼메 힘들어서,어디가 어딘지. .
것두 잘 기억이 안나는뎅. ㅎㅎ
지금 로따님 후기 보고,그날의 길과 풍경을
매치 시켰습니다.
그날 편하게 리딩두 해 주시고, 재치 만점의
대화두 즐거웠답니당^^
여러모로 그날 넘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더욱이 일부 구간이 좀 팍팍했었지요. 그럼에도 밝은 모습으로 완주하셨습니다.
피로가 빨리 풀리기를 기원할게요.군산에 이어 인제에서의 만남 잊지않을게요.
멋진 후기글과 사진에 머물며 편히쉬어갑니다
구달님~ 아이구 고만 일어나셔요.ㅎ
제가 황송하여 몸 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종종 함께 함께해 주기를바랍니다.
눈과 마음까지 편해지는 좋은 사진들과 글
그리고 이맘 때면 꼭 찾아 듣게 되는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선곡까지
퍼팩트한 로따님의 후기 너무 잘 봤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몇장 가져갑니다)
우와~ 정초애님~제천길 좋았다면서요?
이번에 운명적(?)으로 나뉘었지만 담에는 발 맞춰 걸어야지요.
일정과 걸었던길 순서대로 다시한번 되새겨지는 후기, 상세함에 놀랐습니다^^
오솔길따라 걷는 사진은 정말 정겹게 느껴지네요~~^^
웃음짓게 만드는 글도 잘 읽었어요~길잡이 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셨는데 이렇게 후기까지~~고맙습니다^^
제시님~이제는 우리는 완죤 구면이지요. 염리동길에서의 첫 인연 기억합니다.
바다님과의 호흡이 척척 맞더군요. 제가 낄 틈도 없이요(농담 ㅎ).
그곳은 아직 단풍이 안들었지만 기대 이상으로 너무좋았던 길이었습니다.
총무없이 거뜬히(^^) 진행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 ♬♬
명품후기도 잘 보고가네요!
고요바다님이 좋은길이라고 판정하시면 그 이상없지요.
저의 염려를 불식시켜주신 고바님의 주행에 박수보내도 되겠지요.
내린천을 따라 흐드러진 구절초와의
가을 데이트
넘나 멋지고 행복한 꽃길 이었다지요
그 누가 있어 또 나를 이런 행복길로
초대하리오!
우리길 모든 님들께 감사드려요♡♡♡
냥냥님도 구절초길에서 발걸음 멈추셨나 봅니다.저도 그랬답니다.
아침 특별 간식, 냥냥님의 정성을 음미하며 맛나게 먹었지요.생유^^
명품 도보 길 모두 즐거웠답니다.^^ 수고해주신 로따님 수고하셨습니다.
무려 8시간을 같이 한 자리였네요.
오랜만에 만난 것도 좋았는데 봉사까지 기꺼이 맡아 주심에 감사,감사드립니다.
모두가 만족하는 길이였나봅니다.
좋은길이지요 약수숲길
어느장면에서 기억이 납니다
예전에 다녀왔던?
수고많으셨습니다.
와~ 지기님 납시었네요.미쳐 못한 말있네요.할까 말가...ㅎ
인제로 방향을 틀지알았는데 충청도로 가셨더군요.ㅠ 엄청 섭했지만....
좌우간 덕분에 자~알 마쳤음을 보고드립니당(농담49% 진담51%).
수고 많으셨습니다 ~~로따님~ !!!
뚱이아빠님~같은 날 제천 얼음골 다녀 오셨다지요.
그 숲길도 명품길이지요. 오래전 수박지고 갔던 추억이 떠오릅니다.수고 많으셨습니다.
로따님의 멋진 사진, 멋진 글, 멋진 음악 감상 잘 하였습니다....
수고 많으셨서요....
서해님~ 반갑습니다. 잘지내시지요?
이 가을 가기전 발 한번 맞춰봐야지요. 일교차 심한 요즘 건강하옵기를 바랍니다.
사진에 설명까지 감동입니다.
백부장님의 과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다음 여행길에 함께할 기회를 기다립니다.
로따님! 너무 늦게 보았습니다. 오솔길이 너무 좋아 아껴 걷고 싶었답니다. 사진, 글, 감사합니다.
해봄님~내린천숲길 말씀이신가봐요.
저도 그 길의 마력에 취했지요. 어느봄날, 아니면 더운 여름 슬그머니 다녀올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