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18. 4. 14. 토요일.
비가 촉촉히 내린다.
어제 저녁 7시경에 서울 도착했다.
서해안 충남 보령지방의 작은 산골마을 고향에서 7박8일을 보냈다.
청라면사무소에 근처에 있는 충남개발공사의 산하기관인 산업단지 관련 무실에 들러서 토지보상을 문의했고, 다음 날에는 주산면 벚꽃거리로 나가 구경했고, 인근에 있는 미산면 보령호에 들러서 댐을 내려다보았다. 무창포해수욕장 어항에 들러서 넘실거리는 갯바다 구경을 했고, 웅천읍 5일 장터도 구경했다.
이렇게 구경삼아서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내이다.
나는 텃밭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텃밭 세 자리에서 예초기(풀 깎는 농기계)를 등에 짊어지고서는 담부리밭(밤나무 밭)의 억새(마른 대)를 조금 베어냈고, 이웃집 담장에서 번지는 신우대(키 2m)를 조금 베어냈다.
대추나무, 헛개나무, 두충나무, 연산홍, 사철, 명자나무, 두릎나무, 무화과, 목백일홍, 옥매화, 홍자단 등의 뿌리를 잘라서 새로 묘목을 만들고, 일부는 한적한 구석에 옮겨 심었다.
헛개나무, 모과나무, 삼색버들 나무 등을 옮겨 심어야 할 시기를 놓쳤다. 지나치게 컸기에 이제는 내 힘으로는 감당 못한다.
헛개나무 뿌리는 땅속으로 깊이 번져서 톱으로 잘라내고, 흙덩어리째 쳐들자니 정말로 무거웠다.
사촌동생한테서 동백 묘목 세 그루를 얻어서 임시로 심었다. 나는 앵두나무 두 그루를 가져가라고 말했다.
장정 둘이서 캐고 운반해야야 할 만큰 큰 물앵두나무이다. 앵두나무는 물앵두와 양앵두가 있는데 물앵두 맛이 훨씬 낫다.
쇠스랑과 삽으로 두둑을 조금 만들었다. 지난해에 방울토마토를 심었던 곳에 난 망초(개망초)을 뽑았다. 지난해 과숙해서 떨어진 토마토에서 씨앗이 자연발아할 수 있도록 풀이 잔뜩인 두둑을 그대로 놔 두었다.
나중에 방울토마토 씨앗이 자연발아하면 이를 조심스럽게 뽑아서 이식하면 토마토 종자 값은 충분히 빠진다.
지난해 가을, 멧돼지가 마구 헤치서 망가뜨린 참나리 두둑을 정리하고, 풀 뽑으면서 풀속에 들어 있는 어린 참나리 모종을 조심스럽게 발라낸 뒤에 옯겨 심었다.
샛노랗게 활짝 꽃이 핀 수선화 알뿌리를 포기 나누기를 하여서 도로변에 심었다(윗밭 아래).
수선화 서너 종류가 피었다. 토종은 엉청나게 번졌기에 낯 모르는 외지인이 바깥마당에서 수선화 사진을 찍고...
위밭 매실나무 근처에서 딸기 모종 두어 개를 찾아내서 이식했다.
몇년간 방치한 탔일까. 키 큰 잡초에 눌러서 딸기(토종)가 거의 다 사라지고 있었다. 더러는 남아 있기에 이식했다. 나중에 증식할 예정이다. 알은 작아도 무척이나 달다. 시중의 그 멍청하게 큰 딸기와는 맛을 비교할 수도 없다.
실험 삼아서 땅속에 묻어둔 씨알감자는 반이나 얼어서 썩었고, 아직은 상하지 않는 씨알은 심었다. 너무 늦었나 싶기도 하고.
토종오이 씨앗도 묻고, 여러 종류의 호박씨앗도 묻었다. 보관 중인 호박씨는 2015, 2016년치도 있었다.
마 씨앗 등은 심지도 못했다. 시간이 나지 않기에...
머위뿌리도 옮겨 심고, 돼지감자도 조금 캐서 찬물에 씻어서 아내한테 건네주고, 두뤂순을 조금 꺾었다. 두릅과 엄나무 순은 4월 20 ~25일이 절정기일 터. 내가 서울에 도로 올라와야 하기에 두릎 순이 어린데도 조금 잘랐다. 땃두릎(땅드릅)은 아직 순이 어리다.
아내는 머위, 식방풍, 부추(졸), 쑥부쟁이, 쑥, 산마늘(명이나물) 등 어린 순을 뜯고, 민들레 뿌리를 캐서 국 끓이고 나물로 반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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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석지붕 처마 밑에 놔 둔 큰 함지통에 빗물이 가득찼기에 물 퍼다가 나무와 화초 잔디 위에 조금씩 부어주었다.
쾌나 많고, 물 무게가 무거워 힘이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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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천 5일장(매 2일, 7일)에는 채소 모종이 많이 나왔으나 하나도 사지 않았다.
나무(정원수)도 사지 않았다. 아내가 뒤따르면서 쫑알거렸다. '제발 좀 그만 심으세요'라는 잔소리...
.흙 묻고, 농기구를 들고 거칠게 일하면 잔가시에 많이도 찔린다.
대추나무, 모과나무, 매실나무 밑에서 일하다보면, 명자나무(풀명자)등을 옮겨 심다보면, 찔레줄기를 캐다보면, 탱자나무 곁을 지나다보면 이들의 날카로운 가시가 전신을, 특히나 손가락 살갗에 파고 들었다.
톱으로 잡목을 베어내고, 웃자란 헛개나무, 밤나무 곁가지도 베어내야 하고...
아쉽게도 며칠간의 텃밭 일을 일찍 접었다.
아내가 '서울 올라가자'며 종주먹댔다. 서울 막내아들의 반찬, 세탁 등을 해 줘야 한다며 재촉하는 바람에 7박8일만에 도로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 수돗물이 좋은 탓일까? 시골에서는 늘 찬물(지하수)로 샤워하고, 세수하고, 손도 닦으니 손들이 꺼치런하게 변했다
일이 없는 서울 아파트 생활이 또 시작되니 마음이 벌써부터 지치고 전신이 아프다.
시골에서 일할 때에는 어려운 것이 별로 없는데 비하여 할 일이 없는 서울에서는 공연히 몸이 아프다.
나중에 보탠다.
첫댓글 시골에 가셔서도 아주 바쁘게 보내시며 일도 많이 하시고
오셨군요.
오늘, 오산 오색시장에 가서
시골 할머니가 파는 드릅순을 만 원 어치 샀는데
한 주먹 조금 더 되네요.
봄에는 나물 중의 으뜸, 두릅나물을 안 먹고
봄을 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에
비싸도 샀습니다.
살짝 데쳐서 초장 찍어 먹으면 두릅향이 입안에 가득 퍼지지요.
그리고 부추 한 단(2천 원), 샀습니다.
부추는 몸에 좋다는 것, 다 알려진 사실이지요. 스님들한테는 금식이고.
부추 김치와 부추전을 부쳐줄 겁니다. 아내가.....
제 텃밭에는 쪽파, 부추, 산파, 달래, 산달래, 무릇 등 맛과 냄새가 짙은 식물이 있지요.
스님이 몰래 자실 것 같은데요.
쪽파 부추는 재배하고 나머지는 야생상태로 저절로 번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