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군 생활의 체험을 바탕으로 단편소설 "백호터널"을 몇 차례 걸쳐 연재하고자 합니다.
옛날의 추억을 잠시 생각하며, 심심풀이로 즐겨주십시오! 선암 주종명 올림
(소설)백호터널 1
선암 주 종명
“당백!” “이 양반이 미쳤나? 뭔 잠꼬대를 이리 크게 해?” 그러면서 발로 남편을 밀쳐 버리니 남편이 매트리스 밖으로 쿵 하고 떨어진다. 다행히 15cm 정도 높이 밖에 안 되는 매트리스라서 망정이지 침대였다면 자칫 중상을 입을 지도 몰랐다. 추용덕과 김성희 부부는 침대를 싫어하는 추용덕의 성격과 침대를 고집하는 김성희의 주장을 절충하여 높이15cm 정도 되는 매트리스를 깔고 잔다. 별로 높이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잠꼬대를 하는 남편을 발길로 차 버린 것이다. 깜짝 놀란 추용덕이 잠에서 깨어나 “왜 그래?” 라며 짜증을 냈더니, “아니, 잠꼬대를 그리 심하게 해서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내가?” “그럼, 당신이지 여기에 다른 사람 또 있어요?” “그래, 뭐라 그랬는데?” “당백인가 당돌인가 뭐라더라?” “당백이라고 했겠지.” 툴툴거리며 화장실로 간다. 볼 일을 보며 곰곰 생각하니 자신이 아마 군 시절 꿈을 꾼 듯 하며 경례를 붙인다고 한 것이 잠꼬대로 나왔나 보았다. “당백!”이란 경례 구호는 바로 37년 전 백두산 부대인 21사단에 근무할 당시의 부대 구호이고, ‘일당백’이란 뜻을 줄여 “당백!”이라고 하는 의미였다. 37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구호가 잠꼬대로 연결되다니, 남자들의 군 생활에 대한 추억이란 평생을 가는 것인가?
ROTC로 임관한 추용덕 소위를 비롯한 초임 장교 약 150여 명이 청량리에서 열차를 타고 춘천에 도착한 후 소양강 댐 선착장에서 바지선을 탄 것은 37년 전인 1979년 6월의 하순이었다. 보통 바지선이라고 하면 다른 배를 끌고 다니기 위하여 움직이는 동력선인데 소양강 댐에서 본 바지선은 순전히 군인 수송용으로 만들어진 배로서 위는 평평하여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배 갑판 밑으로 객실을 만들어 군인들을 수송하던 수송선이었다. 당연히 갑판 밑으로 만들어진 선실인 관계로 창문도 없는 마치 짐짝 같은 배였다. 아마도 군을 수송하는 정보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조치였는지는 몰라도 잔잔한 소양호를 오고 감에도 배 밑바닥에 앉아 있으려니 멀미가 심하게 났고 특히나 디젤 기관 냄새가 심하여 가뜩이나 긴장하고 있는 초임 장교들의 비위를 상하게 만들어 멀미로 고통 받는 친구들도 꽤 많았다. 추용덕이 속으로 ‘장교고 지랄이고 군에서는 전부 짐짝이구먼.’ 속으로 투덜거려 보지만 바짝 긴장하고 있는 초임 장교가 차마 말할 수는 없었다.
1시간 반 정도 경과했을까? 마침내 시끄러운 엔진 소리가 잦아 들더니 더블 백을 매라는 지시와 함께 하선 명령이 하달되었다. 양구 선착장에 내려 한 숨 돌릴까 했더니 맑은 공기 마실 틈도 안 주고 멀미를 없애게 해 준다며 더블 백을 맨 상태로 오리 걸음을 시킨다. 버스 주차장까지 약 100M를 오리 걸음에다 군가까지 하고 가다가 기쁜 마음으로 군용 버스에 올랐다. 21사단으로 향하는 장교들은 버스를 타고 출발하는데 차창 밖으로 보니 2사단 친구들은 더블 백만 차량에 실어 두고 그 곳에서부터 사단 본부까지 구보한다며 뛰어가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21사단 친구들은 “야! 예비 사단이 힘들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그래도 우리는 2사단 안 가기 천만 다행이다, 야!” 라며 2사단 동기들을 불쌍하게 여겼다.
사단 본부에서 신고식을 마치고 보충대에서 2일 간 교육을 받고 각 연대별로 배치를 받기 위해 M-60 트럭에 올랐다. 추 소위가 명령 받은 연대는 65연대. 양구군 방산 면에 있는 부대였다. 65연대만 하더라도 동기들이 20명 가까이 되었으니 M-60 트럭이 꽉 찼다. 그런데 한참을 달리던 트럭이 갑자기 멈추더니 더블 백만 두고 내리란다. 웬일인가 하며 내렸더니 간판이 하차 지점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고 군인들은 전부 내려서 산을 넘어가라고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당시 전방에는 몇 군데나 군인 하차 지점이 있었다. 군인 하차 지점이란 험한 고갯길 혹은 위험한 절벽길일 경우 만일 차량 사고 시 대량 인명사고로 연결될 소지가 있는 곳에서는 차량만 먼저 넘어가고 사람은 내려서 걸어갔다가 다시 승차하는 시스템이었다.
하차 지점에서 내려 한참을 올라가자니 터널이 나온다. 이름이 백호 터널이다. (다음에 계속)
첫댓글 1편 잘 읽었습니다.
근데 책에 쓰셨던 것처럼 (책 페이지 처럼) 써 주시면 더 읽기가 좋을거 같습니다.
줄 바꾸기 예를 들면
“당백!”
“이 양반이 미쳤나? 뭔 잠꼬대를 이리 크게 해?”
그러면서 발로 남편을 밀쳐 버리니 남편이 매트리스 밖으로 쿵 하고 떨어진다.
다행히 15cm 정도 높이 밖에 안 되는 매트리스라서 망정이지
침대였다면 자칫 중상을 입을 지도 몰랐다.
추용덕과 김성희 부부는 침대를 싫어하는 추용덕의 성격과
침대를 고집하는 김성희의 주장을 절충하여 높이15cm 정도 되는 매트리스를 깔고 잔다.
별로 높이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잠꼬대를 하는 남편을 발길로 차 버린 것이다.
깜짝 놀란 추용덕이 잠에서 깨어
그래야 쓰는 사람도 쉽고
읽는 사람도 쉬울거 같습니다.
다음 편은 내일 읽겠습니다.
선암 작가님 감사합니다.
일본에 살고 있는 내 초등 친구가 자기가 쓴 책 이라며
USB를 주었는데 아직 읽어 보지를 못 했습니다.
주인공 추소위가 올해 환갑이겠군요
기대하며 읽고 있습니다
설봉산 형님의 말씀 잘 이해했습니다. 본 소설은 카톡에 올리다 보니 형님 말씀처럼 올리면 너무 길어져서 짤리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올렸는데 우리 카페에서는 읽기 쉽게 올려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벨링님 감사합니다.
위에 제임스한님은 나하고 중고 동창친구이고 골프 고수님 이십니다.
rotc 67년도에 임관 했지요. 중앙 일보 문화 국장을 역임 하신 언론인 입니다.
댓글로라도 서로 교감 하시면 좋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