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승리자 [제 42편] - 4대 정령에서부터 요일의 정까지
미리 알려드리자면 "에이프럴의 일기" 편은 미래를 살짝 비쳐주는 편이므로 스토리 상에는
아무 제약이 없습니다. 즉, 앙은 아직 에글런타인 프리커스를 만나기 전이란 소리입니다.
설정상 현재는 1321년 6월이라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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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 일행은 드디어 실베리움 근처에 도착하였다. 실베리움은 돌산에 둘러싸인 분지 지역으
로, 6월임에도 한여름에 가까운 날씨를 선보였다. 그러나 실베리움에는 역사적 유물, 유품
들이 많아서 고고학자들과 역사 연구가들이 항상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그리고 1321년의
여름은 그 어느 해 보다 더 더운 해였다.
앙 일행이 에글런타인 프리커스를 처음 만난 것은 어느 찻집에서였다. 앙 일행은 그저 거리
를 걸어가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갑자기 어느 찻집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
를 듣고 그 찻집에 들어간 앙 일행은 논쟁을 하다 싸움 수준으로 번진 남녀를 발견한 것이었
다. 물론 여자는 에이프럴의 오랜 친구 에글런타인 프리커스(Eglantine Precious)임이 분명
했다.
남자는 40대 이상의 나이를 먹은 듯 덥수룩하면서도 희끗희끗한 수염을 가지고 있었으며
고전적인 역사 연구가 복장을 하고 있었다. 반면 여자는 세련된 사람이었다. 올리브 색 머리
를 풀어헤쳐, 상당히 아름다운 모습이었고, 하늘빛을 띄는 무테안경을 껴서 그런지 아이리스
처럼 푸른 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화가 나서 안경을 벗어재끼는 순간, 그녀의 눈
은 원래 푸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어깨까지 내려온 머리를 살짝 흔들며 남자에게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이건 분명히 300년대의 유물이 분명하단 말이에요. 이게 복제
품이라니요? 이건 모함이에요! 음모라고요!"
"흥! 내가 당신같이 교활한 여자에게 한 두번 속아본 줄 아나? 절대 안되지. 암! 그 논문도
베낀건가?"
"그 논문은 절대 베낀게 아니에요! 분명히 300년대의 유물은 4대 원소의 영향을 받았다고요."
그 말에 남자는 화를 내려다가 올리고 있던 오른손을 내리고선 그 찻집을 나가버렸다.
"에글런타인……. 너 에글런타인 맞지?"
"누구…? 어, 설마 너 에이프럴?"
"그래, 맞아!"
두 사람은 몇 년 동안 헤어졌다 만난 사람처럼 기뻐했다. 물론 분명히 몇 년 동안 헤어진 것이
사실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 동안 뭐 하고 있었던거야? 난 그 때 너랑 헤어진 이후로 빅풋씨랑 여행을 하고 있다 몇 달
전에 헤어졌는데."
"난 동생 여행의 보호자 역할 중이지."
"동생? 어디?"
"저기."
에이프럴은 찻집 문 앞에 서 있는 앙을 가리켰다. 에글런타인은 귀여운 소년을 발견한 듯 문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하보크의 얼굴에 자신의 볼을 대고 볼과 볼을 비볐다.
"우와, 몇 살 차이인 거야? 정말 귀엽다─."
"걘 같이 여행하는 소울 군. 내 동생은 이 녀석이야."
에이프럴은 다시 한 번 앙을 가리켰다. 그제서야 에글런타인은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알아
차렸다.
"미안해, 젠트 군. 그치만 소울 군이 훨씬 귀엽다."
"아, 근데 방금 무슨 얘기였어? 그 요정 같은 흙덩어리는 뭐지?"
에이프럴이 묻자 에글런타인은 말해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고민하는 눈치였다. 그러다가 결국
결심한 듯 주먹을 불끈 쥐곤 대답하기 시작했다.
"이건 '토요의 정'이라는 거야."
"토요의 정?"
"그래. 너도 알다시피 나는 고고학자면서 연금술사야. 둘은 아주 깊은 연관성이 있어. 내가 주로
조사하는 것은 300년대의 유물이지. 왜냐하면 그 때가 '4대 원소'에서 '요일'의 개념으로 넘어가
는 시기였기 때문이었지."
"요일의 개념이라니? 그렇다면 그 이전까지는 4대 원소를 굳건히 믿고 있었단 말이야?"
"물론이지!"
얘기가 점점 흥미로운 방향으로 흘러들어가자 앙과 하보크, 이지고잉도 관심이 가는 모양이었다.
"4대 원소는 물, 불, 바람, 땅이지. 그건 4대 정령을 신기하게 생각하면서부터 생겨난 사상이야.
그리고 4대 원소가 이 세상을 유지시킨다고 생각하고는 정령사들을 숭배했지. 그런데 그 4대 원소
사상이 깨지는 충격적인 일이 315년에 일어나고 말았어."
"무슨 일인데?"
"요일의 정이라는 것들이 나타난거야. 내가 고고학을 시작하다가 연금술도 접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지. 요일의 정은 연금술사, 즉 알케미스트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었어."
"말도 안되. 연금술로 그런걸 만들어 낸다는건 불가능하다고."
"가능해. 그리고 그것은 살아있어. 요일의 정은 말이야."
모두들 경악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었다. 한낱 연금술사가 만들어낸 것이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말이다.
"가장 먼저 연금술을 실행한 클로우 에스(Claw As). 그 자가 만들어냈지. 그리고 그에 관해 아주 신기
한 일이 있어."
"뭔데?"
에이프럴은 긴장한 채 침을 꿀꺽 삼키며 반문했다.
"그는 천족이었어. 그리고 그의 애인이었던 캐서린 이고시스. 그녀도 천족이었지. 그리고 그 캐서린
이고시스는."
"이고시스는?"
"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그녀는……."
"응."
"후에 대마녀 이그닌이라 불려지는 자야."
"뭐, 뭐라고?"
"말도 안 되요!"
다들 흥분하기 시작했다. 요일의 정을 만들어 낸 자의 애인이 이그닌이라면 분명히 요일의 정이라는
것은 나쁜 의도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들은 다 실수였다. 전에도 이그
닌이 직접 얘기한 적이 있듯이, 그녀는 최근 부활하기 이전에는 선행만을 해왔던 자였기 때문이었다.
곧 그 사실을 알아차린 앙들은 다시 에글런타인의 얘기를 계속 듣기로 했다.
"그 요일의 정이 클로우 에스, 캐서린 이고시스와 함께 선행을 하고 다니자 사람들은 요일의 정을 숭배
하고 '요일'이라는 개념을 만들기 시작했지. 내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은 현재 이 토요의
정을 비롯해 단 세 개 뿐이야. 그리고 이 요일의 정을 모두 모으려 하고 있지. 요일의 정을 모두 모으면
'팔요의 정'이라는 몬스터를 불러낼 수 있다나봐. 그 팔요의 정은 이 중간계가 아닌 천계에 있는 몬스
터로, 고대 연금술의 시초에 대해 말해 줄 수 있을 거야. 이 토요의 정이 그렇게 말했으니까. 팔요의
정은 요일의 정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 그 후 일, 월, 화, 수, 목, 금, 토 순으로 만들어졌지. 그러니까
이 토요의 정은 가장 막내라는 얘기야.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요일의 정은 이제 월요의 정과 수요의
정 밖에는 안남았어. 월요의 정은 벌써 거의 천여 년 동안 실비아 성에 올라가는 그 산에 있고, 수요의
정은 크래그 해에 살고 있지. 난 앞으로 이 요일의 정을 찾아다닐거야."
"도와드릴게요."
"뭐라고?"
"도와드린다고요."
앙의 뜻밖의 발언이었다. 그들은 현재 위치우드 마을로 가야 했다. 그런데 도와준다니. 미친 것이 분명
했다.
"에글런타인 누나도 도와줄 사람이 있으면 편할 것 아닌가요?"
"그래, 물론 그렇지만……."
"그럼 됬어요. 하지만 먼저 위치우드 마을에만 들러주세요. 그러면 앞으로의 진로는 에글런타인 누나의
의지대로 가드리겠어요."
에글런타인은 아까처럼 고민하는 표정이었다. 자신의 미래가 달려있기에 그녀에게는 올바른 선택이 필
요했다. 그리고 잠시 후,
"좋아. 에이프럴, 신세좀 질게?"
"뭐? 뭐, 나야 상관없어. 짜식─! 갈수록 괜찮아지네. 점점 괜찮은 동료들을 구하고 있어. 솔직히 다크니스
나 뭐 그런 사람들은 별로였잖아. 아니, 나는 나쁜 뜻으로 말한게 아니니까. 절대 아니라고!"
"알았어. 내가 뭐래?"
"이 자식, 정말 치사하네! 크크."
요일의 정. 과연 그 숨은 비밀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들은 도대체 얼마나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을까?
진정한 승리자 [제 42편] - 4대 정령에서부터 요일의 정까지 마침.
2006. 1. 15.
- 앙's -
에글런타인 프리커스의 precious는 전에도 한 번 알려드린적이 있듯이, 발음은 프레셔스입니다 -_-;
골룸이 마이 프레셔스~ 할때 그거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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