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열대야 현상으로 밤에도 깊은 잠을 이룰 수가 없다.어제 저녁에도 바깥 베란다 창문과
방에 딸린 창문과 출입문을 열어 놓고 선풍기를 틀고 잤다. 새벽녘에 약간 선선한 기운이 들어
일어나 선풍기를 끄고 전기장판 스위치를 켜고 이불을 끌어다 덮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 서재에 있는 수은온도계를 보니 눈금이 30도(C)를 가리키고 있었다.한이틀전만
하더라도 34도(C)였는데 더위도 이제 한풀 꺾인듯 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리량 가운데 온도는 보통 섭씨로 나타내는데, 섭씨온도는 대기압하에서 물의 어는
점과 끓는점을 백등분 한 것을 말하고, 서양에서 많이 쓰는 화씨온도는 212등분 한 것이다.
그리고 공학에서 사용하는 랭킨온도는 -273.15도C를 절대온도 0도 K로 나타낸다.
따라서 압력이 올라가면 물의 끓는점도 올라간다. 높은 산에서 밥을 하면 밥이 설익는 것은 압력이 낮기
때문이다. 예전에 대형선 추진기관으로 사용했던 증기터빈기관의 보일러 압력은 대략 65kg/cm2였는데
보일러 스팀드럼내에서 물이 증발하는 온도는 정확한 값은 물성치표로 찾아봐야 되겠지만 대략270도C로 기억된다.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온도는 한계에 이를수록 더 민감한 것 같다. 생활환경 속에서는 대개 15~24도(C)가
쾌적하게 느끼는 온도지만 23도나 24도 차이가 그렇게 뚜렷이 구분될 정도로 느끼는 사람은 드물다.
반면에 대중 목욕탕에 들어가면 온탕온도는 대략 38도(C)정도이고 그 보다 높은 열탕은 40~42도(C)정도다.
온탕에는 사람들이 많지만 42도 되는 열탕에는 비쩍 마른 노인 외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것은 한계점에
이를수록 더 민감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바깥 나무 그늘 아래에서는 아직도 매미들의 세레나데 소리가 요란하다. 7~8년 혹은 긴 놈은 13년 땅 속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나와서 익선관을 쓴 상태로는 약 2주간 천국의 시간을 가진다.
'메뚜기도 한 철'이고, '매미도 한 철'이다. 어찌보면 사람도 메뚜기나 매미와 별반 다를게 뭔가?
그래서 '남가일몽'이라 했던가? 천국이나 지옥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천국이고 지옥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