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귀가길..
잠잠해졌던 빗줄기가 다시 굵어지고..
지금은 어떤가..조용한걸보니 다시 잠잠해졌는가..
비야 내려라 비야 내려라, 내가 고사지낸 것을 들어주셨는가..
며칠째 비..비..비..
보너스로 천둥 번개까지 동반해주시다니..
정류장서 깨먹은 안경 수리가 끝났단 전화에..
어둠속에서 수시로 푸른빛이 번쩍대는 비오는 밤하늘 아래로 나를 고스란히 내놓았다..
안경을 찾고나니 자정이다..바로 집에 가야하는데 가야하는데..
역시 이놈의 비 탓인게다..
비오는 토요일 밤 이리저리 방황하는 나.. 빗속에서..
방황하다 들른 심야영화관..
상영작은,
바람난가족 터미네이터3 여고괴담3 거울속으로 4인용식탁 왓어걸원트 젠틀맨리그 데드캠프..
실로 내가 땡기는 영화는 하나도 없고 제목들도 낯설다-그래서 정확치 않다..
내 취향대로라면 젤 먼저 데드캠프가 제외대상이다..그런데..
바로 그거다, '무슨 영화요?' 묻는 매표창구 직원에게 '데드캠프요..한장요..' 하고 말았다..
한국영화사랑 차원에서 '바람난가족'을 볼까 했었지만,
연인들속에서 혼자인 죄로 야한장면 나올때마다 괜스레 침도 못 삼키고 긴장할 것을 알기에..정말이지 납득할 수 없는 요상한 자격지심..
비오는 토요일 밤 심야극장엔 온통 꼴보기싫은 연인들 연인들..
'둘' 이거나 '둘이상'인 속에 나..'하나'..
물론 그정도로 기죽거나 상처받을 내가 이미 오랜전부터 아니기에..그래도..
비오는 토요일 밤 극장서 홀로 끔찍 처참 역겨운 단순 유치 뻔한 공포영화를 보다니..
자학,의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사람마다 자신의 약점이나 연약한 부위 상처난 부위를 알고있는데, 그게 다 다르니까..
내가 가장 자신있는 즐겨하는 자학법은 당연 술..술은,
육체적 고통 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을 동반하며, 의외로 오랜시간 지속된다..
또, 의도치 않은 생각지도 못한 고통까지 절로 생성되어 새로운 약점과 상처가 되기도 하며,
더구나 누적되어 자학하지 않는 순간에까지 고통을 주기도 한다..
비오는 토요일 밤 혼자 공포영화를 보는 새로운 자학놀이의 결과는..
그닥 권장하고 싶지 않다..
간 떨어질 만큼 깜짝 놀라는 걸 즐긴다거나 징그럽고 혐오스런 역겨운 형상에 긍정적 관심과 호기심이 있다거나 또는, 현재 누군가에게 살의를 느껴 온갖 끔찍스런 상상들을 하며 차마 직접 실행할 순 없어 대리만족이라도 얻고 싶은, 그런분들은 보던가..
오늘, 방황하는 나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손수건을 두장 사주었는데-내가,
그중 한 장은 영화 시작부터 내내 입에 물려졌다가 얼굴을 가렸다가,를 반복하며 요긴하게 쓰여졌다..
옆에 남자를 앉혀둔 여자관객들의 비명, 그속에 손수건을 물고도 새어나오는 나의 윽-,윽- 대는 신음소린 묻혀질 수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한손으로 벽을 짚어가며 두다리엔 최대한 힘을주어 상영장밖으로 걸어나오며 든 생각이란,
이 새로운 자학놀이는 내년에 즉, 한살 더 먹은 후에는 못할 짓이겠구나,
-상영도중 나가고 싶은걸 겨우 참았다..실은, 자리서 일어나면 다리힘이 풀려 어둔 계단서 구르지나 않을까 그게 더 공포스러워..
주온1은 못 봤지만 주온2는 비오는 밤 홀로 극장서 봐야겠구나, 더욱 강도를 높여서..
자학은 어설프게 해선 안된다.. 더 슬퍼지고 더 참혹해질 뿐이니까..
그리곤 토마토쥬스를 마셨다..
빨대를 입에 물리고 갈아진 토마토를 빨아들이는데, 빨대 잡은 손이 떨리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은 포스터의 얼굴에 도끼가 찍혀있는 여자의 눈이 나를 노려보는듯 했다..
특히 주온2의 포스터는 고갤 돌린채로 아예 반으로 접어서 글씨만 보이게 해뒀다..
어둠이..길었다..
밤이..길었다..
비오는 토요일 밤은 그렇게 끝내 두눈뜨고 똑바로 볼수없었던 3명의 변종식인살인마들의 행각을 보며,
수없이 깜짝깜짝 놀래어 심장병을 초래하지 않을까 의심하는 지경이 되어버리게,
이미 기운잃은 팔과 다리를 더욱 흐느적거리게 만들어,
백수주제에 주제파악 못하고 할증붙은 택시를 타고 서둘러 집에 오는 하는 것으로,
그렇게 견뎌냈다..
알콜의 힘을 빌지않고 보낸 비오는 토요일 밤..
글쎄..빌지 않은걸까 빌려주지 않은걸까..
영화포스터에 재밌는 얘기가 쓰여있어 옮겨본다..
이른바 *공포 영화 공식*
1. 일행과 따로 떨어져 섹스를 즐기면 죽는다. 살아남은 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
2. 술,마약하는 불량학생은 표적이 된다. 착한 모범생이 되어라.
3. "어차피 죽게 돼있어" 하는 사람은 그냥 버려둬라. 어차피 죽게 되니까.
4. 살인마는 등 뒤에서 나타난다. 하지만 절대 뒤돌아 보진마라.
5. 불러도 대답없는 집에는 들어가지 말라. 나오는게 죽는것보다 어려우니까.
6. 살인마는 한번에 죽지 않고 자꾸자꾸 되살아난다. 반드시 확인 사살하라.
7. 경찰은 늦게 나타나 주인공 어깨에 담요만 덮어준다. 그들을 믿지마라.
공포영화공식,을 보니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초중학교때 빠져있던 '13일밤의 금요일' 시리즈..
정말이지 비디오있는 친구집서 열심히 보고 또 봤던..
광기서린 두눈을 부릅뜨고 제이슨을 응원했었다..
그렇게 공포를 즐기던 나였거늘..
이제는 늙어, 아직 체력은 좀 남아있지만 영혼이 너무 늙어버린..
그래서 이제는 어쩌다 명절이나 혹은 유선방송채널서 심야시간에 해주는 추억의 명작, '전설의 고향' 같은 것을 보고도 화들짝 놀라게 된 듯..
나이들면 암것두 무서울게 없을줄 알았는데..
귀신이나 도깨비 공포영화 뿐 아니라, 바퀴벌레나 나방 쥐 같은 것도,
또 낯선사람 낯선곳 낯선감정 들도..
또 혼자인 것..외로움..
그딴것에 신경쓸 겨를도 없을 뿐더러 파리채로 파리잡듯 그렇게 쉽게,
성가신 모기 팔 내저어 물리치듯 그렇게 무심하게 간단히,
그리될줄 알았는데..
어제 몇시에 일어났지..
하여간 오전에 일어나 쭉 밤새웠는데 졸립지도 않네..
이제 시체놀이도 끝난건가..
혼자놀기엔 시체놀이,만한게 없는데..
새로운 놀이를 자꾸자꾸 개발해야겠다..
난 공포영화 안본다.그 영상영상이 몇일은 간다... 꿈에서의 그 현실감..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는 그 느낌..그게 공포다.. 잠이 깨고도 한참이나 방에 불이란 불은 다켜고..그 느낌이 가시길..기다린다.. 그래서 그래서 난 공포대신 에로를 본다. 꿈에서도 그 느낌이 올까봐.. ㅋㅋ
첫댓글 혼자놀기=자학놀이보단.........미쳐보기가 저은데....흐흐흐....고래고래 소리질러보기 거울보며 혼자 중얼대기 꼴보기 싫은놈들 혼자 뒷담화 까기....켈룩....자학은 정신과 육체를 상하게 한다는.....잡소리 관두고 또 보자 이사람아~~~~~
자학놀이... 슬퍼지기 위해서..하하...
난 공포영화 안본다.그 영상영상이 몇일은 간다... 꿈에서의 그 현실감..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는 그 느낌..그게 공포다.. 잠이 깨고도 한참이나 방에 불이란 불은 다켜고..그 느낌이 가시길..기다린다.. 그래서 그래서 난 공포대신 에로를 본다. 꿈에서도 그 느낌이 올까봐.. ㅋㅋ
...ㅡㅡ;;
난... 장화홍련 보다가 울었는데~ 대단해요~!! 그 무선걸.. 혼자보구.. 후웅.. 수인엄마님.. 언제 영화한편 보여주세여~ 갸갸갸갸~ 백수 등쳐먹기 노리.. ㅡ.,ㅡ;; kissyhk@hotmail.com 엠에센 등럭 요망~ 끝까지 들러붙기 노리~ ㅡ.,ㅡ;;
전화는 찾았냐..?
으흐흐...영화안본지 얼마나 오래됐는지...혼자놀기엔 던이 아까워서리...저축했다가 앤맛나는거 사줄까나?.........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