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폐업을 반대하며 밤낮으로 환자들을 돌봐온 농촌의 한 병원장이 과로로 숨졌다.
충북 괴산군 괴산읍 서부리 괴산병원 박진석(朴珍石.43.정형외과 전문의) 원장. 아직 한창 일할 나이의 그는 지난달 28일 오후 1시30분쯤 병원 진료실에서 쓰러졌다. 그리고는 다시 일어서지 못한 채 영원히 잠들고 말았다.
사인은 과로로 인한 뇌출혈. 朴원장은 전날 밤새도록 응급실에서 근무를 한 뒤 잠시 눈을 붙이고 나와 교통사고 환자를 진료하던 중이었다.
朴원장은 최근 일주일에 사흘씩 응급실 당직을 해와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다.
의료계 폐업 이후 큰 도시 병원으로 나가던 지역 환자들이 괴산병원으로 몰려 환자수가 30% 정도 늘어난 데다 지난달 초 의사 4명 중 1명이 그만둬 일주일에 한번 하던 야근을 늘리고 이튿날도 정상적으로 진료를 해왔다고 한다.
1백78㎝, 70㎏의 체구로 평소에는 매우 건강했으나 과로가 누적되다보니 결국은 뇌출혈로 쓰러지고 만 것.
이 병원 총무부장 이강석(李康石.43) 씨는 "朴원장이 괴산군의 유일한 종합병원인 우리가 문을 닫으면 환자들은 어떻게 되느냐며 의료계 폐업에 비판적이었고 더욱 열심히 환자들을 돌보았다" 고 말했다.
전남 담양 출신인 그는 광주 조선대 의대를 졸업한 뒤 순천의료원 정형외과 과장 등으로 근무해 왔다.
개업을 물색하던 그는 지난 1998년 10월 경영부실로 폐원 직전에 있던 괴산 성모병원을 인수, 5개 과목, 74개 병상 규모의 새 병원을 개원해 병원경영도 흑자로 돌렸다.
충청도와 전혀 연고가 없는 외지인인 그였지만 지난 2년간 지역 주민들을 위해 쏟은 애정은 남달랐다.
특히 환자의 40% 정도가 의료보호환자들일 정도로 저소득층을 각별히 진료해왔다는 것. 주민들은 그를 '슈바이처' 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난해 10월에는 병원 개원 1주년 기념식을 취소한 채 행사비용 5백만원을 괴산군청에 불우학생 장학기금으로 내놨다.
또 지난해 2월부터 매주 목요일이면 청천면 충북양로원을 방문, 47명의 노인들에게 무료진료 봉사를 했다.
추석 등 명절에는 고아원과 소년소녀가장들을 찾아다니며 건강을 점검해 주기도 했다.
괴산군보건소의 한 직원은 "괴산병원이 문을 연 뒤 외지로 빠져나가는 환자가 크게 줄었다" 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아동문학 작가인 부인(임광순.38) 과 아들(광래.중3) .딸(주리.중1) 이 있다.
괴산〓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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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고 박진석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김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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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9.3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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