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철도가 머지않아 연결되리라고 한다. 경의선 연결은 대내적으로는 한반도의 철도혈맥이 다시 이어졌다는 것, 대외적으로는
남한의 철도가 대륙간 국제철도와 연결되어 이론상으로는 여객과
화물을 유럽까지 수송할 수가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남북간 철도연결은 현재의 해상 우회수송보다는 비용이 싸고, 통일이 되면 어차피 남북 공용이므로 경제성을 따질 필요도 없이 하루 속히 성사돼야 한다.
철도연결의 두가지 의미
하지만 국제철도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현재 해상우회 피더선을
이용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 연결하는
수송로가 가동 중이므로 경제성 검토는 필수적이다.
철도만 연결되면 여객과 화물이 유럽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경제성이 있는 수송거리는 TSR로는 모스크바 이동(以東)지역까지, TCR로는 중앙아시아 이동지역 까지라는게 현실적인 판단이다. 그 보다 서쪽지역에 대해서는 해상운송이
더 저렴하므로 수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까지 해상수송보다 철도수송편이 더 싼 것처럼 알려진 것은 TSR의 할인운임과
관세(Tariff)상의 해상운임을 비교한 때문인데, 해상할인운임은 관세 요율 보다 훨씬 싸므로 유럽까지의 수송에서는 해상편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근년에 들어 우리 나라와 교역이 활발한 곳은 중국, 중앙아시아 제국이다. 부산항의 2002년 화물처리 실적 1,000만 teu 중, 환적화물
규모가 400만 teu이고, 이의 60%인 240만 teu가 중국화물, 또 중국화물의 90% 인 216만 teu 가 북중국화물이다.
반면 TSR 의 이용실적은 연간 4만 teu, 이의 90% 정도인 3만6,000 teu가 한국화물이다.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한 TSR 이용국가인 셈이다
이러한 개괄 적인 통계를 보면 한반도 철도연결 후에 국제철도 운용노선을 어느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 할지는 명백하다. 북중국을
통하여 중앙아시아로 가는 노선이 우리 나라 화물의 움직이는 노선이다. 그 다음이 TSR과의 연결이다.
모스크바 이서(以西)지역에 대한 물류는 선편으로 함부르크항을
경유하여, 혹은 핀란드의 항구들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남북철도를 통하여 수송대상이 되는 지역은 모스크바 이동 지역이다. 이곳은 인구가 많지 않아 철도화물인 컨테이너는 수요는 적고,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광물, 원유, 원목 등은 해상전용선 화물이므로 철도를 이용할만한 화물 양이 적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경의선을 이용한 중국철도, 평양~원산~핫산을 경유한 시베리아철도,그리고 몽고 직행철도 노선이 열려 화주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국제화물열차의 1편성 표준이 40 컨테이너 40~50량인 점을 하면
수송능력에 엄청난 제한을받게 된다. 여기서 남북한간 교역화물에
대한 수송수요를 고려한다면 남북한 종단철도를 이용한 국제통과화물 수송은 더욱 제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화물철도는 서비스 스피드가 생명이다. 유럽의 경우 적어도
시속100km 이상이며 화물고속전철은 250km 이상인데 TSR의 속도는 명목상으론 100km이나 실제 70km에 불과하고, 북한의 철도는 명목50km이나 실제가 얼마인지는 파악이 안된 상태이다. 북한
철도의 총연장은 5,200km (남한3,123km)이나 시설은 노후되어
있고 이 중 97%가 단선이며 , 전력사정이 열악함에도 80% 이상이
전철로 돼있다. 여객의 60%, 화물의 90% 이상이 철도 수송이므로
철도 의존률이 매우 높다. 모든 점을 고려할 때 화물전용열차의 서비스 스피드를 기늠하기는 더욱 어렵다. 스피드 외에 요율.보세운송.서류수속절차, 검역. 검사. IT서비스, 분실. 도난처리 등 서비스
제공수준은 더욱 의문이다.
남북철도 이용방안 논의할 때
이상 열거한 문제들을 고려하면 동북아시아 국제물류판도에 한반도철도가 유럽처럼 중추적인 수송로가 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다. 열차운행빈도,수송품질, 서비스개선 이런 것들을 국제표준까지 끌어올리자면 서설개보수를 포함해 모두가 돈이다. 남북철도연결을 위해 50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대가를 지불한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북한의 재정능력으로 보아 우리의 부담으로
넘어올 수도 있다. 남북한 철도를 동북아물류의 중추수송로로 활용하는 방안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이호영(베네모어통상 대표ㆍ함부르크 항만청 한국대표) > |
입력시간 : 2003/3/0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