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림책을 읽고 나면 ‘아! 이런 놀이하면 재미있겠다.’ 하고 그 책과 연관된 놀이나 활동이 쉽게 연상되는 책들이 있습니다. 이 책도 그랬답니다. 제가 줄거리를 대강 얘기해 드릴 테니까 여러분들도 한번 생각해 보세요.
레오 리오니 글•그림/물구나무
어느날 배고픈 개똥지빠귀가 연둣빛 자벌레를 보았어요. 개똥지빠귀가 자벌레를 한입에 삼키려는 순간... “날 잡아먹지 말아요. 난 자벌레예요. 쓸모 있는 벌레란 말예요. 뭐든지 잴 수 있거든요.” 라고 말하는 작은 자벌레... (자신의 가치를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자벌레가 너무 멋져보이는 장면입니다.^^) 그리고는 한 치, 두 치, 세 치..하고 개똥지빠귀의 꼬리 길이를 재어줍니다. 또 홍학의 목, 큰부리새의 부리, 왜가리의 다리도 재어주죠. 그러던 어느 날 자벌레는 밤꾀꼬리에게 노래 길이를 재달라는 불가능해 보이는 요구를 받습니다. 밤꾀꼬리 말대로 하지 않으면 아침밥으로 잡아 먹힐 위기의 순간… 자벌레가 이 위기를 어떻게 넘겼을까~요?^^
이 책을 읽고 아직 실제로 한번도 보지 못한 자벌레를 너무 좋아하게 되었답니다. 정말 풀밭에서 만나면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고 싶어요.^^ 자기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작지만 큰 자벌레의 이야기에 감동 받습니다.
하나. 동화 더 재미있게 들려주기 동화내용의 대부분이 자벌레가 새들의 몸의 길이를 재어주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정지 된 자벌레의 그림 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움직이는 자벌레를 등장시키기로 했죠. 직접 움직이며 한 치, 두 치…이렇게 읽어주면 더 실감나겠죠?
둘. 우리 몸을 이용해서 길이 재어보기 자벌레가 길이 재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몸을 이용해서 길이 재기 놀이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셨나요? ^^ 어린 아이들 경우는 처음에는 길이 재기 보다는 ‘~보다 길다/ 짧다’ 와 같이 길이를 비교해보는 놀이가 더 쉽고 좋을 것 같아요. 수준이 되는 아이들은 자신의 손 뼘, 양 팔의 거리, 발걸음 등과 같이 신체를 이용해서 길이 재기를 하면 된답니다.
이렇게 기록 용지를 만들어서 기록하며 놀이할 수도 있습니다. 엄마 키, 아빠 키를 재어 보면서 가족간에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죠?^^
셋. 이야기 꾸미기 자벌레가 밤꾀꼬리의 노래를 잴 수 있었을까요? 아니면 밤꾀꼬리의 아침밥이 되었을까요? 책의 결말이 너무 궁금해지는 동화…이런 동화는 결말이 어떻게 되었을까 이야기를 꾸며보는 것도 재미있어요. 나름대로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거죠. 그림으로 그려봐도 괜찮고, 그냥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도 좋아요. 물론 책을 끝까지 읽은 후 ‘내가 자벌레라면 어떻게 했을까?’에 대해 이야기 할 수도 있지만 그냥 결말을 모른 채 이런 저런 상상을 해보는 것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또 뒷이야기를 지어볼 수도 있죠. 그 다음 자벌레에게 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어떤 새를 만났을까…행복하게 살았을까? 등등
동화책 활용에 관한 글을 적으면서 가끔씩 책을 읽고 나서 의무적으로 독후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실까 봐 걱정된답니다. 동화책을 읽은 후 재미있는 놀이를 함으로써 책의 내용이 주는 즐거움에, 놀이를 통한 재미까지 준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가르치려고 하지는 마세요. 어른에게 있어 책 읽기가 즐거움이듯(아닌 분도 계시겠지만^^;;) 아이들도 책 읽기를 즐기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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