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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대회 참가
일시 : 2013. 8. 11
장소 : 원주시 소초면 학곡저수지 수영
자전거 타고 횡성군 둔내면 운동장으로 골인 후
둔내면 둑방길 + 사이 포장도로 가는 길 달리기
이런 운동을 한지도 10년이 넘었다
왜 내가 이러한 운동에 메달리고 이제껏 해 왔는가는 언제가는 꼭 밝혀두고 싶지만,
그 가운데 한가지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앞날의 바람이 있고
그러한 바램을 이루기 위해 대부분 사람들은 노력한다는 것이고
이루지 못했을 때
이루어 질때 까지 깡다구 좋게 계속 덤비던가
그러다 아니되면 다른 길로 둘러가던지
아님 아예 포기하고 다른길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드문 경우지만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진짜로 이 세상을 스스로 떠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나의 경우는 어떠한 경우일까?
나 역시 깡다구 좋게 덤비다가
어쩔수 없이 시간에 쫓겨 너무나 다른 길로 들어섰고,
이러한 다른 선택으로 먼 외국으로 나가서
나의 삶이 송두리째 바꿘 삶을 살았고
지금도 그것으로 인해 가끔은 아픔을 느끼고 있다.......................
커가는 아들을 바라보며,
작은 바람이 있다면 나의 아픔은 절대로 닮지말고
너의 길
너의 바램
그 길로 사뿐히 가라 하고
늘 말하고
마음속으로 빌곤한다.
철인 경기를 앞두고 늘 생각하는 것은
내가 나의 길을 갔었다면
분명 이러한 운동경기와는 인연이 없거나
있다손 치더라도 이런 격렬한 운동은 아닐것이라 생각한다.
한마디로
남는 힘 ............뭔가 찾지 않으면
즉 나의 힘과 능력을
어느 한곳으로 죽도록 쏟지 않으면
나의 삶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벼랑 끝 생각과
늘 죽음을 생각하는 내가
죽음에 버금가는 고통을 느끼지 않으면
더 이상 삶을 소중한 것으로 느끼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나의 삶에
동생을 통해 내게 닥아왔던 철인경기, 트라이애스런...........
2003년 설봉대회
어둡고 긴 터널속에서 허벅거리던 나
날마다 죽음을 생각 근처에 두고
삶에 불만을 쏟아내던 나를 걱정스레 쳐다보던
마누라와 철없던 6학년이던 아들
부근 이웃들도 힘내라 하고
들어보지도 못한 이 경기에 다들 응원나와주었다.
나는
다시 삶의 활기를 전부는 아니지만 조금은 찾았고
차츰 죽음 가장자리에서 맴돌던 생각과
부닥치면 폭팔할 것만 같았던 마음을 다스릴 수가 있었다.
그러나 차츰 나에게 관심을 보이던 가족
그리고 이웃들이 멀어져간다 싶더니
어느날 나 혼자서 전국 경기장을 찾아 다니고 있었고,
나 역시 혼자가 좋다는 생각으로 운동경기 참가는 으례히 나 혼자였다..............
길고 긴 혼자만의 시간을 수년간 보냈다.
그러나
어느날 마누라가 혼자서 흐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문제는
내가 너무 가족 생각은 없고 혼자서 잘 놀고 나 뒹굴고 있는 것이고
그것도 모자라서 밤낮 이웃 아줌들과 산으로 들로 운동 핑계삼아 놀러다니면서
족보에도 없는 개다리 춤을 추면서 동네방네 소문이 자자한것 까지는 좋으나
때론
이웃집 여성들에게 껄떡거린다는 엉터리 방송을 듣고서는
아예 내게 입에 담지 못할 말씀을 마치 폭포 처럼 쏟아는 내는 것이었다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그냥 쏘아 죽이고 싶다는 말씀..........
차라리 연금이나 물려주고 .........이 세상에서 없어버리면 좋겠다는 말씀
한 때 내가 생각하던 그러한 죽음이 마누라 한테도 있었나 보다
아니 ........이 사람이 원래 공주과였는데 ........이런 말들을 ..........
스트레스로 인하여 무서운 검사도 받았다고 울부짖던 마누라
내가 죽일놈이 되어 있었다.
그간 내 마음대로
내 좋다고
내 꼴리는데로 살아온 것이다
그래서
햇빛 알러지
들판의 벌레 싫어
나 따라 나서길 싫어하던 마누라
나랑은 같이 하지 않던 취미생활에 동참하더니
인자
경기마다 따라 나서는 폼이
가족의 일체감 보다는
그저 자신이 가지 않으면
자기만 손해다라는 마음이 더 컸나보다.
그래서 이번 대회도 마누라가 지난 여주 경기에 이어 먼길을 마누라가 따라 나섰다.
바꿘것이 있다면 올해부터는 경기전 마누라랑 같이 인근에서 야영하고
이튼 날 경기 참석하는 것으로 .................
그래서 이번 경기도 인근 야영장을 이용하려고 했으나
피서철이 한창이라서 인근 야영장을 구하지 못하고
차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한적한 곳에 야영지를 정했다.
대회 홍보나 사전 정보가 조금 부실해서
학곡 저수지와 둔내운동장을 왔다 갔다 두번하고
가능하면 학곡 저수지 부근에 야영을 하려고 했으나
한 여름 학곡 인근은 야영지, 유원지만다 꽉차서
도저히 야영장을 구할수 없어 시냇가에 텐트를 칠까 생각도 하다가
그래도 .........내 신분이
내 위치가 ............불 법은 ....................
하는 수 없이 둔내 인근 삽교란 곳에 사설 야영장에 자리를 잡았다.
저녁 7시경 도착
벌레싫어하는 마누라 때문에
엄청나게 큰 모기장 타프를 후다닥 치고 자리잡으니 어둠이 내린다.
이렇게 잠자리도 봐 두고
한상 그득하게 차려놓고 간단하게 한잔 하려고 하는데
바로 밑에 있는 텐트 ...........찰거머리 같은 근육을 한 깡마른 녀석 3놈이 노래를 부르고
이따금 고함도 치는게 낯 부터 한잔 야무지게 걸치고
이제 제법 술심에다 똥심 용기로 껄떡거리고 있는 폼이
아무래도 오늘밤 조용히 자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누라가 말렸지만 .........주인장을 불렀다.
"나사 마 내일 철인경기 참가하러 왔고
내일 아침 일찍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하니까
저 인간들 조금 조용히 시켜라"
"그래도 안되면 내 텐트 걷어 뿌고
내가 저 존만은 새끼들한테 가서 야영비 받아내고 떠날 거여
싸움도 벌어질수 있으니 그때는 알아서 해라"
나도 물러서지 않을 거여 .................
이러한 엄포성 발표를 하고 점잔하게 앉아 술은 한잔 하고있는데
아래서 그중 한놈이 와서 "철인 경기하십니까"
순간 이거 말된다
이놈들이 왈칵 겁을 먹긴했구나 .............하기사 그 큰 텐트를 혼자서 후다닥 치는 폼이며
눌러쓴 모자하며 ......이따금 쏟아냈던 옹골찬 말투를
슬금 흠칫 이놈들이 곁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
"철인"이란 한방에 이놈들이 이렇게 곱상스럽게 닥아 올 줄이야 ..............
아흐 나의 약발 ............이놈들에게 먹혀 들어간 것이다
더구나
주인장 말씀에 이놈들이 현역 군인이란 말을 듣고 있었지라
소속 및 계급을 묻고 보니 .........부사관 ..........한참 내 직속 쫄따구
오냐 잘 만났다
"임마 니 몇기여?"
"니기들 3놈 다 일루와"
"다들 몇기여"
나는 77년 거시기 학교 00기여
순간 작은 정적이 돌더니 ........................
한 방에 세놈이 무릎을 조아리면서 ......아이고 대 선배님
몰라뵙고 존나게 떠들고 시꺼럽게 노래 불러 죄송합니다
더구나 내일 경기 참석한다고 했는데 ............
"야 좇까는 소리 하지 말고 술묵자"
주거니 받거니 ..........저그들이 받은 훈련소에서 내가 좇뺑이 친 일
전방에서 거시기 한 일들 ........이놈들이 나의 구라, 뻥, 입심에 끔뻑 넘어가다
거의 혼수 상태 .............
니기들 몇살이고?
23세,
24살 현역 부사관들서 인근 도시에 근무한단다
"야 씨팔 군대 좋다 ........이런데 야영도 오고" 하기사 세월이 변했으니
그런데 너그들 가스나도 없이 혼자 왔냐?
네 선배님 그것이 문제입니다
다들 직업군인이라면 뭔가 될듯하다가도 잘 안됩니다
아!
나의 젊은 시절이여
소풍 날 보물찾기 놀이에서
나 역시 내 같이 재수 없는 놈한테는
보물이 걸릴 일이 없을거란 생각
아!
나의 젊은 날을 보는 우울한 느낌이 왈칵 닥아왔다
그래서 이놈들 한테 그간의 실력을 발휘하여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마음속 깊이 감쳐두었던 삶의 가르침을 시작했다.
이미 알아차린 그들의 고민 ..............
먼저
1. 자신을 사랑하라.............
내가 만들어내는 음식을 너가 맛이 없다고 하면 그 요리가 시장에서 팔리겠는가?
그러니 너가 만든 요리
너의 삶을
너가 더 맛있다고,
내가 더 사랑하고 있다고 해야
남이 사 갈것이고
또한 너에게 관심을 보일 것이다
이것이 아주 중요하다
너 자신을 사랑하라 즉 자신감을 가져라
2. 기회를 만들고 잡아도록 노력해라
모두에게 기회는 주어진다
단 기회를 만날수 있는 노력은 해야한다
예를 들어 감나무 밑에 백날 누워 있어도
너 입에 감하나 바로 직방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아니 영원이 감맛을 볼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입게 갈대기를 갖다 대던지
아님 막대기를 들고 나무에 올라가는 노력정도는 해야 한다.
예컨데
너희들은 후방에 근무하니 지역사회 모임에 참석하거라
예를 들어 종교모임, 취미 모임, 대학진학, 운동모임, 사회봉사모임 등등 .............
이러한 기회를 스스로 만들고 노력하면
자연스레 사귐의 기회는 올 것이며
오늘 처럼 이렇게 궁상스럽게 솔로로 와서
탱글 탱글 부풀어 오르는 젊은 날의 좇몽뎅이 잡고
울부짖으면서 아까 같은 노래는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아!
젊음은 보석이다
너가 갈고 닦아야 빛나는 거란다
대충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나더니
선배님 하시는 말씀 ............마치 박사님 같습니다
일마들이 사람알아보네
"임마 내가 진짜 박사여"..........멍........멍 ........멍
니기들 오늘 좋은 강의 들은 거여 ..................
선배님 내일 당장 둔내 경기장으로 응원가겠습니다
그래
내가 내일 아침 7시 출발 하면, 7시간 뒤에 늦어도 오후 2시경에는 골인할거다
그때 니기들 결승점에서 존나게 박수 치거라이
좌우든
이러한 나의 외침에 하늘이 도왔던지
주인장 아줌마가 내게 오더니 실은 저 건너 독체에
아가씨 3명이 왔는데 ...........오늘 이 젊은 3놈에게 만남 주선을 부탁하던란다
아흐 .........이 새끼들 계타네............
당장 3놈을 불렀다
"야........인자 실습이다"
앞뒤를 이야기하고 3명의 젊은 군인들을 인솔하여
여성들이 불꺼고 곤히 잠자는
아니 불러주길 기다리면서
콩닥거리고 있을 방문을 노크하라 했더니
거짓말 처럼 아가씨 3명이 배시시 쪼개면서 나오더니
가서 기다리란다 .........
아저씨는 빠지고 .........아흐 걱정도 팔자여
문디 가스나들이 오라캐도 안간다
우리 마누라가 눈에 불을 켜고 따라 왔는데 ...................
이 과정을 지켜보던 마누라에게
내가 믿을 수가 없다고 했더니
요즘 젊은이들은 다들 이러하다고 하면서 ................
그것도 몰랐냐고 핀잔 비스므리하게 한다
하기사 늘 들이대기만 했지,
받아봤으야 말이지 하면서 ..............비앙양 거린다
한 마디로 껄떡거리지 말라는 마누라의 말씀 ...............
바로 아래 텐트
이제 3쌍의 남녀
술잔 부딪히는 소리
깔깔거리는 소리
좋아서 껄떡거리는 사나이 뻥사발 소리가 이어지는데 .............................
한참 지난 뒤에
화장실에서 한 놈을 만나
"잘되어 가냐"했더니
다들 년상입니다
띠옹.............
야 몇살이래..........26살 27살 등등입니다
야 없는 살림
찬밥
더운밥이 어디있어
요즘은 연상이 대세라고 하더라
일단 맘에 들면 들이대는 거여.......
좌우든 이러한 해프닝을 뒤로하고
11시경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4시반에 기상 .............
내륙지방이지만 새벽 안개가 얼마나 짖은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이런날 수영이나 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둔내를 벗어나니 차츰 옅어지는 안개
고속도로 타고 학교에 다다르니 거짓말 처럼 안개는 없는 맑은 하늘
아!
이런 아침이라면 존나게 더울것이다
이른 아침 경기시작이 07:00라서
서둘러 자전거 걸어두고
긴장이 풀리니 .............늘 걱정되던 일들이 닥아온다
모닝 똥 해결이 그날 컨디션을 좌우지 하는데
부근 화장을 보니 줄이 만리장성이다
시골 출신으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나의 삶
복잡한 그곳을 피해 거의 나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준 산,
산은 나에게 늘 편안한 공간과 느낌을 주는 산으로 기어 올라갔다.
차마 남들이 생각지도 않은 짓거리를 태연하게 마치고
짖은 산 덤불을 헤치고 내려오니
많은 사람들이 와서 괜찮았냐고 물었다
조심해서 내 것을 잘 피해 밞지 않으면
무척 한산하고 안락한 곳이니 좋은 시간 갖길 바란다고 말하며,
휴지는 있어요 물으니
있단다 ......다행이다
사람이 살면서 지가 싼 똥 자기가 밞는 것
제일 재수 없는 일
니똥 단디하거라이
경기 참가하면서
늘
모닝 똥이 문제였다
안나오면 안나는 데로
나오면 그렇게 길게 늘어선 줄
경기 시간은 닥아오고 ......길게 늘어선 줄은 줄어들 기미도 없고,
하지만 자연 친화적 해결은 늘 날 자유롭게 했으며
오늘도 무사히 마치고 여유롭게 수영 연습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저수지에 들락거리는 철제계단 모서리가 너무 위험하다
보호용 고무 발판을 가지고 오길래
내가 누꼬
나서서 묶고 조이고
야무지게 단도리 하는 모습을 보고
진행 요원이 끔뻑 넘어간다
나는 이런 놈이다
내가 할 줄 아는 일이 있다면 그냥 지니치지 못한다
그것도 여럿이 모인 경기장에서 모두를 위한 일이라면,
예전 설봉대회에서도 장마로 불어난 저수지 물위에 죽은 쥐가 물에 둥둥 떠 있고
다들 피하고 누구하나 나서서 치우는 사람 없어
나의 전공을 살려 쥐 꼬리를 잡고
휘 휘 돌려 관중석으로 던졌는데 ............요란한 비명 ..........한 방에 해결
그 뒤는 나 몰라라하고 물속을 유유히 사라져 왔다.
경기 바로 직전
늘 버릇처럼 이온 음료를 들이켰다.
사진속 내 모습 ..................
나도 늙어가는가 보다
사진 속의 모습이 싫어진다
누군가가 말했다
거울보기가 싫어지면 인생 다한 것이라고
내가 그러하다
아무리 명분보다는 실리라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는 겉 모습이 좋은 느낌을 줘야
대화나 아쉬운 부탁도 잘 통하는 사회인데 ...........
아!
그렇게 잘 생긴 모습은 아니였으나 ..........외상 술 먹을 정도의 꼬라지는 되었는데.
인자
늘어나는 팔자 주름
성형외과에 전화했더니
뭐라 뭐라 하면서 시술에 약 200원 들어가는데
주기적으로 관리 시술을 해야 한단다
에라이 그 돈이면 자전거 바꿔 타것다
그래도
해마다 틀려지는
거울속
사진속
내 모습
세월은 이렇게 가나보다 .............
좌우든 이번 횡성대회도 하루전 준비보다는
그때 그때 준비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누구 말마따나 내가 좋아서 하는 운동.........바랄 것을 바래야지
그까짓 참가비 낸다고 왕왕댈 수도 없는 문화가 은근히 있지만,
이런 대회 열어주는 것만해도 고맙더라 하는 것도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모여서 수영전에 준비운동 ..............
한 여름이라 아침 7시 부근인데도 더위가 느껴진다
오늘 싸이클
서서히 걱정된다 .
이른 아침이지만
여릉 햇살이라서인지
벌써 부터 후텁지근하고 따갑게 느껴진다
마음속으로 오늘 싸이클이 만만찮을 듯한 느낌
수영은 이 계절에 어울리는 종목이라 아무런 걱정없어
마치 논에 물꼬 보러 가듯이 물속을 덤벙 들어갔다.
치악산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담아 놓은 저수지
수질이 매우 좋고 슈트 없이 해도 될듯한 물 온도였다.
수영시작
늘 그러하듯이 초반에 숨차고
호흡이 가파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이번에는 경기전에 가벼운 땀이 나도록 제자리 뛰기를 해서
심박수를 조금 올렸더니
수영이 한결 편하다....................
물에 내 몸 맡기고
나가는 만큼 저어주는 여유스런 손 놀림으로 레인에서 떨어져
나 혼자만의 자리에서 이따금 전방을 확인하면서 천천히 저어나갔다.
한 바퀴
두 바퀴..................
가볍게 수영을 마치고 나와 보니
제법 자전거가 많이 있는 것을 보니
중간 이상의 순위로 나온듯 ........여유만만하게
바꿈터에 들어섰다.
하프코스라
그렇게 서둘지 않아도 되는 경기
천천히 걸어나와 자전거 출발지점에 섰다
저 건너편에 마누라가 서서 ...........
왜 이렇게 빨리 나왔냐는 눈짓을 보낸다
니 과부될까 겁나서 빨리 나왔노라 ........
자전거 출발 ...........
사전 코스 답사 없이 나선 길
그냥 앞사람
아니면
통제 요원 손짓따라 가면 되는 길이라
서둘지 않고 출발 했다.
마누라의 어술픈 카메라 솜씨를 뒤로 하고
먼길을 나서면서
늦어도 4시간후에 도착할테니
차 몰고 결승점으로 오거라이 .............
운전 단디하고 .........
그런데 한참을 저어가다보니
처음에는 어느정도 무리를 따라 가는데
1시간 뒤 부터는 속력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특히
평지인듯 보이는 길도 알고보니 오르막
저어도 저어도 줄어들지 않는 거리
제일 처음 맞이한 고개에서 멈춰서서 숨고르기를 하는데
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앞질러 간다
해발 500미터 황재 오르막
정말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오르막
한 굽이 돌아서 끝인가 하면 ............또 다른 굽이길이 나오면서 오르막
이번에
나름대로 싸이클은 많은 연습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황재에 오르면서 한계를 느낀다
아마도 어제 저녁 존만은 새끼들하고 술 한잔 한것이 아무래도 영향이 있는 듯하다
경기 전에 컨디션을 잘 관리하고 술은 적당히 마셔야 했는데
패트 병 한병을 조졌으니 ..............
좌우든 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앞질러 나간다 싶더니
어느 순간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내 뒤에 서너명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러한 길을 혼자서 저어 간다니 .........
꽁지에서 아예 홀로 타고 있는 싸이클
골인지점으로 들어가기 전 타임 매트를 거쳐 세 바퀴를 돌아야 하는 순환코스는
거의 혼자서 돌고 돌고 ........
정말 아무도 없는 들녘 길을 혼자서 저어가는 나
아!
이제 나도 세월 앞에 어쩔수 없나 보다
그러나
분명 수영에서 나왔을 때 내 부근에 있던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
나를 추월해 나갔다면 나에게 또 다른 문제가 있을 것이다
별아별 생각을 하며.....마지막 세 바퀴 어렵게 마치고
이제 한가하게 약6키로 정도 저어 둔내 운동장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
그런데
또 다른 고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길게 늘어선 고개가 둔내 입구에 버티고 있었는데
정말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가고 싶을 정도였다.
겨우 달리기 바꿈터에 도착 ....아마 자전거를 예상보다 30분 더 걸려
거의 꽁지로 골인한것이다.
저 멀리 그늘막에 응원 온 또래의 사람들 속에서 마누라가 일어나 닥아온다
사고 난줄 알았단다
더구나 비슷한 나이의 사람의 경기 참가들을 응원나온 사모님들과 그늘에 모여서
서로 서방님 체력과 관록을 은근히 자랑도 하였던 것을 뒤에 알수 있었다.
아이언 멘코스 몇번 완주했네
제주도 서너번 갔다 왔네 따위로 당연이 제일 먼저 도착할거라 생각했던 서방님이
제일 꼬라비로 들어오니 ..........처음에는 사고 났나 걱정했는데
막상 꼴지로 들어오니 부하가 나더니,
괜히 자랑했던 부근 사람들에게 무안하더란다
아흐 ......못난 서방
아니 저질 체력 서방 때문에 그런 무안을 당하다니
하지만 그런것을 생각할 겨률도 없이
엄청난 체력 소진으로 인하여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다.
맨 바닥에 퍼질고 앉아서
다음 종목 런닝을 위해 운동화로 갈아 신는데
도저히 힘이 없다
날은 엄청나게 덥고
땅에선 열기가 푹푹 솟아 오르고 ...........
이런 나의 모습을 보고 마누라가 포기하란다.
이제껏 경기하면서 딱 한번 컷 오프 당했지만 포기는 절대 없었다
더구나 이번 경기 참가를 위해 착실히 연습했지만
뭔가 모를 까닭으로 자전거에 죽을 쑤고 ........체력이 많이 달렸지만
달리기는
속력은 없지만
그저 끈기있게 달리기는 자신이 있었다.
자전거 거치하고 운동화 갈아신고
트랙을 걸어나오는데 달리기가 잘 안되어 처음에는 그냥 걸었다
발이 붕붕 하늘에 뜨는 기분이지만
경험상
조금만 걸어가면 낳아지리라 ...............
급수대에서 마시는 콜라
초반에는 이온 음료가 댕기다가 시간이 갈수록 차츰 비린내가 나는 느낌이었고
경기 후반에는 오히려 콜라가 야릇한 힘을 주곤 했다
마누라 한테
집에가면 보약이라도 묵어야 것다라고 씨부렁거리면서
달리기 코스로 접어들었다.
이번 횡성대회
달리기 코스가 가히 수준급이다
먼저 운동장 울타리를 벗어나면
콩밭 사이 시멘트 포장 경운기 다니는 길
그 길을 약 1키로 정도 달리면 포장도로 이어 반환점을 돌아
위 사진과 같은 들풀 자란 둑방 길 .............
이러한 길을 4바퀴 돌고 운동장으로 골인하는 것이다.
처음 한바퀴는 모르는 길이라서 인지 멀게 느껴지다가
두 바퀴
세 바퀴 돌다보면 차츰 그 길이 짧게 느껴진다
오후 2시경 엄청난 더위 ........
들풀이 품어내는 열기 ............
그래도 이러한 날씨에 견딜만한 깡다구를 발휘하면서
걷듯이 달리는데............
마지막 반환점에서 시간을 물으니 컷 오프 20분전
남은 거리 약 3키로 .............
아차 서둘러야 것다
힘을 지어 짜면서 다리에 힘을 주었다
도저히 힘이 나질 않지만 그래도 용을 써보니 속력이 조금 난다
컷 오프는 안 당해야 하는 마을로 달렸다
저 멀리 운동장이 보인다
마누라가 멀리 마중나왔다
그냥 골인지점에서 사진이나 찍어주지
아마 너무 오래 안오니 지루했나 보다
부근에 달리는 사람 아무도 없는 들길을 달려
혼자서 골인 .......그래도 장내 아나운서 내 이름 불러준다
하남 철인 ..........박 아무개
골인
골인 기념으로 대파 한단을 받았다
스탠드에 힘없이 앉았다
나 뒤로 골인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가 한 명 정도 ??
알고보니 111명의 완주자 중에서 108등 .................내 뒤로 3명이 골인했나보다
컷 오프 약 6 분전 아슬 아슬하게 골인
이제껏 경기 참가중 제일 좋지 않은 기록으로 골인 했지만
이런날
이런 코스
이런 조건에서 완주에 의미를 주고 싶었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많이 남는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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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장편소설같은 철인대회 참가기 감동깊게 잘 감상했습니다.
눈물이 파도를 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소설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