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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일본의 지인에게서 놀러오라는 전화가 왔다. 해외여행은 부담이 되는 일이지만 자전거여행이라면 좀 부담을 덜 수 있겠다 싶었다. 아는 사람도 만나고 자전거 여행도 하고 겸사겸사 별 돈들이지 않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궁여지책으로 시작된 일이었다. 나이 오십을 목전에 두고 헝그리 라이더가 돼 보기로 했다. 사실 올해 통장잔고사정을 보면 쉽게 일본여행을 떠날 처지는 아니었다. 늘 아슬아슬하게 마이너스 한계선을 넘나드는 봉급쟁이 생활. 언제는 우리가 돈을 쌓아두고 산 적이 있나.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결국 떠나지 못하는 법. 뭔가 할 수 있을 때 그냥 저질러 버리는 거야. 그렇게 시작된 여행이었다. 처음에는 예산도 그렇고 딱 일주일만 갈 셈이었다. 여행사에 예약을 넣어보니 아직 한 달이나 남은 기간이 있는데도 배편이 만석이란다. 배편이 어긋나 양쪽 주말을 피하다보니 일정이 열흘로 늘어나 버렸다. 잘됐지 뭐 이건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넉넉하게 다녀오라는 신의 계시인 게야. 어쩔 수 없이 늘어난 일정도 여행을 위해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일단 열흘간의 일정을 대충 짜고 일정 중에 들러서 올 곳에 전화를 넣었다. 큐슈의 다카야마(高山)씨와 우츠노미야(宇都宮)씨. 다누시마루(田主丸)의 다카야마씨는 좋은 여행계획이라면서 와서 며칠이라도 묵어가란다. 구마모토(熊本)의 우츠노미야씨는 깜짝 놀란다. 먼거리를 자전거로 위험하지 않겠느냐며 걱정이다. 다정다감한 그는 자동차로 우리 자전거를 뒤쫒아 오기라도 할 기세다. 오래 전 알게 된 두 분은 바다 건너 일본 땅의 든든한 베이스캠프다. 아내와 본격적인 여행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대전에서 부산항까지는 KTX를 타고 부산항에서 후쿠오카까지는 자전거를 그대로 받아주는 카멜리아를 선택하기로 했다. 일본에서의 일정은 다소 유동적이라서 우선 큐슈지도 한 장만 준비했다. 구입하려고 생각했던 상세한 현지 자전거여행 안내서를 아직 손에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주요목표는 다누시마루에 들러 다카야마씨를 만나고 나서 다시 길을 달려 구마모토의 우츠노미야씨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큐슈 북부 일주. 대충 따져서 편도 140km정도 거리다. 장거리에 익숙한 라이더들에게는 하루 정도 달리면 충분한 거리겠지만 자전거여행 왕초보인 아내가 끼고 보니 그 거리를 사나흘로 나눠야 할 판이다. 우리가 무슨 국제레이싱에 참가하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 느리게 즐겁게 다녀오기로 했다. 일본에서의 자세한 루트는 후쿠오카에 내려 여행안내서적을 구입한 다음 다시 정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여행준비에 들어갔다. 출발 전 준비과정에서 일본 인터넷사이트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주로 도움을 받은 사이트가 자전거여행 재생계획(http://homepage1.nifty.com/kadooka/index.html)과 한가로운 여행(http://charider.cside2.com/Nonbiri/index.htm)의 운영자들이다. 양쪽 사이트의 ‘카도오카(門岡)’씨와 ‘brm-codama’씨는 궁금한 점을 올릴 때마다 거의 실시간으로 답변해 주었다. 특히 두 분은 현지 자전거여행 전문가답게 각 테마별 여행루트, 주요 자전거도로의 사정, 일정 중 예상되는 기온변화까지 자전거 여행에 필요한 정보들을 상세한 알려주었다. (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며 일정변경을 권하는 메일까지 와 있었을 정도다) 인터넷은 아직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공간이다. 그들의 친절한 도움이 있었기에 잘 알지 못하는 낯선 땅의 여행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가능했다. 두 사이트는 자전거여행을 테마로 탄탄하게 잘 정비되어 있으며 게시판에서는 사이트를 드나드는 동호회원들의 빠르고 상세한 답변도 접할 수 있다. 일본 자전거 여행계획을 세우시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전에서 부산까지는 KTX를 예약했다. 철도공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가입하고 기차시간을 검색하다보니 예약과 발권까지 집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홈티켓이라는 제도다. 출발과 귀국시 모두 부산항의 배 시간을 기준으로 1시간 반 정도의 시차를 두고 기차를 예약하여 발권까지 마쳤다. KTX를 예약한 대전역 주변에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차를 두고 대전까지 버스로 이동할까도 생각했다. 역시 자전거와 여행 짐을 생각하면 대중교통 이용은 너무 무리라 판단되었다. 이곳저곳 알아본 결과 대전의 하상 주차장에 열흘간 맡겨 두기로 결정했다. 주차요금도 상당했으나 불편을 겪는 대신 지불하는 대가다. 어딜 가나 그놈의 차가 문제라니까. 환전은 외환은행사이트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했다. 일정액 이상은 여행자보험을 들어준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현지에서의 전화통화는 휴대폰 로밍서비스를 이용할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받는 전화까지 국제전화요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말에 전에 사용하던 월드폰 카드를 구입하기로 했다. 3만원 이상의 카드에 여행자 보험이 붙어 있어 아내 것은 그쪽을 이용했다. 여행자 보험은 낭비일 듯싶지만 들어두고 떠나면 왠지 마음이 든든해서 좋다. 그리 부담되지 않는 보험료로 편안한 마음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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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알닭님이 여행갔다 오신건가요?
아니오~~~ㅋㅋ
우리도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