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타이쿤(Venture Tycoon)
- 개발/제작사 : 애니미디어
- 장르 : 경영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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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시일 : 2001/06
- 장르 : 경영 시뮬레이션
- 난이도 :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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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소 시스템 : 펜티엄 II 233MHx/램 32MB/HDD 200MB/다이렉트 7.0
- 권장 시스템 : 펜티엄 II 333MHz/램 128MB/HDD 200MB/다이렉트 8.0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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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국내에 벤처 열풍이 몰아치고 있을 때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것을 소재로 한 게임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열풍이 산들바람이 된 상태지만 혹자는 진정한 벤처의 신화는 이제부터라고 말하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소위 쭉정이를 가려내는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게이머들 중에는 한번쯤 벤처 창업의 유혹을
받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창업이라는 것이 말은 쉬워도 실천하기란 미팅에서 자진해서 폭탄녀를 껴안고 자폭하는 것보다 어려울
것이다. 창업하고 싶은 게이머들은 이 게임을 통해 자신의 경영능력을 평가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게임 이름에 ‘타이쿤’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만
봐도 이 게임이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
그렇게 인기를 끄는 장르는 아니지만 의외로 마니아층도 두터운 편이다. 정통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은
아니지만 ‘롤러코스터 타이쿤’이나 ‘심즈’ 등
건설 시뮬레이션 장르가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정통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의 대표로 꼽는 게임 중에 1996년에 출시되었던 캐피탈리즘(Capitalism)이라는 게임이 있다. 이 게임은 쉽게
설명하면 돈 놓고 돈 먹는 게임이었다. 실제 주식시장을 방불케 하는
방대한 데이터는 게이머들을 감탄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것뿐. 너무나 많은 그래프와 도표 때문에 게이머들은 곧 이 게임에 식상하고 말았다. 만들기는 잘 만들었지만 흥미로운 요소가 너무나 결핍돼 있었던 것이다.
벤처 타이쿤은 단순히 숫자와 그래프만을 가지고 노는 게임은 아니다. 개념상으로는 심즈와 캐피탈리즘을 결합한 느낌이 들지만 캐릭터의 아기자기한 모습은 ‘패스트푸드’와 많이 닮았다고 볼 수 있다.
경영 시뮬레이션이 갖고 있는 정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흥미로운 요소를 많이 삽입해 게이머들이 식상하지 않게 구석구석 베려한
모습이 보인다.
벤처 타이쿤은 건설과 경영 두 가지 요소로 이뤄져있다. 일단 게임을 시작하면 게이머들은 자신이 직접
운영할 사무실을 꾸미게 된다. 이 부분에서 ‘심즈’를 떠올리게 되는데, 바닥에 까는 타일에서부터 화장실 수도꼭지 등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게이머가 직접
지정할 수 있다. 그 다음 해야할 일은 사원들을 고용하고 무엇을 해서 먹고 살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다.
사원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능력에 따라 연봉이 다르기 때문에 개발이면 개발, 영업이면 영업에 맞는 적절한 사원을 채용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이렇게 사원을 뽑았으면 벤처 기업답게 연구개발을 하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런 프로젝트는 약품개발이 될
수도 있고 군사제품을 만들 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몇 개월에 걸쳐 프로젝트를 끝내고 상품이 만들어지면 홍보를 해서 판매해야 한다. 아무리 제품을 잘 만들었다고 해도 팔리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략적인 벤처 타이쿤의 게임 흐름에 대해서 언급했다. 이제 좀더 세세한 부분을 파고 들어보도록 하자. 이 게임의 그래픽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주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다. 첫 도입부분도 마찬가지고 실제 게임 그래픽도 그렇다. 게임에 등장하는 직원들은 전부
3D로 제작된 캐릭터들로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듯한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다. 등장 캐릭터들은 3등신으로 제작되어 SD 캐릭터의 귀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사무실 공간을 구성하는 각종 인테리어의 질감은 대체로 부드러운 톤을 사용하였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인테리어 항목에 들어가는
아이템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실제 벤처 사무실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아이템들이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아이템들을 적절히 사용해 사무실을 쾌적한 분위기로 가꾸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바로 직원들의 만족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은 같은 상황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단조로와 질 수 있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게임에는 다양한 이벤트가 돌발적으로 발생한다. 갑자기 사무실에 불이 난다든지
거지가 찾아와서 동냥을 한다든지 아니면 조직 폭력배에 시달리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런 화면들을 깔끔한 애니메이션 컷으로 처리하긴 했지만 동영상으로 제작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인터페이스는 특별한 점이 없다. 심시티류의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을
진행해 본적이 있는 게이머라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메인
메뉴는 전부 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각 메뉴를 선택했을 때 하위메뉴는 우측에 새로운 창이 나타난다. 메뉴는 몇 개를 열어놓든 상관없지만 잘못하면 중앙 화면을 가릴 수 있으니 꼭 필요한 창만 띄워놓는
것이 좋다.
중앙 화면은 45도 각도로 돌려볼 수가 있는데 특히 인테리어 아이템들을 배치할 때는 꼭 필요한 기능이다. 예를 들어 세로로 긴 책상을 배열하려고 할 때는 화면 전체를 돌려서 적당한 위치를 지정해야 한다.
심시티의 경우 아이템 자체가 돌아가지만 여기서는 화면을 돌려야하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다.
이 게임에서 중요하고도 어려운 개념은 바로 재정부분이다. 게이머가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히만 있어도
사무실 임대료나 직원 월급이 나가기 때문에 잠시도
헛되이 시간을 보내서는 안된다.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은행에서 대출을 하거나 엔젤투자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여유가 된다면
주식투자를 통해 돈을 벌 수도 있다. 주식은 잘만하면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버는 돈의 몇 배를 단숨에 벌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생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벤처 타이쿤은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는 특이하게 온라인 게임이 지원된다. 온라인 게임은 싱글 게임과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며 다만 게임을 잠시 멈췄다가 진행할 수 있는 기능을 사용할 수가
없다. 필자가 온라인 게임에 들어갔을 때는 자꾸 서버 밖으로 튕겨서
게임을 제대로 진행할 수가 없었는데 지금쯤은 새로운 패치가 발표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벤처 타이쿤의 최대의 적은 아마도 버그가
될 것이다. 아무런 패치가 나오지 않았을 때는 게임 중간에 자주 윈도우로 튕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7월 7일 현재 v1.0.11 패치가 나오면서
이런 점은 크게 줄어들었으나 이사를 한다든지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되면 원인을 알수 없는 튕김 현상이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적인 버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바로 인공지능이다. 보통 인공지능 하면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나 쓰일 것 같지만 사실 이런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에서의 인공지능도 상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 게임에서는 각 사원들에게는 다양한 능력치가 존재한다. 이것은 그 사원에게 어떤 업무를 맡겨야할 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세분화된 능력치는 게임상에서 큰 의미를 발휘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그냥 체력이 높은 사원을 데리고 해당 업무에 투입한 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당 업무의 능력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비싼 돈을 주고 특정업무능력이 뛰어난 사원을 고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또한 사무실의 인테리어도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사무실의 인테리어는 곧 근무환경과 연관이 있지만 아무런 장식도 하지
않고 게임을 진행해도 큰 문제없다. 물론 사무실 직원들은 계속 불평을 하지만 무시하고 체력관리만 꾸준히 하고 가끔 바캉스만 간다면
큰 이변 없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가 있는 것이다.
사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은 아주 복잡한 게임이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각 파트별로 구분된 것들이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만일 몇몇 특정 요소만이 게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면 계속해서 그 부분만 향상시키면 되기 때문에 잘못하면 지루한 게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액션의 요소가 거의 없는 경영시뮬레이션 게임이 노가다 게임이 된다면 그것보다 치명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만일 다음 번 패치가 나온다면 이러한 인공지능상의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