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지금까지 왔다. 처음엔 건강상의 이유와 심리적인 이유가 맞물려서 시작하였다. 3월과 4월 물에 적응하기부터 배영까지 배웠지만, 유독 나만 물에 뜨지 않았다. 실력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권유로 중급으로 올라가서 자유형 팔꺽기와 평영을 배웠지만, 자유형 팔꺽기만 익힌채, 5월과 6월 등록을 포기하고 6월에 처음 배웠던 수영강사에게로 갔다. 6월부터 다시 기초를 시작한 셈이다.
내가 집중적으로 훈련받은 것은 발차기와 호흡과 물에 빠졌을 때 물속에서 넘어지지않고 일어서는 법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유형으로 일명 뺑뺑이를 돌고 있을 때, 나는 강사의 지시로 보조물을 몸에 착용한채 여러가지 방법으로 발차기를 했다. 게다가 나는 수경을 쓰지 않은채 물속을 걸어다닐 것을 지시받기도 했다. 덕분에 나는 급한 상황에서 수경을 쓰지 않고 물속을 주시하며 수영할 수 있다. 그렇게 기초만 2달을 다시 하였다. 그리고 나서야 나는 우리반 사람들과 함께 수영진도를 나가기 시작했다. 7월부터 자유형에서 크롤을 배웠다. 나는 이미 배워서 영법을 알고 있었고, 강사도 기억하고 있었지만, 강사는 처음부터 다시 가르쳤고 나는 강사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때의 결심은 강사가 일년내내 발차기만 하라고 시킨대도 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진도가 늦어도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그 강사는 내게 수영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발차기니 발차기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진도가 나가는 중간중간에도 물 속에서 눈뜨는 법, 잠영하기, 그리고 발차기 등을 틈틈히 하라고 했다. 평영에 들어간 것은 8월, 2개월여를 발차기에 집중하였던 것 같다. 10월경부터 웨이브타기등 접영 기초에 들어가서 12월 까지 스타트와 턴까지 했다. 그리고 그 수영강사는 수영장을 그만두고 떠났다.
내가 그 강사에게 배웠던 기간이 9개월간이었다. 아직 폐활량과 지구력이 약해서 장거리는 하지 못한다. 겨우 25m가서 쉬지만, 적어도 25m를 가는 동안에는 그 누구에게서도 수영폼만은 뒤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 후로 강사가 바뀌어도 자세가 가장 좋다는 칭찬을 받는다. 그럼에도 나는 늘 맨 뒤에서 수영을 한다. 수영폼은 좋지만 내 한계는 25m이기 때문이다. 나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강사가 가르쳐준대로 하지 않는데도 수영을 해서 잘 간다. 때로는 호흡도 하지 않은 채 25m를 가는 분도 계신다. 턴하면서 호흡을 하시는 모양이다. 어쨌건 그 분들은 10바퀴, 즉 500m는 쉬지 않고 가뿐히 수영을 하신다.
이제 나는 50m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폼이 망가진다 싶으면 더 이상 가지 않는다. 어차피 폼을 제대로 갖추면서 수영하려고 맘 먹었으니 폼을 망가뜨린 수영은 아무리 오래, 그리고 빨리 할 수 있다고 한들 소용없기 때문이다. 25m 수영하고 갔다가 숨을 몰아쉬고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수영량은 아주 적다. 그리고 때로는 내 폼을 잘 못보는 사람들은 내 수영솜씨에 대해서도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다지 상관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주 즐겁다.
다른 일들도 지금 내가 수영을 하는 것처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늘 망가진 폼을 눈을 질끈 감고 무시하려고 한다. 힘들다. 어떤 일을 즐기면서 한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지만, 승부를 내야하는 일에는 즐거움을 포기해야하는 아쉬움이 따른다.
첫댓글 즐길수 있으면 좋은게 아닌가 싶습니다.저도 수영배우고 싶은데 아직 도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