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 108년 1월 8일 에 소자녀 현숙 명숙 양전,은전 , 정근 소자녀 등은
두어줄 애사를 받들어 아버지 존영 전에 고백하옵나이다
오호 아버지시여 이제 영영 열반의 길을 떠나시었습니까
아버지의 병고가 깊어져 아버지와의 이별을 준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급작스럽게 떠나시니 황망하고 송구스러운 마음 금치 못하겠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저희들을 낳으사 자력없는 연약한 몸을 길러내실제
온갖 수고를 잊으시고 모든 사랑을 이에 다하셨으며
철없는 마음을 지도하실때에 매우 엄하게 때로는 자비로움으로 때로는 자력으로 일어서도록 지켜봐 주신 은혜의 힘으로
저희들은 차차 자력을 얻어서 이 사회의 일꾼으로 성장하여 살 수 있는 정신의 힘을 길러주셨습니다.
오늘날 저희들의 행복한 생활은 모두 아버지의 정성과 공덕의 결과입니다.
평소에 아버지께서는 부모 없이 몸 받는 사람 없으니 부모에게 효도하고 조상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그리고 순국선열의 정신을 우리가 받들어 모셔 그 정신을 후세에 알려야 하는 투철한 애국정신을 저희들에게 강조하셨습니다.
저희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그 당시에는 고이 받들지 못하고 저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며 그런 아버지가 못마땅한 적도 많았습니다.
이제 조금 철이 들어 아버지를 회상해보니 아버지의 지극정성 효심과 애국 정신을 저희들이 오롯이 체받아 살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닫게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아버지! 아버지는 또한 평소에 말씀하셨지요. 아버지 산림녹화사업의 공을 어떤 공무원이 가로채어 억울하다고 하셨을 때 저희들은 자식들은 돌보지 않고 쓸데 없는 일에 열정을 쏟아 엄마와 자식들을 고생시킨 아버지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젊은 날 공익에 헌신하셨던 열정과 정성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저희 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불생불멸과 인과의 이치로 아버지의 쏟아놓으신 공력은 언젠가는 아버지의 공덕으로 되받을 것을 믿사오니 아버지 부디 지난생에 쌓아두신 마음속 응어리 모두 내려놓으시고 저희들의 정성과 기도에 마음을 연하여 주시기 간절히 바라옵니다.
아버지! 철이 없어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였음을 용서하여 주시고 저희들에게 가졌던 서운한 마음 또한 다 잊으시고
오직 청정 일념의 마음으로 부처님의 대도에 근원하여 모든 미혹을 초월하여 인연 따라 몸을 나투실 때에 반드시 수행에 정진하시어 아버지가 이생에 이루지 못했던 서원 다음 생에 꼭 이루어져
널리 세상에 이익이 되고 아버지의 명예가 드높아져 자비로운 훈풍 날리는 공도자가 되길 마음 깊이 축원합니다.
아버지 존영이시여 하감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