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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좋은글/영상작품/동영상 스크랩 배추를 보면- 호소향
김세창(서울) 추천 0 조회 71 08.11.28 15:53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초 겨울이 시작되나요? 배추를 보면.... 산뜻하고 노란 고갱이를 보다 보면 어머니 속고쟁이 생각난다는 호소향님의 고은글이 가슴에 와 닿는 계절이기도 하구요. 서로 서로를 사랑하는 주말이 되소서
          
          
          

          배추를 보면

          작가: 호소향



          배추를 보면 어머니의
          속고쟁이가 생각난다.
          나일론 속치마는 헛것이라며
          노상 걸치고 아끼시던
          넉넉하고 촌스런 어머니의
          속곳들이 떠오른다

          거칠거칠 풍겨오는 어머니의
          손등 냄새처럼 배추 잎마다
          한잎 한잎 속속들이
          고향 흙 냄새가 배어온다

          꼭 우리 어머니처럼
          맵시라곤 전혀 없이 불룩한
          속고쟁이를 속곳 위 단속곳 밑에
          겹겹이 걸쳐 입은 통배추

          그 넉넉한 속살 속엔 세상살이
          슬픔이며 아픔이며 인고의 물기가
          아리아리 배어서
          오히려 입동의 아침이 싱싱하게 다가오는 것인가

          속속들이 품안으로
          노오란 고갱이들을 자식처럼 아껴 품고
          이 추운 세상 견디기 위해
          여러 겹 다독여 입은
          어머님의 속고쟁이

          땀땀이 누빈 고쟁이
          그 속에 단내음으로 숨겨 있던
          어머니의 속살 냄새
          그것이 바로 배추 냄새인지
          어머니 삶의 향기인지
          나이 사십이 넘어 이제
          겨우겨우 알 것만 같다


    Music: Mozart
    - Clarinet Concerto in A KV 622(2악장)/Ada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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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 작성자 08.11.28 15:57

          첫댓글 아주 먼 저멀리 용문산이 보이고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두물머리)를 보면 그리운 고향이 떠오릅니다. 이맘 때면 시 낭송회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 배추를 보면 " 되뇌곤 합니다.

        • 08.11.28 17:20

          김용사 고향이 어디신데? 좋은 시 즐감했습니다.

        • 작성자 08.11.29 05:43

          쉼 박사님 저의 고향은 위 그림에 보이는 오른쪽 강줄기인 남한강의 한 갈래 최 상류 중에 하나인 속리산 과 화양 구곡 중간에 위치한 산골입니다.

        • 08.11.30 02:05

          딱 붙는 내복 하나보다 헐렁한 속곳 두개가 훨씬 편합니다. 저도 딱 달라 붙는 내복은 안 입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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