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6월 <글나루> 18호>
인문학의 고향 --- 문화사랑방 인서점
앞표지 – 노무현 골고다의 언덕 부엉이바위에 서다
* 때리면 맞고 끌고 가면 갇혀라 ---김대중 어록 --1
서평1. <느린희망>--유재현------------7
* 우리 가족도 시국선언에 동참합니다 ‘시국선언문’ --12
서평2. 박범심의 소설 <고산자>--------15
* 인서점 산촌문화제 소식---------------------표지
<인서점 가족의 영결식장 참석>-표지 뒤
----------------------------------------------
------------------------------------------------
<6월의 민주주의 지킴이>
"민주주의는 싸우는 자, 지키는 자의 것"
근래, 참으로 희안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땅의 청년학생들은 거의 돼지가 되어 가고 지식인들은 말 장사가 되고 진보정당의 일꾼들이 청맹과니가 되어 한치 앞에서 미래, 이상, 진보, 희망을 발견하고자 하다가 동지를 적으로 적을 동지로 인식하는가 하면 가정주부는 투기꾼 직장인들은 단지 일개로 전락하는 중에 오직 한 노인이 깨어나 외치고 있습니다. 바로 전 대통령 김대중 입니다. 간디에 비유되고도 남을 만 하네요. --------인서점아저씨
때리면 맞고 끌고 가면 갇혀라, 그게 어려우면 하다못해 담벼락을 보고 욕을 해라.
아래의 발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5일 6·15 공동선언 9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 30여 명과 자택 부근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하면서 한 말이다. 그날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감정에 북받쳐 울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고, 참석자들은 이를 듣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한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의 격정에 찬 직설화법 전문 발언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반드시 지는 길'도 제시했다. "탄압을 해도 '무섭다', '귀찮다', '내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해 행동하지 않으면 틀림없이 지고 망한다. 모든 사람이 나쁜 정치를 거부하면 나쁜 정치는 망한다. 보고만 있고 눈치만 살피면 악이 승리한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최근 정국과 관련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민주주의의 위기가)너무 급해졌다. 기가 막히다"고 탄식한 뒤, 마하트마 간디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비폭력 불복종 운동을 예시로 들었다. "폭력투쟁을 해서는 안 된다. 성공할 수 없다. 성공해도 결과가 나쁘다. 인도의 간디는 영국과 싸울 때 비폭력으로 했다. '비폭력 비투쟁'이 아니라, '비폭력 전력투쟁'으로 했다. 투쟁해야 하지만 폭력투쟁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투쟁을 안 하는 것이 낫다."
"민주주의는 싸우는 자, 지키는 자의 것" 그는 이어 "모두가 어떤 형태든 자기 위치에서 행동해서 악에 저항하면 이긴다"며 "많은 국민들을 동원하되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때리면 맞고 잡아가면 끌려가고, 여기저기서 그렇게 하는데 (정부가) 어떻게 하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현 시국 극복 방법에 대해 "모든 사람이 공개적으로 정부에 옳은 소리로 비판해야겠지만, 그렇게 못 하는 사람은 투표를 해서 나쁜 정당에 투표하지 않으면 된다"며 "많은 사람들이 나쁜 신문을 보지 않고, 또 집회에 나가고 하면 힘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주주의는 싸우는 자, 지키는 자의 것"이라면서 "싸우지도 않고 지키지도 않고 하늘에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이명박 정부가 중도 실용과 서민 행보를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김 전 대통령은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해서 궁여지책으로 그런 것"이라며 "백성의 힘은 무한하고 진 일이 없다, 저항하지 않고 굴복만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머지않아 남북관계는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정부와 여당 내에서 위험한 소리가 있는데 조상과 후손에 대해 죄를 짓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 오마이뉴스
[전문] 김대중 전 대통령의 25일 오찬 발언
내가 요즘 밤에 잘 때 내 아내와 손을 잡고 기도를 한다. '예수님!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민생경제와 남북관계가 모두 위기입니다. 이제 나는 늙었습니다. 힘도 없습니다. 능력도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루아침에 이렇게 됐습니다. 걱정이 많지만 저는 힘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실 수 있는 힘이 있으니 제가 최대한 일할 수 있도록 저희 내외를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하고 잠을 잔다. 정치·경제·남북관계 위기가 온 것은 사실이다. 지난 10년 민주정부를 생각하면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너무 급해졌다. 기가 막히다. 나는 이기는 길이 무엇인지, 또 지는 길이 무엇인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반드시 이기는 길도 있고, 또한 지는 길도 있다. 이기는 길은 모든 사람이 공개적으로 정부에 옳은 소리로 비판해야 하겠지만, 그렇게 못하는 사람은 투표를 해서 나쁜 정당에 투표를 하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나쁜 신문을 보지 않고, 또 집회에 나가고 하면 힘이 커진다. 작게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된다. 하려고 하면 너무 많다. 하다 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을 할 수도 있다.
반드시 지는 길이 있다. 탄압을 해도 '무섭다' '귀찮다' '내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해 행동하지 않으면 틀림없이 지고 망한다. 모든 사람이 나쁜 정치를 거부하면 나쁜 정치는 망한다. 보고만 있고 눈치만 살피면 악이 승리한다. 폭력투쟁을 해서는 안 된다. 성공할 수 없다. 성공해도 결과가 나쁘다. 인도의 간디는 영국과 싸울 때 비폭력으로 했다. '비폭력 비투쟁'이 아니라, '비폭력 전력투쟁'으로 했다. 투쟁해야 하지만 폭력투쟁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투쟁을 안 하는 것이 낫다.
간디는 집회 나갔다가도 폭력을 쓰면 돌아왔다. 폭력을 쓰면 다수가 모이지 못하고 그 자체로서 도덕성도 없다. 영국이 인도 총독부를 통해 소금을 비싸게 팔자 그것에 반대해 해안가로 가서 직접 소금을 구어 자급자족하자 영국이 굴복했다. 영국이 광목을 비싸게 팔자 직접 물레질을 해 베를 짜 옷을 지어 입자 영국이 굴복했다.
이렇게 민심이 돌아가는데 어떻게 하겠느냐? 마틴 루터 킹 목사도 비폭력으로 성공해 미국인의 존경을 받고 있다. 폭력을 쓰면 더 큰 폭력을 유발한다. 그 책임은 폭력을 쓴 사람이 지게 된다. 자기들 폭력은 적당히 넘기고 우리 쪽 폭력을 쓴 사람이 모든 것을 뒤집어 쓰게 된다. 그래서 폭력은 순리의 길도 아니고 계산상으로도 맞지 않다.
모두가 어떤 형태든 자기 위치에서 행동해서 악에 저항하면 이긴다. 적당히 하면 진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투쟁에는 많은 사람들을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비폭력 투쟁을 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을 동원하되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때리면 맞고 잡아가면 끌려가고, 여기저기서 그렇게 하는데 어떻게 하겠느냐?
최근 보수에서 중도로 돌아간다고 했는데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해서 궁여지책으로 그런 것이다. 백성의 힘은 무한하고, 진 일이 없다. 저항하지 않고 굴복만 하면 안 된다. 농노들이 5-600년 동안 노예로 살았지만 노동자들은 2-300년만에 정권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들이 각성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싸우는 자, 지키는 자의 것이다. 싸우지도 않고 지키지도 않고 하늘에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려선 안 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언젠가는 온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하면 빨리 오고, 외면하면 늦게 온다.
내가 나이 먹고 힘도 없어 일선에서 나서서 일할 처지는 못되고, 그렇게 할 생각도 없지만 마음으로 여러분을 격려하고, 여러분이 잘 할 수 있도록, 성공의 방향으로 가도록 경험을 이야기해 주려고 한다. 여러분은 연부역강(年富力强 : 나이가 젊고 기력이 왕성함) 하니 하루도 쉬지 말고 민주화, 서민경제, 남북화해를 위해 힘써 달라. 남북관계와 경제는 풀릴 것이다.
머지 않아 남북관계는 대화가 시작될 것이다. 확고한 생각을 가져야 한다. 민족끼리 절대 전쟁해선 안 된다는 것을 굳게 지켜야 한다. 정부와 여당 내에서 위험한 소리가 있는데 조상과 후손에 대해 죄를 짓는 일이다.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오마이뉴스
l 원고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이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l 시, 수필, 소설, 기행문. 칼럼, 그림, 사진, 만화 등을 기다립니다.
------------------------------------------------------------------------
------------------------------------------------------------------------
83) 2009.6월 <글나루> 서평1
앞은 아니다, 뒷걸음에서 희망을…
<느린 희망> 유재현 지음
“승리할 때까지”
이 말은 체 게바라가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에 승리의 깃발을 꽂아 놓고, 볼리비아로 떠나면서 남긴 말이다. 승리할 때까지! 승리할 때까지~ 아! 얼마나 멋있는 말인가. 그러자 세계의 젊은이들 특히 자본주의의 젊은이들은 열광했고 가슴속에는 혁명의 열기로 활활 타 올랐다. 그러나 이내 그 찬란했던 혁명은 세계의 모든 광장에서 교살 되었다. 그렇더라도 쿠바의 광장은 여전히 노래한다.
교살 된 모든 혁명에게 / 박물관에 모셔진 모든 혁명에게
혁명이란 영구한 것임을
적의 이름으로 / 발전의 이름으로 / 탐욕의 이름으로
부정해 버린 자들에게 주는 / 가장 소박한 진리 한 점
‘모든 거리에 희망을’
그런데, 문득 생각나는 게 있다. 전 농림수산부 장관 김성훈님은 모처럼 해외여행의 기회를 잡은 젊은 사람들이 출국인사라도 갈라치면 의례 쿠바를 가 보란다. 그러나 쿠바, 그 쿠바를 누가 모르겠는가. 이미 알 것은 다 알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미국의 발치 끝에서 어른 대다가 걸핏하면 고 원수 같은 미 제국주의의 발길질에 얻어 채이고 코피를 철철 흘리는 그런 나라라는 걸 말이다. 뿐인가. 망가질 때로 망가진 나라의 경제는 고사하고 가난에 시달리는 국민의 삶은 이제 더 이상 이상과 혁명 그리고 사회주의라는 가치를 주장하기엔 스스로의 자존심이 바닥에 이르렀지 않은가 말이다.
좀 우스운 말이지만, 이유는 간단하지만 그러나 여기엔 실로 역설적인 지적유희가 내재하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다 알다시피 쿠바는 앞으로 가는 나라가 아니라 미국에 얻어 맞으면서부터 발전이 아니라 퇴보라는 역사의 뒷걸음질을 하는 나라다. 다시 말해서 역사가 발전해 가야 할 미래가 아니라 그 반대 방향인 과거로 돌아가는 그런 희한한 지구상에서 오직 하나밖에 없는 나라다. 아주 역설적인 그러나 대단히 역사적인 연설로 평가되고 있는 카스트로의 연설 한 대목을 들어보자.
카스트로는 “지구촌의 생태, 그리고 환경문제는 곧 지구촌의 남북문제이며 빈곤과 굶주림의 문제다.” 라는 말로 쿠바의 문제를 지속 가능한 지구촌의 문제로 제기하면서 동시에 그는 이 지구촌 문제를 카스트로 자신과 쿠바가 먼저 국내 문제로 인식하고 쿠바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말이 아니라 정책으로 제도화 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곧 바로 생태 환경문제를 국내의 최고정책의 근간으로 끌어 들여 정책의 한 가운데 세운다. 이 지속 가능한 생태 환경정책도입의 결과 98년 당시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태환경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관타나모주의 수력발전 계획을 중단하게 되지만, 이어서 카스트로는 “모든 과학지식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할 뿐만 아니라, “외채에 앞서 생태에 진 빚을 먼저 갚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더 이상 환경을 파괴하는 생활양식과 소비습관”을 “세계로부터 이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선언한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 세계와 함께 쿠바의 역사를 돌리던 자본주의 엔진과 그 자본주의의 결과 물인 문명을 거부하는 말 아닌가. 제정신을 가지고는 하지 못할 말이다. 이는 바로 쿠바가 문명이라는 이름의 발전과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역사를 가지고 가겠다는 말이 아닌가.그러나 이는 분명 쿠바 최고지도자자 카스트로의 말이다. 그는 분명 무엇인가를 보았기 때문이다. 카스트로는 분명 역사발전의 앞길에서 희망이 아니라 절망과 재앙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던 길을 돌아서고자 결심하고 있는 것이다. 생태를 파괴하는 자본주의와 그 결과 물인 문명을 거부함으로써 동시에 절망과 재앙과도 결별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선택한 것은 비록 느릴지 모르지만 미래의 재앙과 완전하게 결별한 재앙 없는 희망이다. 이는 오히려 느린 것이 아니라 어쩌면 빠른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비록 느리지만 올바르고 제대로 된 발전, 쿠바 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인류가 지속 가능한 희망과 이상을 향해 나가기로 결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인서점아저씨가 늘 말하는 역사의 반환점 이론과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말이지 않은가… 음~ 그러고 보니 인서점아저씨도 참으로 위대하지 않은가. 신기하지 어쩌면 이렇게 두 사람의 말이 똑 같단 말인가. 하여간, 그 후 세계가 다 카스트로와 사회주의와 혁명과 쿠바에 한 것 조소를 보내고 조롱을 했듯이 쿠바 민중들의 고생은 이루 형언 할 수 없었다. 자동차 대신 말이 구루마를 끌었고 농장에서는 사람과 말들이 땀을 흘려야 했다. 사탕수수는 수출이 아니라 쿠바에너지의 공급원이 되었으며 고층 빌딩은 하루가 다르게 무너져 내리고 거리는 지저분해 졌다. 모든 일이 사람들의 육체적 노동에 의존함으로써 땀과 눈물은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꼭 들어 맞았다. 그들의 이 역사적인 실험에 지금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신들조차 이제는 자신들의 삶의 방식에서 어떤 희망이 움트고 있음을 현실적으로 느끼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건 분명 지구촌의 그리고 인류의 희망이 깃든 새로운 삶의 방식이라는 데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래서 였을까. 아니면 아직도 사회주의의 혁명을 그리워하는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영원한 혁명가 체게바라를 그리워하는 마음에서일까. 그들의 광장은 언제나 혁명의 함성이 울리고 있다. 그러나 어쩌면 그 함성은 거대한 원수 미국을 향한 저주인지도 모른다.
하여간, 지금 우리가 느끼는 것은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가 쿠바라는 광장에 심어놓은 혁명이라는 나무에 이제 막 희망이라는 움이 돋아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애초에 이 섬에 상륙한 콜럼버스는 이렇게 적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새들은 마치 “나는 결코 이곳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 라고 노래하는 듯 하다’고 적었다. 그러나 누가 알았으랴, 그 날로부터 꼭 19년 뒤 이 아름다운 쿠바는 피로 물들었고 수 많은 인디오들은 노예로 팔려나갔다. 이를 두고 이 책의 작가 유재현은 ‘그 때부터 새들은, 피를 토하며 울었다.’라고 쓰고 있다. 쿠바의 아픈 역사에 돋아나는 움이 쿠바에 그리고 인류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이제 카스트로나 아니면 체 게바라의 문제라기보다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생각이다.
2009년 6월 28일 <문화사랑방 인서점> 글나루의 도사공 아저씨
---------------------------------------------------------------
---------------------------------------------------------------
6월의 아름다운 사람들
* 인서점 까페에 올라온 글입니다. 두레네 가족의 시국선언이 우리의 미래를 만들고 있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문화사랑방 인서점
--------------------------------------------------
우리 가족도 시국선언에 동참합니다
“심하다...”
“광주도 아니고..”
“너무 하는 거 아냐?...”
6월 항쟁 22주년 기념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경찰이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방패로 머리를 찍고, 옆구리를 가격하는 장면의 뉴스 보도를 본, 중3 아들이 혼자 중얼거리는 말이다. 아들의 이 말을 듣는 순간 내 머리가 띵...해졌다. 아들의 입에서 “광주도 아니고...”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을 다니던 시절... 80년 광주의 진실을 처음 접하고 심한 충격을 받았다. 내가 그 당시 충격을 받은 것처럼, 중3 아들도 경찰의 폭력진압 장면이 충격이었던 것 같다.
그날이후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현 시국에 대한 각계 각층의 시국선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얼마전에서는 평범한 아줌마, 아저씨들의 시국선언도 있었다. 그러나 현 정부는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을 마치 일부의 주장인 것 처럼 무시하고 여전히 국정쇄신의 의지가 없는 듯 하다. 정말이지 전 국민이 시국선언이라도 하지 않으면 2MB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 시국선언을 위한 가족회의를 열고 그래서 생각해 봤다. 전 국민이 시국선언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면 이제 가족단위로도 시국선언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중3, 중2 아들 둘과 부인한테... “우리가족 시국선언”을 해보자고 제안을 했다.
중3, 중2 아들들은 조금 갑작스러운 제안이다 보니 조금 망설여 했고, 부인은 재미있겠다며 반색을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가족은 시국에 대한 토론을 시작했다. 다 모여 토론할 시간이 잘 안나와 내가 먼저 아들 둘과 이야기를 했고, 나중에 부인까지 함께 토론을 했다. 그리고 그 토론한 내용을 정리하여 시국선언문을 작성을 했고, 다 같이 읽고 수정 보완해서 선언문을 확정했다. 가족과 시국선언 토론해보니, '새로운 소통' 요즘처럼 먹고살기 어렵고 바쁜데... 한가하게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고 시국선언문 작성할 시간이 어디 있겠냐고, 따지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나도 해보니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삼사일 정도 1~2시간 투자해서 가족들과 시국토론을 해보니 많은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요즘 세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들어 볼 수 있었고,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나도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이것 저것 찾아 보기도 하고, 한번 더 진지하게 현 시국을 생각하기도 했다. 더 많은 가족들이 이번 기회에 민주주의와 시국에 대한 토론을 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면 모두가 “가족 시국선언”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가족 시국선언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한 용산참사! 계약해지된 택배기사들을 위해 싸우다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박종태 열사 ! 전직 대통령을 자살까지 몰고 간 정치보복에 가까울 정도의 정치탄압 !
제2의 6월 민중항쟁을 촉구하며 목숨을 끊은 강희남 목사님의 절규에 가까운 죽음! 언제 터질지 모르는 남북간의 정치군사적 긴장 ! 요즘 뉴스를 보기 겁나고, 보고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러다가 우리 국민 다 죽는 거 아닌지...
마치 80년 광주를 연상케하는 경찰의 과잉 폭력진압, 87년 6월항쟁이 있기 전에 일어났던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죽음. 현 시국은 마치 87년 6월항쟁 전, 군사정권의 독재와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를 보는 듯하다. 최근 10년간 먹고살기 어렵고 힘들긴 했지만, 요즘처럼 경찰 폭력과 남북의 군사적 긴장으로 불안하지는 않았다.
현 정권에 비판적인 시민들이 하려는 집회나 문화제는 물론이고, 전직 대통령의 분향소 마저 경찰버스로 차벽을 쌓아 방해하는 행위는 과거 군사정권 때도 없었던 일이었다. 이는 심각한 민주주의 후퇴이며, 국민에 대한 국가 폭력이다.
이에 우리가족은 대한민국의 한 구성원으로서 현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헌법 21조에 보장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라. 서울시청광장에서 서울시민들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집회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
둘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은 우리민족이 하나되기 위해 꼭 지키고 실천해야 할 소중한 내용을 담고 있다. 6.15공동선언, 10.4선언 실천하고 남북군사긴장을 해소하라 !
셋째,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민생고가 심각하다. 서민들의 민생고에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99%의 국민을 희생시키고 1% 부자만을 위한 정책을 당장 중단하라.
2009년 6월 20일 우리가족(화열,영선,두레,가운) 일동
--------------------------------------------------------------------------------
--------------------------------------------------------------------------------
84) 2009.6월 <글나루> 서평2
‘민중 김정호’, 국가의 ‘프레임을 그리다’
박범신의 장편소설 <고산자>
‘노무현 전 대통령서거’라는 아니 사실상 현직 대통령에 의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법적 모욕과 심리적 압박에 의한 살해로 이해될 수 밖에 없는 실로 전무후한 대한민국 정치현실의 반민주적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했으나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인서점아저씨도 잊어버리기엔 힘에 버거웠던지…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듯 허전한 마음을 기대고자 ‘이 땅의 죽어가는 민주주의를 짊어지고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져 가는 노무현을 살려내서’ 일찌감치 노무현이 1994년에 쓴 <여보, 나 좀 도와 줘>라는 수필집을 골라 메모를 해 가면서 꼼꼼히 읽고 서평까지 썼으나, 발송직전 다시 생각해보니, 비록 이 책이 우리 현실에서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운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 정치인의 깨끗한 양심과 민주주의에 대한 그리고 민중에 대한 제대로 된 식견과 좌표인식 그리고 또 아름다운 진실을 확인 할 수 기회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꽤 읽을만한 대단히 좋은 수필임에도 불고하고 이 이야기는 여전히 ‘흘러간 우리 정치판의 진부한 이야기’의 범위를 넘어설 수 없다는 생각에서 아니 독자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마음을 독하게 먹고 심재법팀장과 상의한 결과 버리기에 대단히 아깝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심팀장의 권유에 따라 박범신의 장편소설 ‘고산자’에 <글나루> 추천도서 선정의 주사위를 던지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이 책 ‘고산자’를 뽑았다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다음 기회를 보자는 미련을 남기고자 한다.
서평작업을 위해 꼼꼼히 메모를 하면서 다 읽어 내린 다음 필자는 앞장 뒤쪽에 부록으로 붙어 있는 ‘대동여지전도’와 ‘대동여지도’ 두 장을 거의 한 시간이 넘도록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다가 그만 넋을 잃었다. 아! 과연 고산자 김정호는 우리의 사랑을 받을 만한 위인이었구나 하는 존경의 마음과 고마움이 대동여지도 위에 가득히 쌓이는 걸 느꼈다.
작가 박범신이 후기에서 솔직히 털어 놓고 있듯이,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고산자 김정호 그리고 대동여지도에 대한’ 작가 박범신의 오랜 궁금증’에 대한 답이며 그 답이 엮어낸 뼈대와 살일 뿐이다. 다시 말해서 이 이야기는 소설이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 그의 상상력은 단순히 사적 궁금증으로 엮어낸 허구에 불과한가. 아니다. 그의 ‘오랜 궁금증은’ 그리고 ‘그 궁금증에 대한 오랜 추궁’은 결국 우리의 인문학적 상상력과 뿌리를 맞대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다 그가 소설 ‘고산자’를 심문했던 답은 바로 우리가 우리 역사에 질문 하고자 한 바로 그것이었다. 역사가 누락한 아니 누락을 강요한 민중의 역사였던 것이다.
하여간, 작가 박범신이 “나는 늘 궁금했다”며 ‘고산자 김정호는 누구일까?’ 하며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묻고 또 물어왔던 그 ‘고산자 김정호’에 대한 ‘오랜 궁금증’이 무엇이었나 들어보자. ‘소문대로 백두산을 아홉 번 열 번’쯤 올랐을까. 또 ‘너무도 상세히 지도를 그린 나머지 첩자로 몰려 끝내 옥사하지는 않았을까?’ 그처럼 ‘지도에 미쳐서 돌아 다녔다 하니 과연 먹고 입는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결혼을 했을까 못 했을까? 또는 자녀는 있었는가? 혹 천주학을 하다가 대원군한테 붙잡혀 죽지는 않았는지… 혹 문등병 환자는 아니었을까…’
그리고 작가 박범신은 고산자 김정호에 대한 섭섭함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 속으로 가져가서 진득하게 담아 놓았다. ‘그는 도대체 왜, 압록강 하구의 ‘녹둔도’나 또 중국과 아라사가 서로 제 땅이라고 우겨대는 두만강 하구의 ‘신도’는 대동여지도에 그려 넣었으면서도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그렇게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초등학교 애들까지 나서서 노래를 불러대야 하는 ‘독도는 그려 넣지 않았단 말인가?’ 그래서 사람들의 입 초사에 올라야 하는가?’
그런데 참으로 궁금하기 짝이 없는 건 무어니 뭐니 해도 도대체 이 조선시대 최고의 베스트쎌러일 수 밖에 없는 ‘대동여지도’의 작가가 어떻게 ‘고향은 물론 출생과 죽음, 심지어는 조선시대 우리 민족이 그렇게 아껴서 사용하곤 했던 본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냐?’고 작가 박범신 뉘겐지는 모르지만 따지고 들면서 해도해도 너무 하다는 것이다. 도대체 그놈의 신분제가 뭣이길래 이 위대한 인물에 대하여 까지 그 위대한 작업의 성과를 깡그리 무시하는 푸대접을 넘은 무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단 말이냐는 것이다. 조선시대의 이런 ‘완강침묵의 힘’은 무엇인가 고 따져 묻는다.
하여간, 박범신의 상상은 제법 선이 굵어서 우리의 발길과 맘 길을 무겁게 하는 대목이 드문드문 해서 독서의 재미를 잠시 허물어뜨리는 점도 없지 않으나 그러나 오히려 그런 점들이 늘 배고픈 우리의 인문학적 상상력을 돋워주고 채워주는 데가 있다는 것은 늘 소설이 주는 가벼움의 실망을 벗어나게 해서 오히려 흠보다는 득이 있음을 지적해 두지 않을 수 없다.
이를테면 무슨 원한의 끈이라도 매여져 있는 양 아버지를 죽인 현감이 고산자로 하여금 ‘이 땅 삼천리의 산천과 그 산천이 품어 안고 있는 길을 찾아 떠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는데 그 후 고산자가 대동여지도를 다 그리고 드디어 이 위대한 작품을 세상에 내 놓기에 이르는 마지막 단계에서 또다시 그 악업에 의해 나라의 재상이 된 원수와의 비극적 해후를 통해 드러나는 선악에 대칭되는 민중과 양반의 그리고 진보와 보수의 문제라던가, 이야기 전반에서 김정호가 만나게 되는 최한기나 김병연 같은 양반관리와 지식인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이성과 양심이 살아 있어야 역사의 진보가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인간의 이상이라던가 민중의 희망이나 꿈이 역사의 진보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민중만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지배하고 있는 동력과 소통하는 작동의 에너지를 가지게 되었을 때 가능하다는 작가의 인문학적 성찰력을 내 보이는 현실에 대한 의견이라는 생각이다.
책을 다 읽고 고산자가 드텨온 산하를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그러자 머리 속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옆으로 제치고 환하게 떠오르는 것은 네비게이션이다. 목적지까지 가까운 길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 현재의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는가 벌금 딱지를 떼지 않도록 배려하는 카메라 위치까지 자신의 손바닥을 보듯 정확하게 안내하는 길의 정보, 그러나 알고 보면 이는 모두 김정호가 뿌린 생각의 씨앗이 자라서 이뤄낸 결과임을 누가 아니라 겠는가.
끝으로 여담 하나를 붙인다. 인서점아저씨 필생의 꿈은 뻥튀기 장사다. 구루마에 뻥이요! 기계를 싣고 한 사람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바람을 따라 구름을 따라 재를 넘고 물을 건너며 강산을 떠도는 것이었다. 사실 나의 이 꿈은 아내와 함께 가는 것이지만 그러나… 어쨌든 이 인서점아저씨의 독한 꿈은 수 년 전에 슬쩍 다가왔었다. ‘음~ 그래 떠나는 거야!’ 하고 결심을 하기도 했지만… 그러나 내가 그렇게 좋아하고 존경하는 우리 머슴아저씨의 세 녀석 애들과 아내를 하면… 결국 그래서 이 못할 짓을 피하기 위해 그 때부터 이 머슴과의 소식을 딱 끊고 말았더라… 이제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인서점아저씨는 그만 그 필생의 꿈을 접고야 말았다… 하더라. *
2009년 6월 26일 <문화사랑방 인서점> 글나루의 도사공 아저씨
-------------------------------------------------------------
알립니다.
* 다음 네이버 등 모든 국내 메일이 검색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해외로부터 오는 멜에 문제가 있습니다.
* 다만 해외멜은 검색이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 Hot 등 해외 멜 주소 하나 둘은 미리 설정해 놓읍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