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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것들을 위하여 문순태(소설, 순천대)
1985년 발행 / 강봉규 사진집 [고향]
언뜻 보기에 그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미감이 넘치게 표현하는 작가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는 '있는 그대로'가 아닌 심리적으로 혹은 철학적 관찰을 통한 '변화'를 영상으로 재창조해내는 작가인 것이다.
오랜 전남일보 사진부장 생활에서 얻어진 그의 예리한 기자적 안목과, 타고난 예술적 감각이 잘 조화를 이루어, 그의 작품들은 철저하게 리얼리즘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미의식은 직감에서 끝나지 않고 보다 깊고 높은 차원으로 승화되고 있다.
그의 카메라 앵글은 어시장 바닥이나, 가난한 서민들의 생활현장, 천변 풍경에서 사회 인식이라는 차원에서 받들여졌다.
그는 오래전부터 조상들의 지혜와 얼이 담긴 토속적인 농민정서와 민속, 세시풍속 등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 전국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면서 앵글에 담았다.
그는 겨우 가느다란 숨결이 남아 있는 옛 풍속에서부터, 보편화된 생활 속에서의 민속과, 찌그러져가는 초가며, 보잘것 없이 작은 농가의 봉창에 이르기까지, 사라져가는 옛것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것들을 열심히 찾아 나섰다.
영산강, 탐진강, 지리산, 월출산, 무등산을 그리고 이땅의 사람들을, 이땅의 산과 강과 나무와 새와 꽃과 풀들까지도 사랑하는 작가이다. 인간과 자연을 똑같은 차원에서 작품속에 포용한 것이다.
강봉규 1935, 전남 화순산
1985년 현재 / 개인전 4회, 작품집 2권, 한국미술대전 초대전, 동아사진콘테스트 심사위원, 국전 심사위원역임. 전라남도 문화상, 한국사진문화상, 도전사진문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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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 설을 맞아 카페에 올릴만한 옛 사진 없나 생각하다 문득 25년 전 사진작가 강봉규선생이 떠올 랐다.묵은 책장을 툭툭 털고 강선생의 사진책을 꺼내어 사진을 찍었다. 후후 '세월이 이렇다' 싶을 만큼 무춤 사반세기다. 1985년 내 첫 개인전은 거의 걸게만한 두루말이 작품들이었는데 다짜고짜로 메고 와서 팜플릿을 만들어달라하니 얼마나 난감했을까. 당시 강봉규선생은 광주의 '삼화출판사' 사장이었다. 그분의 사진 솜씨야 익숙한 터지만 큰 그림을 골목 담벼락 자 연광 아래서 찍는데 양쪽에서 직원 넷이 잡아당겼다. 그래서 사진그림이 되었겠는가! 미 술품을 전문으로 찍는 스튜디오가 전무했던 시절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이 고초를 알아 듣게 말할 수 없다. 이 골치아픈 그림을 다 찍고 나서 사진을 수정해보지만... 당시는 무써운 민중시대! 미묘한 색채와 터치의 까칠한 매력을 따지는 속물 유미주의의 화장기가 통하지 않을 시절이었다. 그나마 감사할따름이었다. 나는 줄곧 광주 에서 살았으면서도 그 이후로는 길에서도 그분을 스친 적이 없었다. 신문 에서도 전시장에서도 술집에서도 차차 모르는 사람이 되어 갔다. " 김선생은 참 용감하구만.. 이런 시대에.." 그분이 남긴 내 기억 창고의 먼지다. 우리가 여름에 강물 샘과 솔바람 샘 그리고 들꽃누리 샘들과 전정화 샘 조르바 이렇게 만나 명옥헌을 놀다 넘어가서 식사를 했던 곳이 명지원이었던가? 그 왜 한식집에 잔디가 넓고 식당 무대에 그랜드피아노가 있어 서 그날 조르바의 '옥잠화'가 빛났던... 그곳이 강봉규선 생이 운영하는 전시장 겸 찻집 겸 야외음악당이다. 난 남 모를 추억이 떠오르면 시무룩이 입이 굳는다. 문득 가슴 속으로 쓰러지는 연인의 머리칼을 어루듯... 2009. 1. 23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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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릴적 보았던 정겨운 사진이네요..예전 시골에선 흔한 풍경이였는데.. 옛추억을 사진으로 볼수있어 감사합니다.
옛 고향 기억을 잘하는 차오름.. 시골 살면 지금도 씽씽할텐데 그 옛 팔딱팔딱 싱그러운 여고생처럼^^ 즐거운 설과 함께 올 내내 건강하세요~
곶감 말리는 게 인상적입니다. 초가집 돌담 위에 연분홍 코스모스가 사뭇 가슴 저리게 어울립니다. 저 무생물만 있었다면 얼마나 허전했을까, 그것도 애잔한 연분홍색의 생물이 있어 웃음이 베시시 나옵니다. 소복이 쌓인 장독대 위의 눈이 복을 듬뿍 받고 있는 것 같네요.
절구통, 장독대 수북한 눈 벼 훌트는것, 초등시절 아궁이에 불 때서 밥 지었던 일, 절절이 가슴에 어린 추억이 상기되네요.
그네, 벼훑이라고 하는데 주로 '홀태'라고 불렀지요? 이뻐! '벼 훌트는 것'^^ 가을에 들판에서 만난 '소나기'의 그 여름 소녀 같애~
제 어릴적 풍경은 이렇지는 않았지만 (새마을운동 이후세대^^) 마음의 고향같아요 어미닭과 병아리들의 모습은 정말이지 너무 따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