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적엔 사람들이 기생충이 많았나보다.
학교에서 노란 봉투에 작은 비닐 봉지에 엄지손톱만큼 떵을 넣어 풀칠을 해오라고
선생님게서 말씀 하시면 쌍둥이 언니 오빠와 셋 중에 두염자리 앞에 응아를 하고
한사람걸로 세명이 함께 했다.
한 사람걸로 했으니 제대로 나올리 없었을것이다.
어떤때는 회충이 있다고 캬라멜 같은 약을 먹었다.
5학년때로 기억을 한다.
언니 오빠는 졸업을 했고 이미 볼일을 보고 난 뒤 생각이 난 채변봉투
"꼭 내일까지 가지고 와야 한다"하고 말씀하신 선생님이 생각 났다.
이리 저리 궁리 하다가 백구가 생각 났다.
백구는 텃밭에 많이 흘리고 다닌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에라 모르겄다 백구것이라도 해야지,
호기심반 선생님께 혼나지 않을 생각이 미치자 신바람이 났다.
백구가 날 살리는구나, 백구! 백구! 우리 백구 심심하면 나랑 놀아주고 성질나면
때려주고 그래도 나만보면 꼬리를 살랑살랑 이쁜 백구
백구를 불러내어 꼬리치는 백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텃밭으로 가서 백구 떵을
넣어 학교로 갔다.
"오늘 마지막이다. 반장! 걷어와!"
의기양양하게 백구의 채변을 냈다.
안가지고 온 친구들 야단이 났다.
친구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 야, 나는 우리 강아지 떵 넣시야!"
"머라고야"
"아니, 아침에 이미 볼일을 봐 부렀는디 생각이 나드라, 강아지 떵이라도 가지고 와야
혼이 안 날 것 아니냐,"
"너는 어째 대가리도 잘 돌아가야잉 오메! 나도 우리 재둥이 것 이라도 넣어 가지고 올것인디"
"선생님 저 변소에 갈랍니다."
한 아이가 손을 든다.
" 그래 갔다 와"
안 가지고 온 친구들은 화장싱 가는 친구가 부러운 듯 바라본다.
화장실 가는 친구에게 뇌물을 주기로 하고 부탁을 한다.
"내것도 넣어 주라!"
"내것도 "
"내것도"
그 친구따라 다 변소에 갔다 온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한다.
선생님은 아시면서도 그 때의 교육방침이었는지 꼭 해야 할 임무였는지 모르지만
갔다 오라고 말씀을 하신다.
결과가 나온 날 대부분 아이들은 회충 촌충.아니면 회충 편충, 간혹 디스토마가 있다는
아이도 있었는데 글쎄 저는 요 오메,오메, 회충, 촌충, 편충,십이지장충까지 있다고
하시면서 약을 무진장 많이 주신게 아닙니까?
아이들은 나의 결과를 가지고 놀린다.
"내가 개떵을 넣어서 그랬어야"
친구들은 믿으려하지 않는다.
귀속말을 했던 친구가 대변을 해 준다
"아니어야 사봉는 나한테 첨부터 즈그 강아지 떵 넣었다고 했어야. 그래서 나도 우리
강아지 떵 넣을 것인디 라고 말 했어야!"
얼마나 친구가 고마운지 그 친구말에 다들 웃고 난리가 났다.
집으로 돌아와
"백구! 백구! 이놈의 개새끼야 너땜시(때문에) 한바트라면(하마터면) 놀림감될 뻔
해부따 이 개놈아 , 니가 기생충 달고 산께 요 놈의 약이나 묵어라 이 개놈아!"
나는 개보다 더 으르렁 거리고 발로 차고 귀를 잡고 흔들고 발로 찼다.
개밥에 나에게 먹으라고 한 기생충약을 타서 개에게 주었다.
"죄없는 백구는 왜 차고 난리냐? 너도 먹고 개도 못먹으면 좋제"
"좋긴 머시 좋아?"
"네가 묵어도 약 되고 백구가 묵어도 약되아갖고 횟배는 없을거 아니냐?
야속한 우리 엄마 나를 백구와 같이 취급하다니! 속이 부글 부글 끓는다.
그 약을 먹어서인지 백구가 그래도 키운 개중에 가장 오래 살았던 걸로 기억된다.
(서진님 이야기에 꼬리를 물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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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아팠느지 안팠는지는 모르겠지만 봉투 주면서 받아 가지고 오라고하면 책보를 들고 봉투를 들고 다니는것이 고역이었고 담는것도 고역이었고 그 약을 먹으면 과연 어떤 지렁이가 나올까 걱정도 되고 한 번도 세지는 않았지만 몇 마리 나왔냐고 물으시면 친구 따라 몇 마리요 했던 것 같습니다.
옛날부터 우리나라 통계는 믿을게 못 되요.
그걸 통계자료로 쓴것 같은디..ㅠㅠㅠ
지금도 만찬가지어요. 리서치나 정치 이야기 물어보면 전 엉뚱한 번호만 누릅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