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천(千) 품 102~103 - 도둑과 결혼했다 출가한 꾼달라께시 장로니
102.
아무 의미도 없는
백 편의 시를 읊는 것보다
들으면 마음이 고요해지는
한 마디 진리의 말씀이 더 낫다.
103.
전쟁터에서 백만 명을
싸워 이기는 사람보다
자기 자신을 정복한 이가
참으로 으뜸가는 승리자이다.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승원에 머무실 때 꾼달라께시 장로니와 관련하여 위 게송을 설하셨다.
라자가하에 사는 한 부유한 상인에게 꾼달라께시라는 열여섯 살 된 딸이 있었다. 그녀는 매우 아름다운 미인이었는데 어느 날 사형장으로 가는 도둑을 보고 그만 사랑에 빠져 버렸다. 그녀의 부모는 큰 부자였던 만큼 딸을 생각해서 도둑을 잡아가는 형리에게 많은 돈을 주고 그를 풀어 주도록 한 뒤 그녀와 결혼을 시켰다. 꾼달라께시는 자기와 결혼한 남자가 한때 도둑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를 매우 사랑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은 본래 도둑이었던지라, 사랑보다는 그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과 또 몸에 지니고 있는 값진 금은보석 따위에 더 마음을 두고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은 아내에게 모든 값진 물건을 몸에 다 지니도록 하고 자기와 함께 멀리 산에 올라가서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자고 말했다. 자기가 옛날에 죽을 지경에 처했을 때 산신이 생명을 구해 주었으므로 이제 산에 가서 제사를 올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남편은 그녀를 데리고 산꼭대기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사실은 제사를 지내려는 것이 아니라 너를 죽이고 몸에 지닌 값진 것들을 빼앗으려는 거라고 말했다. 이에 너무나 놀란 아내는 모든 것을 다 드릴 테니 목숨만은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그렇지만 남편은 마음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그 순간 아내는 생각했다.
'참으로 비열한 놈이군! 내가 그냥 당할 수는 없지. 눈치 채지 못하도록 머리를 써서 해치울 방법을 찾아보자.'
이렇게 마음을 정한 꾼달라께시는 몸에 지니고 있는 보석들을 풀어 남편이 안심하도록 한 뒤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저는 당신에 의해 죽게 되었어요. 그렇더라도 어쨌건 당신은 제 첫사랑이었고 제 남편이었으니 당신께 마지막으로 제 사랑을 표시하고 싶어요. 이제 제가 당신의 오른편으로 조용히 세 바퀴를 돌고 큰 절을 올릴 테니 그 다음엔 모든 것을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이렇게 간청하자 도둑도 마음이 움직였던지 그것을 허락해 주었다. 꾼달라께시는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 아주 천천히 남편의 오른쪽 방향으로 돌다가, 보석에 눈이 팔린 남편의 등을 떠밀어 벼랑 아래로 떨어뜨려 버렸다.
이같이 도둑을 처치하고 자기 목숨을 구한 그녀는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라 그저 무조건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여자들이 모여 수행하는 곳이었고, 그녀는 거기에 머물러 수행자가 되었다. 그 뒤 꾼달라께시는 그곳에서 가르치는 천 가지나 되는 교의에 통달하여 아주 이름 높은 수행자가 되었다.
그리하여 꾼달라께시는 세상으로 나왔다. 그녀는 세상을 널리 돌아다니면서 자기의 지식과 능력을 드러내었고, 공개적으로 천 가지 교의에 대한 도전을 청했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에게 도전해 오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계속하여 이곳저곳으로 여행하던 어느 날 그녀는 사왓티 성에 도착했다. 그녀는 성에 들어가 탁발을 하기 전에 자기에게 도전해 올 사람을 찾는다는 표시로 모래 무덤을 크게 만들고 그 꼭대기에 장미사과 나무 가지를 꺾어 높이 달아 두었다. 이때 사리뿟따 장로가 이 여인에게 도전하게 되었다.
꾼달라께시는 갈고 닦은 솜씨를 발휘하여 일천 가지 교의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렇지만 사리뿟따 장로는 아주 쉽게 이 모든 문제를 풀었다. 그 다음은 사리뿟따 장로가 질문할 차례였다. 사리뿟따 장로는 그녀에게 단 한 가지를 물었을 뿐이다. 그 질문은 "하나가 무엇인가?"라는 것이었다.
꾼달라께시는 그 질문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장로에게 해답을 가르쳐 달라고 청했고, 장로는 그러려면 먼저 비구니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그녀가 비구니가 되어 구족계를 받은 며칠 뒤에 사무애해를 증득하고 아라한이 되었다.
그러자 몇몇 비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비구니 꾼달라께시는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아라한이 될 수 있었습니까? 그녀는 출가하기 전에 다른 수행 단체에 속해 있었고, 또 사람을 죽인 여인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다음의 게송 두 편으로 대답을 대신하셨다.
아무 의미도 없는
백 편의 시를 읊는 것보다
들으면 마음이 고요해지는
한 마디 진리의 말씀이 더 낫다.
Yo ca gāthāsataṃ bhāse 요짜 가타사땅 바세
anatthapadasaṃhitā 아낫타빠다상히따
ekaṃ dhammapadaṃ seyyo 에깡 담마빠당 세이요
yaṃ sutvā upasammati. 양 수뜨와 우빠삼마띠
Better than reciting a hundred verses
made up of meaningless words,
is the reciting of one verse of Dhamma
hearing which one attains peace.
전쟁터에서 백만 명을
싸워 이기는 사람보다
자기 자신을 정복한 이가
참으로 으뜸가는 승리자이다.
Yo sahassaṃ sahassena 요 사하쌍 사하쎄나
saṇgāme mānuse jine 상가메 마누세 지네
ekañca jeyyamattānaṃ 에깐짜 제이야맛따낭
sa ve saṇgāmajuttamo. 사 웨 상가마줏따모.
One may conquer a thousand men
a thousand times in a battle,
but having conquered one’s own self,
one would be supreme in bat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