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말) 55. `탐탁지"와 `무심치"
"그 사람 영 탐탁치 않아" "왜, 평소 다정지 않아서 그래?"
위 예문에 쓰인 탐탁하다, 다정하다 외에도 섭섭하다, 깨끗하다 등의 낱말은
`∼지 않다"와 결합해 부정의 뜻을 나타낸다.
탐탁하지 않다/다정하지 않다/섭섭하지 않다/깨끗하지 않다 등이 그 예다.
그리고 이 말 중에서 `하지"는 더욱 줄어서 `지"나 `치"로 쓰이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생긴다.
`하지"가 줄어서 `지"가 되는 지, `치"가 되는 지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한 가지 기준만 알고 있다면 쉽게 구별해 사용할 수 있다.
한글맞춤법 제40항과 그 해설에 보면
어간의 끝음절 `하"가 주는 방식이 서술돼 있다.
이에 따르면 안울림소리(ㄴ, ㄹ, ㅁ, ㅇ을 제외한 자음과 모음) 뒤에서는
`하"가 통째로 탈락되고
울림소리(모음과 ㄴ, ㄹ, ㅁ, ㅇ) 뒤에서는 하의 `ㅏ" 만 준다고 규정돼 있다.
즉 탐탁하다는 `하" 앞의 소리가 안울림소리인 받침 `ㄱ" 이므로
`하"가 통째로 줄어 탐탁지가 된다는 것이다.
이는 깨끗하지, 섭섭하지, 넉넉하지가 깨끗지, 섭섭지, 넉넉지로 주는 것과 같다.
이들 말은 각각 하의 앞소리가 안울림소리인 `ㅅ, ㅂ, ㄱ"이므로
`하"가 통째로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의 앞소리가 울림소리인
간편하지, 다정하지, 무심하지, 연구하지 등은 `ㅏ"만 줄어
간편치, 다정치, 무심치, 연구치가 된다.
`하"의 앞소리인 `ㄴ, ㅇ, ㄹ, ㅜ"가 모두 울림소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 예문은 "그 사람 영 탐탁지 않아"
"왜, 평소 다정치 않아서 그래?"로 써야 한다.
이와 관련 `서슴치 않다"가 맞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이 말의 기본형은 서슴하다가 아니라 서슴다이기 때문에
서슴치로 줄지 않고 바로 `∼지 않고"와 결합해 `서슴지 않고"가 된다.
발음도 서슴지[치] 않다가 아니라 서슴지[찌] 않다로 해야 맞다.
조성철
첫댓글 저는 여태껏 잘못 표기해 왔네요..우리말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