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피치못할 사정으로 빈을 포기해야 했을때, 그때는 그냥 좀 아쉽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빈이라는 도시에 내가 쏟은 애착과 기대가 얼마나 컸는지...
그 이유는 단 하나..
클림트 때문이었다.
슈테판 성당도 아니고, 오페라 하우스도 아니고, 쇤부른 궁전도 아니었다..
벨베데레 궁전에 있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보고야 말겠다는 그 일념하나로
빈을 선택했고
오늘은 바로 "키스" 의 감동을 온몸으로 느끼게 될 바로 그 날이다..
그.러.나.
베르사유에 비교될만큼 멋지다는 쇤부른 궁전을 무시하면
쇤부른이 자존심 상할테지~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잠시 뒤로 미루기로 하고
우선 쇤부른 궁전부터 둘러보기로 하였다.
빈서역에서 쇤부른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는데
내려야 하는 역 이름역시 쇤부른이어서 찾기가 쉬웠다.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광버스가 궁전앞에 빽빽히
주차되어 있었고, 우리는 그 버스에서 내린 관광객들과 뒤섞여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언니와 나는 궁전 내부로는 들어가지 말자고 말을 맞추었는데
이미 베르사유를 두번이나 가봤기 때문에
분명 그보다 못할것같은(나의 추측임) 쇤부른의 궁전 내부를 보는데
비싼 돈을 쓰기가 싫었고
이곳 역시 한창 공사중이어서 별로 땡기지도 않았다..
우리는 건물을 통하지 않고
정면에서 왼쪽으로 난 정원으로 들어갔다.
다람쥐와 오리들이 여기저기서 바쁘게 돌아다닌다.
예전에 캐나다에 있을때,
청솔모를 보고 어찌나 놀랐는지, 볼때마다 카메라를 갖다대고
사진을 찍는다고 난리였다.
물론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니, 옆에서 다람쥐가 줄지어 돌아다녀도
늘상 보는 것들이니 무관심해 졌지만
난 이곳에서 또 다람쥐때문에 흥분하였다.
디카로 찍으려니 세팅하는 시간때문에 요리조리 우릴 피해다니는
다람쥐를 캐치하기가 힘들어
가져갔던 폰으로 동영상을 찍어댔다.
목소리까지 녹음되니 미니 캠코더랑 다를바 없지 않은가~
정원의 길은 흙길이었는데
건조한 날씨 때문에 흙바람이 자주 날렸지만
하늘은 푸르고 높았고, 나뭇잎은 짙고 싱그러웠다..
이따금씩 우리 옆으로 조깅하는 현지인들이 보였는데
다람쥐에 열내는 우리들을 보더니
다람쥐보다 우리가 더 귀엽다는듯이 웃어보인다..
그래,,,내가 좀 귀엽긴 하지~~
베르사유보다는 확실히 작다..
정원도 대단한건 아니고..
여행의 감동이 크리센토로 진행될 수만은 없잖은가..
바티칸을 보고 나서 다른 성당을 본들
뭐 대단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마찬가지다.
몇 분을 걸었을까..
넵튠 분수의 옆부분이 정면에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본궁이,
그리고 왼쪽 위로 글로리에테가 보였다.
본궁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양쪽 윙이 모조리 공사중이었고, 건물의 색은 왜그리 촌스러운지..
마리아 테레지아가 좋아하는 색이었다나~~
그녀의 취향에 약간 실망을 했다...
우리는 망설임없이 글로레에테로 연결되는 왼쪽 오르막길을 올라갔다.
넵튠분수와 글로리에테의 중간위치쯤에서 뒤를 돌아봤더니
쇤부른궁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글로리에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글로리와 어감이 비슷하다)
프로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지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건축물 외관의 우아함과 화려함만을 봐서는
전쟁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을것처럼 보였다.
지금은 까페로 이용되고 있는데
언니와 나는 글로리에테 왼쪽 테라스 구석에 위치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아인슈페너를 주문하였다.
- 아인슈페너는 항상 물과 함께 서빙된다 -
저 멀리 궁전과 정원이 내려다 보였다.
하늘이 참 푸르고 높다.
이렇게 완벽한 날씨에 커피 한 잔이라니..
바쁜 여행중에 이런 여유를 즐길 수 있다니
정말 행복하다..
하지만...
"키스"를 봐야지..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었다.
우리는 다시 지하철을 타고 남역으로 향했다.
"키스"가 전시된 벨베데레 궁전은 남역 바로 길 건너편에 위치해있다.
빈의 남역..
작년에 빈에 왔을때, 폭우로 인해 기차가 연착되어 밤 10시가 다 되어
남역에 도착했었다.
그날 10시 40분경에 베니스로 가는 야간기차를 탔어야 했기에
우리는 아무데도 못가고 결국 남역에 있던 서브웨이에 가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주린 배를 달래고 유로 화장실을 한번 가주고
떠나야 했었다.
그 눈물나게 아쉬웠던 기억이 서린 남역..
왠지 그 서브웨이를 찾아가서 그때 내가 뱃지를 건내줬던 알제리 출신의 점원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날 너무 배도 고팠고 기차의 연착으로 힘들었었는데
그 점원이 너무도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나중에 몰래 쿠키도 하나씩 더 가져다 주었다.
인상좋은 그 청년..ㅋㅋ
하지만..
인상좋다는거 말고 얼굴이 생각이 안나니 걍 패스~
우선 배를 채우기 위해 남역에 있던 Anker라는 샌드위치 가게에 들어가서
베이컨 샌드위치와 콜라를 마셨다.
역시 사람은 배가 불러야 한다.
배가 고플땐 마음이 급하고 주변 사람들이 죄다 인상도 찡그린듯 보였는데
배가 부르고 나니,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크게 외쳐주고 싶었다. "What a Beautiful World!" 라고..
"키스"는 벨베데레 상궁에 전시되어 있어서 상궁 입장권만 샀다.
꽤 비싸다..
근데 비싼 가격보다 날 더 놀래킨건..
"사진 촬영 금지"라는 문구였다.
멋지게 사진 찍어서 확대해선 내 방 벽에 걸어둘려고 했는데..
벨베데레는 외관은 멀쩡한데 내부 공사 진행중이었다.
2004년 여름의 빈은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다..
한발짝 한발짝 조심스러운 기대감에 발을 내딛고..
드디어 클림트의 작품이 무더기로 걸려있는 그 전시실에 도달했을때..
"키스"가 내 앞에 있다.
근데 왜 눈물이 안흐르지?
내 각본에 따르면 나는 눈물을 흘려야 했고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치며 옆으로 한발짝 옮길때
난 어느 멋진 남자와 마주쳐야 했다.
내 "비포 선 라이즈"는 여기서 연출되어야만 했다..
근데 여긴 온통 할아버지 할머니들 뿐이다.
사실 평일 이 시간에 여기서 사진 구경할 젊고 멋지고 능력 있는 남자를
기대한다는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
영화를 좀 줄여야해~
두 남녀가 입은 찬란한 황금색의 도포가
내 눈앞에서 사르르 떨어져 내릴것만 같았는데
사실 직접 보니 그리 눈부신지도 모르겠다.
전시실의 조명이 어두워서인가?
내 가슴 전체를 채우고 있던 작품이니만큼
난 그 작품이 한 벽면 가득하리만큼 거대하고 황금이 녹아내리듯
눈이 부실거라 생각했지만
..
역시 지나친 기대는 더 큰 실망을 부를 뿐이다.
더 이상 여기 있기가 싫어졌다.....
그러나 입장료가 아까워서 의무감에 더 머물렀다.
멋진 작품들을 보면서도 별 감흥이 없다.
- 벨베데레 상궁에서 바라본 하궁 -
이젠 어디로 가야하나..
빈이라는 도시에는 갈만한 곳이 많기도 하다.
어쩌면 보수 공사중인 곳이 많은게
어딜 가야할까 망설이는 우리들에게 선택의 폭을 좁혀주는
역할을 한것도 같다.
그나마 온전한 곳을 찾아다니면 되니까..
우리는 호프부르그에 가기로 하였다.
마침 어떤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영어와 중국어로 적혀있는
대형 배너를 들고서 행진을 하는 것이었다.
그 행렬은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구성되었는데
난 무슨 사이비 종교 모임인가보다 하고 생각하였다.
조금 보다보니 한복을 입은 사람들도 보이길래
그들 중 한 명을 붙잡고 물어보았다.
"한국 분이시죠? 저 이게 뭐하는거에요?"
그 한국 사람 뚱~~하다...
괜히 뻘줌해졌다..
그 여자는 아무말도 안하고 대신 팜플렛을 하나 주셨다.
전도하는 글인가보다 하고 그냥 버릴려고 했는데
너무도 궁금하여 다시 발길을 돌려 물어보았다.
알고보니 그 사람은 어려서 이민을 가서 한국말은 전혀 하지 못하고
그냥 한복만 입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행진은 종교행사가 아니었다.
뭐하는건지 잘은 모르지만 Falun Gong이라는게 중국에서는 탄압을 받는데
Falun Gong 수양을 하는 사람들을 잡아가서
신체적인 고문을 자행하고 있음을 규탄하는 집회였다.
그래서 전 세계에서 Falun Gong을 하는 사람들이
오스트리아 빈에 모여서 중국 정부를 비난하는 집회를 가지며
사람들로 하여금 Falun Gong이 절대 나쁜 것이 아니며
이를 탄압하는 중국 정부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종교를 위해 순교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알고 있지만
저건 그냥 수양 아닌가?
못하게 하면 안하면 되지..왜 저걸 하겠다고 저러나?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중요한건 그게 아니라 인권문제였다.
너무나도 참혹하게 고문받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니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우울한 문제들 때문에 내 여행까지 우울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아서
빨리 그 곳을 빠져나갔다.
우리는 호프부르그의 은식기 박물관과 시시 박물관 그리고 황제의 아파트먼트를
구경하기로 하였다.
은식기 박물관은 그저그저..숟가락이 국자만큼 컸다는것 외엔
별달리 기억에 남는것도 없다.
- 댑따 큰 숟가락들 -
시시 박물관은 시시가 생전에 입었던 옷과 머리모양을 재현하였는데
오스트리아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중에 한 명이라더니
정말 시시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기록해두었다.
사실 파사우에 있을때 "시시"라는 이름의 유람선도 보았다.(파사우편 사진 참조)
"시시"가 오스트리아로 시집갈때 일부러 아름다운 파사우를 지나서 갔다고 하니
파사우 사람들에게도 중요한 인물로 기억되는듯.
황제의 아파트도 그저그랬다.
베르사유에서 본것만 못했다..
다리가 무지하게 아파왔다.
우리는 호프부르그 앞의 정원에 잠시 앉아있었다.
정원에서 사람들이 축구도 하고 누워있기도 한다.
순간 번뜩이는 생각..
오스트리아에서 아직 자허 토르테를 먹지 않은 것이다.
자허 토르테의 원조인 자허 호텔에 가고 싶었지만
너무 지쳐있는 상태인지라 호프부르그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데멜에 가기로 하였다.
역시 사람들이 북적북적..
유명한 곳이라 틀린가보다.
언니와 나는 내부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자허 토르테 두 개를 시켰다.
되게 작다.. 근데 그 맛은~
- 포크보다 작은 자허 토르테..하지만 단맛의 강도는 최강이었다 -
난 꿀벌과다. 단걸 너무 좋아하거든.
내게 딱이다. 무쟈게 달지만 질리지 않게 먹을 수 있을것만 같았다.
더 시켜서 먹고 싶었지만 너무 비싸기도 했고
아직 슈니첼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참았다.
무작정 걷기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슈테판 성당이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우리는 어제 걸었던 슈테판 성당앞의 거리를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어느 가게 앞에서 누군가가 젤리가 든 작은 봉지와 휴지처럼 생긴걸 나눠주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길가다 보면 저렇게 휴지 돌리는걸 쉽게 볼 수 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인가보다..
공짜로 주는건데 당연히 받아서 챙겨야지.
근데 여기 사람들도 이런거 좋아하는것같다. 박스를 뜯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동이 났다. 나는 맨 마직막으로 나눠주는걸 거의 낚아채다싶이 해서 가져왔다.
근데 이게 이날의 하루를 무사히 마감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결정적 계기가 된다는 사실을
아직까지 나는 알지 못했다.
이제 오늘 일과중 마지막으로
훈데르트바써 하우스에 가기로 하였다.
버스로는 찾기 힘들것만 같았고 지하철은 운행되는 구간이 아니어서
우리는 무작정 걷기로 하였다.
지도읽는것에 일가견이 있는 내가 찾아내기로 하였다.
생각보다 멀리 위치해 있었다.
슈테판 성당 앞의 광장에서 슈바덴 광장까지 걸어와서 계속 오른쪽으로 걸어가다가
다시 작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분명 지도상으로는 이 근처라야 하는데
이런 곳에 그 유명한 건축물이 있을것 같지가 않았다.
지나가는 아저씨를 붙잡고 훈데르트 바써 하우스가 어딨냐고 물었더니
100m는 더 가서 왼쪽 골목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근데 100m는 무슨?? 한 스무 발자국 걸었나?
왼쪽 골목으로 들어갈 것도 없이 바로 길가에 서 있었다.
-오스트리아의 가우디라 불리는 훈데르트바써의 작품-
그리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보지 못했던 것은
건물이 나무로 덮여있어서였다.
건물 중간 중간에 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풍성하게 자라난 나뭇잎들이 건물을 덮어버린거지.
이미 단체 관광단들이 건물 앞에 서서 설명을 듣고 있었다.
실내에도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이미 폐장 시간이 지나버려서 밖에서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젠 볼 것도 다 보고 뭘 하나~~
이제 딱 하나 남은 빈에서의 미션..
슈니첼이다.
작년에 프라하에서 슈니첼을 먹어봤지만
원조는 빈이라니 여기서도 먹어줘야지.
마침 훈데르트바써 하우스의 바로 앞에 작은 슈니첼 가게가 있었다.
우리는 바깥 테이블에서 먹기로 하고 앉았다.
- 아주 싼 가격으로 먹었던 슈니첼..좀 빈약해 보인다, 그래도 맛은 좋았다 -
그런데 몇분 지나지 않아서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한 두 방울 떨어지던 것이 갑자기 폭우처럼 내렸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가게 안으로 들어갔고
옷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기 위해
아까전에 받았던 휴지를 꺼내었다.
근데 알고보니 이게 휴지가 아니었다.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바로 비옷었다.
언니와 나는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비옷이 참 이상하게도 생겼다.
빨간 두건 소녀가 입었을법한 디자인이었다.
일반 셔츠처럼 입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먼저 구멍에 넣어서 입는 비옷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보일게 뭐 대수람?
옷만 젖지 않는다면야...
식당 주인 아저씨는 마침 TV에서 중계중인
유로 2004 경기에 푹 빠져계셨다.
슈니첼을 다 먹은 후 우리는 그 하얀 비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였다.
조금 지나지 않아 버스 정류장이 있었는데
우리는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이 다니는 시내로 가기로 했다.
하지만 몇번 버스가 시내로 가는지, 그리고 이 방향이 아니라
반대 방향일지도 모르는 문제였다.
하지만 하느님은 다시 한번 우리를 도와주셨다.
난데없이 캐나다 출신이며 현재 빈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한 남자가
우리 옆으로 왔고 그는 그 옆에 서있던 미국에서 여행온 가족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 미국인 가족들 역시 우리가 가고자 하는 슈바덴 광장 쪽으로 가는 길이었고
그 캐나다인이 자기도 그쪽으로 가니 같이 가자고 한 것이다.
우리는 모른척 하며 따라 다니기로 하였다.
그 하얀 비옷을 입고...
우리가 버스를 타니 모두들 쳐다본다.
이상한 옷을 입고 광고하는 사람들인줄 아나보다.
알고보니 등쪽에 빨간색 글씨로 회사 이름인듯한 것이 적혀있었다.
뭐. 다시 볼 사람들도 아닌데 어때?
슈바덴 광장앞에 내려서 지하철을 타러 내려갔다.
서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는데 마침 Falun Gong시위에 참가했다가
돌아가는 사람들과 같은 칸에 타게 되었다.
그러다가 내 옆에 서있던 뮌헨 출신의 슈테판이라는 남자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니 자기도 한국에 와본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가만히 보니 이 사람 꽤 멋지게 생겼다.
에단호크만큼은 아니지만 비포 선 라이즈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순간 들었었다.
그치만
시간이 우리 둘을 방해했다.
서역이 왜그리 가까운 곳에 있던지..몇 마디 하려는데
내려야 할 시간이라니..
이상하게 자꾸 뒤돌아보게 되었다.
아쉽다..
다시 하얀 비옷을 입고 wombat으로 돌아와서 집에 전화를 걸었다.
오스트리아 다음 여행지가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이기에
집에 전화를 자주 못할거라고 미리 일러두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KT와 데이콤에 전화해서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에서 수신자 부담으로 한국으로 전화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아직 그 나라들과는 계약이 이루어 지지 않아서 불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었다.
(나는 여행가면 수신자 부담으로 전화를 한다)
오늘 밤엔 2인실에서 편안하게 자게 되었다.
욕실도 짱 좋다. 댑따 넓고 깨끗하다.
빨랫줄도 달려있었다.
오늘 하루 아주 많은 곳을 돌아다녔고 난 피곤이 뭔지 온몸으로 느꼈다.
언니는 전화를 하러 간다더니 30분이 지나도 올라오고 있지 않다.
그동안 내일 가게될 마리보에서의 계획을 짜고, 또 가계부도 썼다.
언니가 방에 들어왔는데 표정이 별로 밝지가 못하다.
피곤한지 누워서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내게 조용히 말을 건넸다.
"**씨(언니는 내 이름뒤에~씨를 넣어서 불러줬다), 미안해서 어쩌지?
나 한국 돌아가야 할 거 같아"
"어어어엉???, 왜요?"
첫댓글 스프라잇~~~ 여행기 기둘리고 있었어.. 클림트의 키스... 기대만큼은 아니었더라도 진짜를 보고왔잖아.. 부럽다.. 글구 넌 서역에서 내리지 말고 그남정네랑 "비포 썬 라이즈"를 찍었어야해... 언넝 다시 가~~~
7~9번째 사진 색감이 주금이네요...디카 머쓰시는지?...ㅎㅎ...
사츠키짱 언니..기둘리고 있었다니 고마워요~~나도 지금 두고두고 후회하는 중...진짜 괜찮았거든요..맘만 먹으면 찾을 수 있을듯. 뮌헨에서 팔룬공 수련장을 찾으면 분명 거기서 도닦고 있을걸요...아직이... 내 디카는 올림 뮤거든..별루 안좋은거야~
ㅎㅎㅎ 잘 읽었어요.. 근데, 언니 담편부터 혼자 여행하셨던 거에요? 흠... 많이 부러워요....
글과 사진이 넘 좋아 나도 함께 빈을 여행한 기분이야.. 쇤부른 궁전보다는 벨베데레 상궁이 더 멋진것 같고 여행중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가슴 벅차했을 현혜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항상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갔을때 내가 기대했던 작품보다는 예기치 못하게 감동과 충격을 주는
그런 작품들이 더 기쁨을 주는 것 같아... 울트라 캡숑 나이스 짱 귀여운 현혜의 여행기가 많이 기다려진다 ^^
조금 외롭긴 해도 혼자 여행을 하니까 긴장도 되고 외국 친구들도 많이 사귈 기회가 생겨서 좋았어. 사과야, 너두 한번 혼자 가보는건 어때? 피비 언니~나의 기분을 같이 느꼈다니 좋네요...언니 생각해서라도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다음 여행기에 매진해야겠어요~
캬, 생각보다 양이 진짜 많네~ 하려는 말 다 잊었음.. 암튼 좋았어. 담편 기대된다, 왜 언니가 돌아가려는걸까?? 궁금.. (.. )a 정원과 건물이 정말 아름답군. 오스트리아의 가우디 건물 너무 이뿌당~ 저렇게 울나라에 지어놓으면 사람들이 좋아할까나??
하늘 사진 죽음이네요~~ 잼나게 잘 봤어요~~ 정말 로멘틱하신것 같아요~~^^
오 ㅏ,,,,,,,,사진과 글만으로두 님의 맘이 느껴지네여,,,,,,,나두 키스 넘 보구팠는데,,,,,,
소년님, 내용이 좀 많죠? 끊어서 쓸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럼 내용 연결이 더 힘들것도 같고 지루해질것도 같아서..언니가 돌아가야만 했던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어요.사적인 내용이라 그건 쉬잇~~비밀이고..훈데르트바써 하우스 좋았어요. 안엘 못들어가봐서 그게 좀 아쉬워요... 공감이님, 이날 날씨가 굉장히 변덕스러
웠는데 쇤부른에 있을때는 장난아니게 좋았죠. 비가 올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벨베데레 가면서부터 우중충해지더니 훈데르트바써 하우스에선 그냥 쏟아지더라구요. 서역에 내려서 숙소로 돌아갈땐 다시 조금씩 개기 시작했구.그리고 제가 로맨틱한것처럼 보였나요? 저랑 얘기해 보시면 완전 속았네..하는 생각 드실거에요.
joo-joo님, 저두 키스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거든요...근데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런지 실제로 봤을땐 조금 실망도 했죠. 그래도 감동받은듯 그 앞에 오래 서있긴 했어요...억울하잖아요~~모두들 오늘 하루 즐건 일만 가득하시길~~
사진이 넘 선명하고 이뻐요...여행하면서 진짜 맘속으로 조금씩 다 느껴본 것들 진짜 재밌게 글로 남겨주시는거 같아 넘 공감이 가네요.. 뮌헨에서 슈테판 그 청년 넘 아쉽고..비옷은 진짜 하나님의 선물인듯...우연이 추억을 만드나봐요..
도나우강쪽으로 지하철을타다 진짜 특이한 건물을 봤었는데 위 훈데르바써의 건물인듯... 다음여행기 넘 기대되요...혼자만의 여행기가 되겠네요.
아~~ 키스... 제 눈으로 봤을때.. 제 가슴에서 어떤 요동을 칠지... 한번 느꼈보고 싶어여...
itsme님...고마워요...슈테판 성당에 자주 갔던게 다 그사람 만날려고 그랬던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저두 많이 아쉽네요..ㅋㅋ 이번 여행은 사건이 많았어요. 당찬~~님, 키스 꼭 봐보세요..생각보다 화려하진 않아도 찡한 감동은 있거든요...
ㅎㅎ...언니 전 대학생활 내내 청솔모 지겹도록 봤지요~ 울학교에 무지 많았거든요..^^ 이번 여행기 정말 재밌어요~ 언니의 키스보면서 했던 상상들...ㅋㅋ 최고에요~~^^ 근데 언니의 맘..이해됨..저도 무지 기대학고 갔는데 그그림이 나의 상상보다는 약간 초라한 듯했거든요
내가 그토록 원하던 키스~~~나도 그감동을 느끼고 싶었는데..ㅠ.ㅠ저 수많은 멋진 사진중 격에 남는게 왜 댑따 큰 숟가락인지~~ 미안타!!!숟가락 좋은데~~ㅋㅋ
눈송이야..너두 나와 같은 경험이 있었구나~~내생각에 우리가 인터넷에서 흔히 보는 "키스"는 포샾을 거쳐서 나온듯하다...클스티 언냐~먼나라 이웃나라만 읽지 말고 이젠 직접 가보라구..저 숟가락이 얼마나 큰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봐..정말 입에 들어가는지 함 넣어보고 싶다니깐..
여행기 좋네요. 상상이 되네요. '아인슈페너는 항상 물과 함께 서빙된다' 이 문구 꼭 경험하고 싶네요.
오스트리아를갔을때,유독 클림트의 "키스"그림이눈에자주들어왔는데...,그래서보석상자그림을"키스"로사왔는데, 그게 그렇구나!!1
올리버님, 꼭 경험하세요..아인슈페너는 물과 함께 서빙됩니당..메텔님, 보석상자에 그려진 키스가 더 화려하고 이쁠지도 몰라요...읽어줘서 고맙습니다..
사진 끝내줘요~~ 쇤부른에서 찍은사진도너무 이쁘구요^^ 부러버랑... 전 얼굴이 무기라-_-;;
내가 빈에서 찍은 사진과 넘 비교가 되는듯...사진이 넘 이쁘게 잘 나왔다...부러워.....ㅜㅜ....다음에 여행갈때는 너한테 사진찍는 법을 좀 배워가야 할듯...^^;;
마로님, 쇤부른에 있을때엔 날씨가 아주 좋았었기 때문에 사진도 잘 나온거 같으네요..근데 호프부르그로 가면서 날씨가 좀 많이 흐려졌어요..미쳐오빠, 혹시 수전증 있어서 흔들리거나 하는거 아닌감? 아님 밝기 조절을 안했다거나~~
우와 ............................너무재밌네요!!!!!!!!!!!!!!!!!!!!!!!!!!!!!!!!!!!!!!!!! ㅋ ㅋㅋ
쇤부른 궁전의 노랑색을 마리아 테레지아가 선택한 이유는 그 색이 흙에서 추출한만큼 값이 싸기 때문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국민의 혈세를 조금이라도 아끼려한 여황제의 마음이죠. 그래서 그 노랑색을 마리아테레지아 옐로우라 부릅니다. (정확히는 옐로우 워커인가?) 빈 정말 최고의 도시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