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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케스트라의 배치
요새 가장 많이 쓰이는, 전형적인 미국식 Full Symphony Orchestra 배치도.
그러나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지휘자의 취향, 혹은 음악의 성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유럽식 배치는 약간 다른데, 제1바이올린(First Violin)은 지휘자 왼쪽에, 제2바이올린(Second Violin)은 지휘자 오른쪽에 두는 배치를 이용한다. 좌측 사선에 비올라, 우측 사선에 첼로가 들어가게 된다. 나머지는 미국식과 똑같다.
▼ 미국식 배치 ▼ 유럽식 배치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우리나라 이름이 관현악단(管絃樂團)인 것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원래 오케스트라의 구성에는 피아노가 들어있지 않다.
그러나 음악 중 피아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정말 상당하므로, 요즘 웬만한 오케스트라들에는 피아노가 들어가게 되어있다.
피아노는, 미국식 배치에서 제1 바이올린과 제2 바이올린 사이에, 바이올린보다 뒤쪽에 놓이게 된다.
2. Orchestra의 악기 편성
오케스트라는 현악기, 관악기, 타악기 등으로 조직되어 연주하며, 교향곡을 연주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실내악에서는 각 파트가 1명씩 맡지만 관현악단에서는 각 파트가 짝수명씩 구성된다. 편성에 따라 심포니 오케스트라, 25명 이하로 조직된 쳄버 오케스트라, 현악기만으로 구성된 스트링 오케스트라, 목관악기만으로 구성된 윈드 오케스트라, 금관악기만으로 구성된 브라스 밴드 등으로 구분된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표준형은 대략 100명 전후의 악기로 구성되며, 크게 4개의 군으로 대별된다.
편성할 때는 목관악기의 수를 기준으로 2관편성(관의 수가 각각2개씩) 혹은 3관편성(관의 수가 각각3개씩) 혹은 4관편성(관의 수가 각각 4개씩)으로 하고, 나머지 악기는 음의 균형을 위해 배정된다.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경우 4관 편성을 이용, 현악기 제1바이올린 20, 제2바이올린 16, 비올라 14, 첼로 12, 콘트라베이스 10, 목관악기 플룻4, 오보에4, 클라리넷4, 파곳4, 금관악기 호른 6, 트럼펫4, 트롬본4, 튜바1, 타악기 팀파니2, 심벌즈·큰북·트라이앵글·실로폰1, 그리고 이외에 하프·피아노1명으 로 구성돼있다.
3. 악기 배치의 비밀
일반적인 곡을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관현악곡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현악기입니다. 작곡자 입장에서 볼 때 현악기 만큼 표정이 풍부하면서도 오래 연주하더라도 연주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지치는 악기가 없거든요. 따라서 작곡가로서는 다른 어떤 악기보다도 현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두게 됩니다.
이 사실을 연주의 맥락에서 보면 그건 곧 지휘자가 늘상 현악기에 신경을 써야 함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가장 신경을 많이 기울여야 할 악기를 가까이에 배치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노상 신경써야 하는 악기를 저 멀리 두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테니까요.
여기에 음향학적 이유도 한 몫을 합니다. 관현악법 상 멜로디는 주로 제 1 바이올린이 맡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자세와 그 소리구멍의 위치를 보면 통상의 악기배치에서 제 1 바이얼린이 차지하는 위치--즉 왼쪽 맨 앞--가 바이올린 소리가 객석에 가장 잘 들리는 위치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바로 그 위치에 제 1 바이올린을 두게 된 겁니다. 수 많은 변형이 있음에도 제 1 바이올린의 위치만큼은 불변인 건 이런 까닭입니다.
관현악법 상의 이유가 악기 배치를 좌우하는 또 다른 예는 첼로와 콘트라 베이스입니다. 고전적 관현악법을 보면 첼로와 콘트라 베이스는 흔히 같은 음을--대개는 한 옥타브 차이로--연주합니다. 그렇다면 같은 음을 연주하는 악기끼리 가까이에 두는 것이 연주자 입장에서나 지휘자 입장에서나 현명한 처사겠죠. 가령 베토벤 9번 교향곡의 4악장에 나오는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레치타티브를 연주하는데 첼로는 이 쪽에 있고 콘트라베이스는 저 반대 쪽에 있다면 연주하기가 굉장히 곤란할 겁니다.
제 1 바이올린과 제 2 바이올린을 가까이 두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악기군이 연주하는 부분이 유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까이에 둘 수록 연주자나 지휘자에게 유리하거든요.
물론 여기에도 예외가 있는데, 가령 차이코프스키의 6번 교향곡 4악장이 그렇습니다. 이 악장의 첫 선율은 제 1 바이올린과 제 2 바이올린이 교차로 형성하는 라인이 멜로디가 됩니다. (다시 말해, 제 1바이올린이 연주하는 "파" 다음에 제 2 바이올린이 연주하는 "미"가 이어지고 하는 식으로 멜로디가 형성이 됩니다.) 그런데 이 곡을 연주하면서 1-2 바이올린을 한 쪽으로 몰아두면 그 음향학적 효과가 사라지고 말죠. 따라서 이 곡의 경우엔 제 1 바이올린을 지휘자 왼쪽에, 그리고 제 2 바이올린을 오른쪽에 둠으로써 그 음향학적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형태는 고대 오케스트라의 배치 형태와도 비슷합니다.
목관이나 금관악기를 끼리끼리 모아놓는 것도 관혁악법과 지휘 상 필요의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관현악곡을 보면 목관은 목관 끼리, 그리고 금관은 금관끼리 연주하는 경우가 자주있습니다. 그런데 목관악기가 온 무대 위에 흩어져 있다면 연주하기도 힘들고 지휘하기도 힘들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목관의 경우 잘 보시면 상대적으로 높은 소리를 내는 플루트나 오보에는 바이올린에 가까운 쪽에 있고 상대적으로 낮은 소리를 내는 클라리넷과 바순은 비올라나 첼로에 가까운 쪽에 있는 것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것 또한 관현악법 상 플루트 따위를 바이올린과 중복 연주하거나 바순 따위를 첼로와 중복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알면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금관이 맨 뒤에 있는 것은 금관이 연주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과 금관의 음향이 크다는 점을 배려한 배치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금관의 경우, 클라이맥스 등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일을 주로 맡기 때문에 그 사용빈도가 높질 않습니다. (자꾸 금관을 쓰면 막상 필요할 때 그 효과가 덜 하니까요.) 따라서 상대적으로 연주하는 시간이 짧은 금관을 현악기 등 보다 멀리 두는 것이 현명한 일이겠죠.
또한 금관은 그 음량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다른 악기의 소리를 완전히 뒤덮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금관을 보다 멀리 둠으로써 현이나 목관 소리가 조금이라도 더 살아나도록 배려할 필요도 있습니다. (무대가 작아서 금관과 목관이 너무 가까이 붙게 될 경우, 금관과 목관 사이에 투명 플라스틱 판을 설치해서 금관 소리가 아무리 커도 목관 연주자들이 자신의 소리를 조금이라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답니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것은 호른입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호른의 경우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벨--나팔처럼 생긴 부분--을 뒤로 향하는 자세로 연주를 합니다. 그런데 벨을 객석으로 향하고 연주하는 트럼펫과 비교해 보면 아시겠지만 이건 호른이 음량 면에서 많은 손해를 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세로 연주함으로써 얻는 음악적인 (가령 손으로 벨을 틀어막는 gestoft주법이 가능해지는 따위의) 이득이 더 크기 때문에 호른주자들은 이 주법을 고수하지 않을 수 없었죠. 대신 호른을 뒷쪽에 두면 벨에서 나오는 소리가 바로 뒷벽에 부딪쳐서 객석으로 반사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죠.
이런 음향학적-음악적 필요에 덧붙여서 금관으로서 다른 금관과 자주 함께 연주를 한다는 필요, 그리고 금관이면서도 목관적인 소리를 내는 악기로서 목관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하는 음악적 필요가 호른을 현재의 그 자리에 위치에 있게 만든 겁니다.
마지막으로 타악기도 금관의 경우와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타악기의 쓰임새가 부분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인 만큼 연주빈도가 낮고, 또 악기 특성 상 멀리 있다고 하더라도 소리가 도드라지거든요. 그러니 굳이 앞에 둘 필요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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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귀한 자료로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