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 당 모 임 ( 04 ㅡ 11 )
가을만 되면 학창시절의 친구들 안부가 궁금해지곤 합니다. 그러고보면 친구들의 안부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했던 순간들이 정작 그리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을은 동심이 되게 하나봅니다. 잊혀진 줄 알았던 지난날의 사랑이 그리워지는 때, 잊었던 것들이 새삼 생각나는 때, 그래 어디론가 누구에겐가 편지라도 쓰고 싶어지던 때, 가을은 분명 사색의 계절입니다.
가을이면 익은 곡식처럼 마음들도 넉넉해집니다. 사람들도 더 순수해지고 맑아지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집니다. 못해준 것은 안타깝고, 하지 못한 것은 아쉬어집니다. 이번 가을에도 사람들은 이렇게 사랑을 나눕니다.
가을은 떠나면서 아름다운 풍경 하나를 선물합니다.
황금빛으로 물결쳤던 은행나무는 그 눈부셨던 황금비늘을 모두 벗어버리고 빈 가지로 찬 하늘을 맞고 있습니다. 한 낮의 가을 햇살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뒤로하고 황금조각들이 소복이 쌓인 거리와 바삭거리는 경쾌한 리듬을 선물하고는 그렇게 가을은 작별을 고합니다.
가을의 길목에서 서성일 땐 늘 을시년스럽고 쓸쓸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다 그렇듯 겨울도 그속에 흠뻑 빠져들고 나면 포근함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매서운 바람 아랑곳 않고 마냥 뛰노는 아이들과 아린 손을 호호거리며 앙상한 가로수 늘어진 겨울거리를 거닐면서 겨울은 그렇게 우리 곁으로 다가 왔습니다.
산행할 때마다 숲속을 걸으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겉으로 보면 숲은 참 간단합니다. 그리고 조용하게 보입니다. 옷깃을 여미고 들어서는 숲은 서늘합니다. 숲 속으로 두어걸음만 옮겨도 복잡한 곳과 아주 멀어진 듯 마음은 한가롭습니다. 장엄하고 화려했던 단풍을 떠나보낸 나뭇가지는 푸른 하늘을 이고 있습니다. 겉에서는 조용해 보였던 숲이지만 숲으로 들어오면 살아있는 것들의 소리를 들을수 있습니다. 걸음을 내디딜 적마다 낙엽이 부서집니다. 천천히 신선처럼 가랑잎 부서지는 소리를 들으며 숲속을 걷자면 사방에서 들려오는 아름답고 변화무쌍한 소리가 들립니다.
서러운 세월아. 이제 좀 쉬렴.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지만 우리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불곡산 정상에 서서 구름 사이로 가는 찬란한 태양을 바라 보자니 올 한 해 동안의 상념들이 불현듯 머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지난 11월 20일(토)오전 10시에 분당지역 동기들의 산행모임이 있었슴니다. 떨어진 낙엽을 밟는 소리도 좋았지만 임성균동기의 정성어린 산수유 특주에다 얼큰한 생태탕은 일미였습니다. 산행에 동참해준 동기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참석인원 : 9 명
김덕원, 김창수, 박영명, 승정욱, 이병길, 이병수, 이형국, 임성균, 최승렬
알 림
1. 6 차 모임
일 시 : 2004년 12 월 29 일 (수) 오후 6 시 30 분
장 소 : 기와집 (본 병원 지하) 031-709-9866, 704-0331
서현역 삼성플라자 뒤
2. 1 차 모임 (2005년도)
일 시 : 2005년 1 월 20 일 (목) 오후 6 시 30 분
장 소: 남도미락 (031) 715-2708 , 구미동 187-4 , 포인트 상가 101호
오리역 팬텀빌딩 뒤, 세종 리젠트(오피스텔) 옆건물,지하 1. 2층 주차가능
분 당 모 임 드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