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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5일(금) 남해 - 거제·통영 가족여행 첫날 이야기
쉰여섯의 생일 날 아침이 밝았다. 방학을 맞이한 첫 날 아침이라서 기분이 묘하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어났더니 다섯 시다. 현관문을 열고 조간신문을 가지고 들어와서 소파에서 읽고 있었다. 곧 아내가 일어나서 아침준비를 하였다. 틈틈이 가족여행 갈 준비물을 챙기면서 아이들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약속된 여섯시가 되었으나 모처럼의 긴장이 풀려서인지 여행을 출발하기로 약속하였던 일곱 시 가까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시골에 안부전화를 드리면서 어머님과 통화를 시도하였던 바 생일 같이 하지 못함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통화 소리에 깨어났던가 보다. 준비해둔 닭백숙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당신 생신인데 미역국을 차리지 못해서 미안해요” “아니, 오늘 아침은 소원이었던 가족여행 출발이 예정되어 있어서 생일 미역국 안 먹어도 기분이 좋은걸”
개인 필수 소지품을 대충 챙겨서 급히 집을 나섰다. 여덟시다. 기름을 가득 넣었다. 앞산 순환도로를 경유해서 화원 IC 에 가까이 도착하자 보고있었던 DMB 시청을 내비게이션 모드로 바꾸었다. '남해군청'을 입력, 검색하여 가는 길을 알고자 하였더니 구마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안내하여 주었다.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다. 달성터널을 지나 현풍휴게소 직전의 내리막길 우측에 위치하여 학교지붕이 살짝 보이는 전임근무학교였던 논공중학교를 보고서 감회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오디를 땄던 일이며 여러 가지 사연들이 ..... “이렇게 멀리 4년간 매일 출근하면서 당신 애 많이 썼네요.” 라며 아내가 위로하여 주었다.
함양 휴게소에 쉬려다가 보다 남해 쪽 가까이에 위치한 다음 휴게소로 갔더니 진주 근교의 휴게소였다. 비록 작았으나 관광안내소 코너에 들렀더니 남해관광을 안내해주는 홍보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웃으며 아내에게 내밀었다. 오늘 관광코스를 결정할 수 있겠다며 반가워하였다.
사천 IC에서 남해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한 참을 갔다. 주변 경치가 아름다운 창선 삼천포 대교에 도착할 수가 있었고, 섬들이 그림처럼 흩어져있는 아기자기한 남해안 풍경을 처음 목격하는 아이들의 입에서 경탄사가 절로 나왔다. 아내와 나는 몇 번 와보았던 체험이 있었으나 대학교를 올 봄에 졸업한 아들과 대학 3학년 재학 중인 딸아이는 남도 관광이 처음이라 감동이 특별하였던가 보았다.
장선교를 지나 첫 관광지로 홍보가 되어져 있는 원시어업 전통 죽방렴 관광지를 가려다가 차창 밖에서 본 것으로 만족하고 바로 독일 마을을 가보기로 하였다. 유스호스텔을 지나서 조금 더 갔더니 우측 산비탈에 독일마을이 나타났다. 차를 몰고 올라가 주차를 해두고, 이 번 여행 첫 기념사진들을 찍었다. 주위의 경관에 흡족해하면서 다음 관광지로 출발하였다. 아직 11시이였으니 예상보다 빠른 관광 진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상주 해수욕장으로 가보자는 아내의 의견에 따라 가고 있는 데 차창 왼편으로 오래된 나무가 몇 그루 있으면서 바로 해안선을 이웃한 바닷가가 멋있게 보이는 곳을 보자 가보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순간적으로 일어났다. 도로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는 함께 내려 가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몽돌로 해변이 아름다운 곳 은점어촌체험마을이었다.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무성한 그늘이 잘 만들어진 곳에 불어오는 해풍이 또한 시원하여 한 동안 머물다가 출발하였다. 여행을 하면서이 처럼 그 무엇에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차를 몰며 구경해볼 수 있음의 잇점을 느꼈다.
해안 길 산 모퉁이를 돌아가던 중 왼 편10시 방향 언덕길 아래에 풍치가 좋은 곳을 목격하고는 잠시 그 마을길로 들어가 가보았다. '환상적인 커플' 드라마를 촬영하였던 아름다운 곳 항도어촌체험마을이었는데 나지막한 해변의 외딴 봉우리 작은 언덕의 산에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서 올라가 볼 수 있게 꾸며져 있었다. 전망이 좋을 것으로 보여서 올라가보았더니 과연 멋있는 곳이었다. 가족여행의 기쁨이 가득 담긴 사진을 몇 장 남겨서 기분이 좋았다. 정오 시간이 가까이 되었으므로 상주해수욕장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국수로 생일기념 점심을 먹자며 발걸음을 옮겼다.
산 중턱의 도로에서 저 멀리 경치가 장관인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이르니 과연 그 명성답게 아름답게 느낄 수 있었다. 넓게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서 해변에 가보았더니 모래가 흙처럼 부드러웠고, 얕은 바닷물이 길게 뻗어져 있는 해수욕장에 쉰 명 안팎의 피서객들이 옷을 입은 채로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파도가 밀려와서 되돌아가는 물기 묻은 모래 해변에는 손가락 굵기의 구멍들이 수많이 뚫려있었고, 딸 아이가 호기심으로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나도 발걸음을 멈추고 한 동안 관찰하였더니 그것은 바로 모래 색깔을 보호색으로 한 작은 게들의 보금자리 집이였던 것이다. 파도가 밀려와서 자신의 집들이 모래로 덮여버리거나 사람들의 발길에 막히게 되면 부산하게 다시 모래를 구슬처럼 둥글게 만들어서 밖으로 부지런히 내보내는 것이 신기하였다. 온 가족이 한 참을 구경하였다. 약간의 허기를 느끼자 주위에 있을만한 잔치국수집을 직접 찾아보기도 하고, 거주민들에게 물어보기도 하였으나 만족스러운 대답으로 안내한 식당이 없었다. 다음 관광 예정 코스로 잡은 보리암쪽으로 가보자는 의견에 따라 출발하였고, 차 안에서 남해 관광 안내 홍보지를 꼼꼼히 살펴본 아내가 그 곳 가까이에 위치를 알려준 한 칼국수 식당 이름을 알아두었다. 만일 여의치 않으면 그 곳으로 가볼 요량이었다.
준비해온 떡과 과일로 차 안에서 요기를 하면서 그토록 유명한 남해 보리암 관광을 위한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차량 입산을 통제하는 안내 아저씨가 “지금 안개가 많이 낀 날씨라서 잘 볼 수 없을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올라가시겠습니까?”고 의사를 타진하였다. 그 무슨 일이 있더래도 올라가보겠다는 투로 “당연히 가보아야지요.” 라고 대답하며 올라가기를 기다렸다. 보리암 관광 편의를 위해 금산 정상 문턱에 마련된 주차장이 혼잡하여 다섯 대 가량의 차량이 먼저 내려오고 나면 올려 보낸다는 것이었다. 한 참을 기다린 후에야 올라갈 수 있었으며, 시계가 20m 이하로 농무가 시시각각 짙어졌다. 꼬불꼬불한 오르막 산길을 올라가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니 타이어 탄 냄새가 진동하였다. 안개를 개의치 않고서 가보았더니 웬걸 그 보기 좋은 남해 푸른 바다 전망은 깜깜 한 밤중과 다를 바 없었다. 일주일간의 일본 여행을 직전에 다녀와서 아픈 다리임에도 불구하고 아빠의 생신 축하 가족여행에 합류하여 여러 계단을 오르내리게 한 아들에게 많이 미안하였고 도와주지 않는 날씨가 조금은 원망스러웠다. 후일을 기약하며 금산을 내려왔더니 왔다. 신기하게도 안개는 물러가고 있었다.
다음 여행 코스로 잡았던 다랭이 마을로 바로 가고 싶었으나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 내비게이션에 식당이름을 입력해서 출발하였다. 안내해준 곳으로 갔더니 그 집은 오리구이 식당으로 바뀌어 있었다. 면소재지이면서도 변변한 식당이 없어서 시장 근처의 분식점에 들어가 잔치국수를 주문하였고,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식당 아주머니와 이런 저런 이곳의 관광이야기를 나누었던바 친절하게 여러 곳을 설명하여주면서 '다랭이 마을이 왜 그렇게 유명관광지가 되었는지'를 이해 못하겠다고 말하였다. 아랑곳 하지 않고서 가보기로 하였다. 막상 도착하였더니 차창 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경관에 경탄이 절로 나왔다. 해안을 인접한 높다란 산자락 중턱의 도로 길 아래로 자그마한 다락 전지(논과 밭)들이 계단식으로 자연과 어우려 무수히 흩어져 있었다. 그 모습이 한 마디 말 없이도 삶의 애환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기에 숙연해지는 마음이 되었다. 주차장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음을 모르고 길가의 어느 상가 마당에 차를 세워두고 마을로 내려가 보았다. 가옥 역시 계단식으로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전통 마을을 지나면서 걸어 내려갔더니 옛 정취를 듬뿍 체감할 수 있었다. 마을 앞 해변 쪽에 암수 바위 공원이 있었는데 그 유래 전설이 애달팠다. 발밑에 펼쳐진 해안 풍경이 멋있어서 더 내려가보았다. 잘 꾸며놓은 나무 다리 산책로가 연결되어 있었다. 해안 바위 위의 전망대에 도착하여서 둘러보았다. 가파른 경사 길을 원망하지 않으면서 여행추억 가족 사진을 많이 찍었다.
남해 관광 하루를 마치고 삼천포 대교로 되돌아 나왔다. 통영 미륵 케이블 관광을 목표로 하였으나 도착시간이 일몰시간이 되었다. 도로 가에 위치한 통영관광 안내소에 들렸다. 홍보물을 손에 넣고는 내일을 기약하며 바로 위의 형님이 마련해준 거제 고현동에 위치한 아파트 숙소를 찾아갔다. 소재지 위치가 고현동이었으나 최근에 용문동으로 편입되었다는 바람에 약간의 혼선이 있었지만 묻고 물어서 잘 찾아갔다. 짐을 풀고는 저녁을 먹기 위해 인근 식당을 찾아 나섰다. 손님이 많아서 안심이 되는 어느 식육식당에 들어가 맛있게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올려다 보며 보름달을 찾았으나 잔뜩 흐려서 별 하나 볼 수 없었다. 뒤따라오고 있던 모녀는 인근 가게에서 생일 축하 케익을 사왔고, 비록 조촐하였지만 의미가 남다르게 여행지 숙소 거실에서 온 가족이 기뻐해주는 아빠 생일 축하 노래를 들어볼 수 있었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남해 거제 통영의 가족 여행의 첫 날 하루는 이렇게 수놓아졌고, 준비해온 수필사랑 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
7월 16일(토) 남해 - 거제·통영 가족여행 이틀째 이야기
많이 걸어서였던지 단잠을 자고 일어났다. 어둠이 물러가고 있었다. 방문을 살며시 열었더니 아들과 모녀는 거실에서 세상모르게 잠을 자고 있었다. 조심하여 화장실에 다녀와서는 노트북을 켜서 어제 관광의 주요 내용을 일기처럼 써두었다. 세월의 강물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말뚝을 박아 단단히 매어놓기 위해서이다.
해가 뜨자 아내가 일어났고, 준비해온 신문을 읽고서는 조용하게 이틀째 여행을 준비하였다. 나도 하던 일을 마치고, 수필세계 책을 읽으며 아이들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여덟시에 여행을 시작하자던 어젯밤의 약속은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져 갔다.
시골에서 바로 위 형님으로부터 '잠자리가 불편한 점이 없었는냐?'는 안부 전화가 왔다. 목소리 큰 나의 응답 통화소리에 아이들이 일어났다. 준비해 둔 빵과 주스 및 과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였고, 숙소를 말끔히 뒷정리하고 나서 아홉시에 출발하였다. '소매물도'를 보여주고 싶다는 나의 생각과 '외도' 관광을 시켜주고 싶다는 아내의 의견이 있었으나 아들의 여독을 고려해서 바람의 언덕을 경유한 외도 관광으로 결정하였다.
해금강 관광 배편이 운행되고 있는 거제도 남쪽 포구로 가기위해서 높은 산 고갯길을 넘었다. 시원스럽게 남해 다도해의 절경이 펼쳐졌다. 내리막길 왼편 계곡에는 파란 저수지 물이 계곡 굽이굽이 가득하여 운치를 더하여 주었다. 학동 몽돌해변을 지나 도장포에 도착하였고, 외도 여객선 매표소에 표를 끊었다. 출항 30분 전이어서 곧 바로 '바람의 언덕'에 올라 풍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해안 절경 산책을 한 후에 승선을 하였다.
언제 와보아도 경탄 그 자체인 해금강 구경을 온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구경하였더니 기분이 더욱 색달랐다. 선장의 구수한 설명을 듣느라 동영상 촬영도 늦게서야 남길 수 있었다. 외도 선착장에 도착하였더니 열한 시가 가까웠고, 한 시간 반 동안의 이곳 관광을 안내받았다. 전에 근무하였던 학교 선생님들과 몇 번 와보았던 곳이었으나 가족 단체 여행의 행복이 웃음 가득한 얼굴로 한 낮의 여름 무더위를 대신 할 수 있었다.
외도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산길이 아닌 해안도로를 경유하였다. 장승포를 지나면서 거제 포로수용소 앞 식당에 도착하였다. 늦은 점심으로 홍합밥과 전복죽을 주문하여서 먹었다. 상차림을 기다리는 동안 이런저런 이 번 관광이야기를 나누며 한 낮의 무더위를 시원한 식당에서 한가하게 한 낮의 휴식을 즐겼다. 장마가 물러가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요량이었다. 오후 3시가 넘었다. 바로 통영 미륵불 케이블카 관광을 하자는 아내의 의견에 내가 한사코 역사적인 진실을 고스란히 재현해놓은 포로수용소를 바로 곁에 두고서 그냥 간다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부모의 서로 다른 의견에 곁에서 당혹스러워 하고 있던 아들이 "이 번에는 아빠의 소원을 들어줍시다."라는 말로 견학 발걸음을 옮겼다. 60년 전의 전쟁 참화 모습을 생동감 있게 두루 구경하면서 개인의 운명뿐만 아니라 나라의 운명을 생각해보았다. 새삼 4시 30분, 늦은 시간으로 그냥 지나쳤던 어제의 통영 미륵산 관광길에 나섰다. 5시에 도착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더니 과연 이 번 여행 기쁨의 절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온 가족이 미륵산 정상에 올라서 남해 다도해의 진수를 온 가슴에 가득 담았다. 사진기의 화소가 사람의 눈에 턱없이 미치지 못함을 뻔히 알면서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아이들이 더욱 즐거워 하였으므로 기쁨이 배가 되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만족스러움으로 채워주었다.
바다 밑 터널과 웅대한 다리 모습으로 유명한 거가대교를 경유해서 부산 대구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집에 도착하니 밤 아홉시였다. 일요일 점심 식사 약속도 있고 해서 2박 3일 예정 여행 출발이 비록 1박 2일 만 49시간의 여행으로 끝났다. 하지만 우리 식구의 오붓한 여행 역사로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망백을 바라보고 사시는 시골 부모님 생각하면 젊어서 아버지 어머니 모시고 여행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크지만 이번 가족 여행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것으로 만족하여야 겠다.
첫댓글과바람님가족 만
이군요을 진심으로 합니다 다발과 을 보내리다
훈장다우신 가족여행기도 진갱빈 가족들에게 큰
카페장님의
마음의
고맙습니다. 선물을 한 아름 받은 기분입니다.
건강하게 여름 잘 보내시고 두 분께서도 좋은 곳 여행다녀 오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마치 내가 관광하는 것처름 생생하게 기록하여 잘 읽었네! 숙소로 사용하던 아파트가 잠시 비워 사용가능했는데 선풍기한대와 이불만 있고 가재도구도 없어 잠만 잘 수 있고....내가 휴가중이라 식사 한끼 대접 못했네~ 타이밍이 아쉽고..
잠만 해결할 수 있는 덕분에 오붓한 가족 대화 및 자아 성찰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더 없이 고마움을 가질 수 있었답니다. 저는 언제 형님 가족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을런지요..... 좋은 작품 남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 보겠습니다. 오전에 학교 근무하고 오후에는 책을 보며 방학의 여유를 보내고 있습니다만 마음의 숙제는 쌓이는 기분이네요..... 조급한 마음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슬기롭게 멀리 내다보며 충실한 하루 하루로 정진함이 보답할 수 있는 길에 가까이 접근하는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더운 여름 날씨에 건강히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