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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암벽등반전문 /울산클라이머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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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머스 서재 스크랩 대둔산 동문길 리지
rohavlee 추천 0 조회 170 10.06.28 20:5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Ridge Climbing
대둔산 동문길 리지

 

 

 

 

 

 

 

 


아찔한 티롤리안브리지로 마무리하는 대둔산 최장 암릉
올해 5월 대전락클라이밍등산학교 동문회가 개척한 12마디 루트

글|임성묵 기자 사진|주민욱 기자 장비 협찬|마운틴하드웨어

 

대둔산 최장 리지가 개척되었다. 용문골에서 낙조대까지 웅준하게 솟은 12개의 암봉군, ‘새천년 리지’ 북동쪽 능선 너머에 숨어있던 무명 암릉에 길이 열린 것이다. 이곳에 맨 처음 눈독 들인 이들은 대전락클라이밍등산학교 동문회의 강성호(49세), 김경재(43세)씨. 장엄한 리지에 매료된 이들은 단걸음에 동문들의 중지를 모았고 2008년 11월부터 개척에 나섰다. 일 년 안에 길을 열겠다는 목표였는데 이끼가 때처럼 낀 크랙과 슬랩 때문에 올 5월에야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동문길’로 명명된 이 리지는 총 12피치, 5.10c의 난도. 길이와 어렵기가 설악산 천화대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었다. 이른 새벽에 나서야 해질녘에서야 등반을 마칠 수 있는 장거리 리지의 승강장, 대둔산으로 차를 몰았다.

“어머! 정말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어요?”
대둔산산악구조대 이왕영 대장이 운영하는 ‘산 산산 쉼터’에서 만난 락클라이밍등산학교 동문들의 반가운 인사였다. 이들과는 작년 ‘양파B 리지’ 취재를 마치고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인 머리 아픈(?) 기억이 있어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도 계속 웃음이 터졌다.
금세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잔뜩 찌푸린 날씨였지만 “내리면 맞지요”하며 태평인 이들과 함께 케이블카에 올랐다. 낮게 깔린 구름 사이로 섬처럼 떠오른 암봉들을 감상하며 5분 남짓 오르자 어느새 금강문.
비 예보 때문에 텅 빈 등산로를 따라 용문골로 향했다. 심선암을 지나자 넓은 야영터가 나왔다. 케이블카 승하차장에서 이곳까지는 20분 정도의 오르막길, 일부 회원들이 뒤처졌다.
“저질 체력의 소유자들 빨리 오세요.” 박순천씨(48세)가 흉금 없는 농담으로 길을 재촉했다. 다시 계곡을 따라 5분 정도 오르자 ‘동문길’을 알리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표지판이 나타났다. 잠시 휴식을 취한 일행들은 150미터를 더 올라 계곡 끝지점 우측에 있는 등반 시작점에 도착했다.
첫 마디는5.8 크랙과 슬랩으로 이루어진 19미터 피치. 장비를 착용한 유용주씨(40세)가 등반에 나섰다. 날렵하게 크랙과 슬랩을 오르는 모습에서 고수의 면모가 엿보였다.
이어 개척의 주역 김경재씨가 등반에 나섰다. 작년에 비해 체중을 많이 줄인 그의 등반에서 완숙함이 묻어났다. 테라스에 도착하자 낙조대가 있는 주능선까지 길게 도열하듯 서 있는 암봉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12미터 정도 걸어 올라가면 둘째 피치입니다.” “정확히 12미터는 길이인가요?”
“예! 각 피치의 길이는 물론 워킹 구간의 길이도 줄자를 사용해 쟀으니까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줄자까지 동원한 이들의 노력은 개척자의 의무가 쉽지 않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둘째 피치는 18미터의, 5.8의 페이스와 슬랩이 섞인 코스였다. 볼트가 두 개 설치되어 있는데 초반 슬랩을 지나면서 경사가 급해진다. 하지만 어려운 구간이 아니어서 빠르게 등반을 마무리했다.
셋째 피치는 슬랩과 크랙으로 이루어진 5.10a 코스로 상단 크랙이 고빗사위였다. 유용주씨가 등반에 나섰다. 둘째 볼트에 로프를 통과시킨 후 손가락 한 마다가 겨우 걸리는 우향 크랙에 붙었다. 시원한 레이백 동작으로 그 구간을 넘어서자 넓은 테라스가 반기는 종료 지점이었다.

테라스에서 30미터를 걸어 오르니 ‘동문길’ 최고 난도인 5.10c, 4피치가 나타났다. 등반길이가 길어 중간의 쌍볼트에서 한 번 끊어 오를 수도 있었다.
김경재씨가 작은 캠과 퀵드로를 챙겨 크랙을 오르기 시작했다. 초반부터 완력을 써야하는 급경사라 거친 호흡이 연방 터졌다. 손과 발로 짝힘을 만들며 15미터를 올라 중간에서 마디를 끊었다. 유용주씨가 장비를 회수, 테라스에 도착하자 김씨의 등반이 다시 시작되었다.
“직벽 8미터가 크럭스입니다. 홀드가 작고 흘러 5.10c를 주었습니다.” 확보를 보는 유씨의 설명대로 페이스는 오르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우향 크랙을 잡고 몸을 우측으로 눕혀 밸런스를 잡은 김경재씨가 같은 동작으로 7미터를 올라 페이스에 진입했다.
작은 홀드들을 잘 찾아서 올라야 하는 구간이었지만 루트를 손금 보듯 꿰고 있는 김씨는 쉬운 방정식을 풀듯 머뭇거림 없이 손과 발을 홀드에 대입, 쉽게 해법을 찾으며 등반을 마무리했다.
10미터를 걸어 오르자 제5피치였다. 어렵지 않은 코스라 유용주씨만 등반하기로 하고 일행들은 우측 숲길로 우회했다.
“여기 깨진 도자기가 있어요.” 글쓴이가 숲에서 발견한 오래된 도자기 조각에 일행들의 관심이 일제히 쏠렸다.
“1894년 공주 우금치전투에서 패한 동학군 일부가 일본과 관군에 밀려 대둔산 형제봉 아래에 근거지를 마련, 최후까지 항전했던 기록이 있어요. 아마 그때 사용하던 도자기 인 것 같습니다.” 유적 발굴 일을 하는 이종현씨(48세)의 설명이었다. 도자기 조각을 보물 다루듯 조심스럽게 배낭에 넣었다.
숲길 40미터를 올라 제6피치 초입에 도착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루에 등반을 마치려고 점심도 걸러가며 올랐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다. 내일 나머지 등반을 하기로 하고 좌측 안부로 탈출, 오후 6시 용문골 초입에 내려섰다.

다음날 이른 아침 출발한 취재팀은 우회로를 택해 제5피치 종료지점에 으르렀다.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6피치는 세 곳으로 나누어 오를 수 있었는데 등반팀이 몰릴 경우 분산해 오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었다. 좌측부터 5.10b, 5.10a, 5.9 크랙이 나란히 이어졌다.
글쓴이가 맨 오른쪽에 있는 5.9 크랙 등반에 나섰다. 작은 홀드들로 이루어진 초입을 지나자 직벽이 나타났다. 루트는 직벽 왼쪽 크랙으로 이어졌다. 손을 깁게 집어넣어 안쪽에 숨어있는 홀드를 잡고 레이백 자세를 취했다. 완력이 필요한 구간이라 빠르게 5미터를 올라 넓은 테라스에서 등반을 마쳤다.
곧이어 이종현, 박순천씨도 크랙을 오르기 시작했다. 40대의 늦은 나이에 등반을 시작했지만 열정만큼은 젊은 클라이머 못지 않은 억척 주부 등반가들이었다.
“바위를 손으로 더듬으니까 바짝 서는 것 같아요.” “우리 끼리 있을 때나 그런 소리 하지… 저질 산악회라고 소문나요.” “의도가 그게 아닌데….”
테라스에 도착한 아줌마 클라이머들의 진한 농담을 들으며 모두들 정성들여 싸온 도시락을 꺼냈다. “이것도 먹어보세요.”하며 연신 음식을 권하는 한국 아줌마 특유의 정, 이를 뿌리치지 못한 글쓴이와 주민욱 기자는 더 이상은 못 먹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음식 남기면 벌 받는다는 말에 마지막 남은 김밥도 한 입에 넣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회색 구름 사이로 가끔씩 보이는 푸른 하늘을 감상하며 독립 암봉인 제6, 7피치 등반에 나섰다. 하지만 5.9의 쉬운 페이스라 송형규씨만 등반하고 일행들은 우회로를 따랐다.
제9피치는 11미터, 5.10a의 난도로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은 피치다. 작년 암벽등반에 입문한 이은희씨가 직벽 페이스에 붙었다. 어려서부터 여러 종목의 운동을 했다는 그녀의 등반은 빠르고 안정되어 있었다.
깔끔하게 등반을 마무리하자 제10피치 직벽이 바로 앞이었다. 송형규씨가 15미터, 5.9 페이스에 붙었다. 위압감을 주는 벽이었지만 홀드가 좋아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제11피치는 5.6급의 완경사라 모두 연등으로 올랐다.
이제 ‘동문길’의 하이라이트, 20미터의 티롤리안브리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유용주씨가 10미터를 하강, 5.7의 바위를 올라 로프를 고정했다. 유수연씨가 놀이기구의 순서를 기다리는 어린아이 표정으로 확보줄을 로프에 걸었다.
“출발준비 완료!” “출발!” “우와~.” “체중이 많이 나가서 로프가 많이 처지는데.”
처음 티롤리안브리지를 한다는 유씨를 놀리는 농담에도 그녀는 꿋꿋하게 횡단에 성공, 무서웠지만 재미있었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나머지 회원들도 지난 2년 동안의 고생을 보상받듯, 냉장고에서 막 꺼낸 맥주처럼 시원한 허공의 맛을 느끼며, 대전락클라이밍등산학교 동문들의 열정으로 열린 대둔산 최장 리지의 대미를 장식했다.


(박스)
■ 대둔산 동문길 리지
클라이머에게 대둔산은 언제나 반가운 곳이다. 특히 케이블카와 구름다리로 유명한 완주 쪽은 예로부터 ‘작은 금강산’이라 불렸다.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곳에는 수많은 수직의 화강암 벽과 암릉이 뻗어있다.
‘동문길 리지’는 용문골에서 낙조대까지 이어진 12피치의 대둔산 최장 리지다. ‘새천년 리지’ 오른쪽 능선 너머에 숨어있어 쉬이 발견할 수 없었다. 2005년 강성호씨가 암릉 개척의 가능성을 확인한 후, 2008년에 김경재씨와 함께 개척에 나서 작년 5월에 작업을 마쳤다.
어프로치와 식수 용문골 입구에서 신선암으로 오르는 길 중간에 있는 쉼터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15분 올라가면 길이 끝나고 너덜지대가 나온다. 여기에서 5분을 더 오르면 ‘동문길 리지’ 시작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나온다. 식수는 용문골 초입에 있는 상가에서 뜬다.
소요장비와 확보조건 3인 1조 기준. 60미터 로프 2동, 캠 1/2세트, 퀵드로 10개, 긴 슬링 2개 등
난이도와 소요시간 최고 난도 5.10c/d, 3인 1조 기준 5시간 소요
탈출로와 하산로 제6~12피치까지는 로프 없이 좌측 안부로 탈출할 수 있다. 용문골 쪽으로 내려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된다. 하산은 마천대 쪽으로 가다보면 ‘마천대·용문골·낙조대’를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에서 용문골로 내려가도 되고 마천대쪽으로 하산해도 된다.
숙박 케이블카 승하차장 앞에 있는 대둔산산악구조대 이왕영 대장이 운영하는 ‘산산산 쉼터(☎063-263-5059)’에 문의하면 산행정보와 민박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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