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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겉그림 에베 코지의 〈밥빵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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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는 육류는 무조건 피하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육류가 성장호르몬제를 주입받아 큰 동물들로부터 나온 것이고, 내가 그런 것들을 소화시킨다면 장에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니 내 딴에는 육식은 삼가고 채소와 과일을 많이 하면 그만큼 좋다고 생각한 것.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소화적인 면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당질(과당)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 것들이 있다고 하니, 이제는 그것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당질 섭취로 인한 식후 혈당 상승과 인슐린의 대량 분비가 반복되다 보면 당뇨병·비만·대사증후군에 더하여 갖가지 생활습관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당질이 주식일수록 심각하다."이는 에베 코지의 <밥 빵 면 줄이고 끊고 멀리하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만큼 무분별한 당질 섭취가 성인병의 주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제안하고 있는 '당질 제한 다이어트'도 바로 그런 취지 때문에 언급하게 된 것이다.
과연 '당질 제한 다이어트'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일까? 쉽게 말하면 주식을 생략하고 부식만 먹는다는 이야기다. 이른바 밥과 빵과 면 따위의 쌀과 밀가루 제품 그리고 감자와 고구마와 토란 따위의 뿌리채소류 등 당질이 주성분인 식품을 제한해 섭취하자는 뜻이다.
당뇨에도 좋은 당질 제한 다이어트식단을 그렇게 바꿔나가면 뭐가 좋을까? 이 책은 그 경우 인체의 대사가 좋아진다고 일러준다. 이른바 생활습관병의 원인이 지방에 있는 게 아니라 당질에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당질 제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고지방·고단백질 식사를 통해 살이 찌기는커녕 오히려 건강하게 빠진다는 것이다.
"농경이 시작되기 이전에 인류는 과연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수렵과 채집이 생업이었기에 일상적인 먹거리는 어패류나 동물의 고기, 내장, 들풀, 채소, 버섯, 해조류, 곤충 등이었다. 때때로 나무 열매, 과일, 알뿌리 식물(참마 등)등도 먹었다. 인류는 이러한 식생활에 약 700만 년 동안 길들여졌다."(본문 76쪽)인류는 그만큼 오랜 기간 동안 고지방·고단백질·저당질 식사를 해왔다는 뜻이다. 그런 역사적인 흐름에 빗대 당질 제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3대 영양소의 비율도 지방이 56%, 단백질이 32%, 그리고 당질이 12%로 바뀐다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인류 본연의 식생활에 가까운 비율이라는 주장이다.
당질 제한 다이어트의 효과는 당뇨병 환자에게도 좋다고 한다. 이 책에 따르면, 당질 섭취를 제한다면 식후 혈당값 상승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인슐린이 추가로 분비될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보통 당뇨병이 발병한 사람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세포가 20% 정도는 죽어있는 경우가 많다는데, 이 다이어트의 경우에는 췌장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게 된단다.
"당질 제한 다이어트를 오래 지속하더라도 저혈당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당질을 제한하면 에너지 시스템이 가동되어 지방은 늘 연소되고 간에서는 아미노산과 유산 등으로부터 항상 포도당이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당신이 우아하게 스테이크를 먹는 동안에도, 내일의 파이팅을 다지며 삼겹살을 먹는 동안에도 지방은 분해되고 포도당은 만들어진다."(본문 112쪽)당질 제한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에 고기를 먹어도 된다니 얼마나 반가운 소리인가? 그런데 이 책은 고기뿐만 아니라 소주와 위스키 그리고 브랜디 등 증류주와 당질이 0%인 발포주라면 술도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그야말로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를 하느라 배를 곯아가며 고행을 하는 것에 비하면 정말로 편한 식사법일 게다.
또한 이 책은 과일에도 당질 함유량이 많은 게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을 알려준다. 바나나, 포도, 감, 체리, 키위, 사과, 무화과, 파인애플, 오렌지, 감귤, 배 등의 순으로 당질 함유량이 높다고 한다. 그에 비해 딸기, 레몬, 복숭아, 비파, 수박은 당질 함유량이 덜하다.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암세포이 책에는 밥과 빵과 면을 끊고 인생을 되찾은 사람들의 사례도 실려있다. 그중에는 6개월 만에 10kg을 감량해 비만과 당뇨를 극복한 사람도 있고, 제2형 당뇨병 환자인데도 약 없이 혈당값이 정상으로 돌아온 경우도 있다. 또 지긋지긋한 인슐린 주사를 중단해도 혈당값이 정상으로 되돌아 온 60세 여성도 있고, 차마 말하지 못했던 요실금까지도 사라진 40대 후반의 여성도 있다.
"암세포가 오로지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자란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많은 근거와 사실을 토대로 당질 제한 다이어트와 암을 연관 지어 예방과 치료 가능성을 언급해보았다. 분명한 것은 암을 유발하는 위험 인자인 고인슐린혈증, 공복 고혈당, 식후 고혈당은 당질 제한 다이어트로 모두 개선된다는 점이다."(본문 228쪽)이 책은 유익하다. 책의 마지막에는 당질 제한 다이어트를 위한 사계절 식단이 제안돼 있다. 더욱이 '식품별 당질 일람표'까지 실어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할지, 또 어떤 음식은 피해야 할지 아주 상세하게 알려준다. 40대 이후 대사증후군으로부터 벗어나서 건강을 지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모두가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