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붐한 새벽, 초겨울의 날씨 맵시가 매서워
따뜻한 오뎅국물 생각이 절로납디다.
추위를 미리 알고 알몸둥이 초목이 숨을 죽인
산과 들에는 을씨년 스러운 바람이 스치웁니다.
겨울이라.
그리웁도록 초연했던 옛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차창가에 밀려오고 겨운 하품을 거둔 나는 이내
새우잠이지만 깊은 단잠에 빠져듭니다.
왜 그리 잠이 포근한지 깨어나니 나를 억누르고
있던 생채기들을 몽땅 벗어 버린 듯한 가볍움을
느꼈습니다. 세상의 변화도 감지 하지 못한 채
일상에 빠졌던 그리하여 무척 바빴던 나를
발견했는데 허무한 생각이 듭디다.
생일을 맞은 서태영부회장의 축하연을 열었는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축하송도 함께 부르고
하여간 익살로 다가 오는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산악회가 주관한 중국 탐험을 마치고 돌아온
팀들이 선물로 가져온 비디오 테이프도 보며
향기 강한 양주도 나누어 마셨습니다.
11시에 제천시 청풍면 학현리에 도착했습니다.
의림지와 배론성지, 박달재, 청풍호반이 있는
제천시는 분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학현마을을 거쳐 신선봉에 오릅니다.
먼 산에 하얀 눈이 내린 흔적이 보이고 완연한
겨울을 알리는 서리가 녹아 길을 적십니다.
서리가 내리면 날씨가 따뜻하다 더니 무척
포근한 날씨가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잎새를 떨구어 버린 나무가지를 헤치며
물기를 흠뻑 머금은 낙엽을 밟으며 산길을
따라서 신선봉을 오릅니다.
누워있는 킹콩바위가 웃겨 한참 웃었습니다.
1시간을 바람과 낙엽, 나무가지와 씨름하며
아기가 어머님 무릅위를 기어 오르듯이 신선봉
을 기어오르지만 일주일 내내 모임에 끌려다니다
마신 술에 지친 건지 몹시 힘이 듭니다.
신선봉은 어머니 품속 같았습니다.
오묘하게 생긴 바위가 앞을 가로막으며 자태를
자랑하면 이내 괴로움 잊고 감흥에 젖습니다.
함께온 익살 많은 악우 한 명이 말 같이 생긴
바위에 걸터 앉아 코믹한 연기를 합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생각 하기에 따라 바위는
온갖 재주를 다 보여 줍니다.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개 바위는 마치 펭권 같기도 하고 하여간
오묘하기가 이를데 없습니다.
수석을 전시해 놓은 듯 합니다.
바위 산이 주는 매력을 한껏 맛보며 처음 오신
악우들을 위무하며
계속해서 산을 올랐습니다.
주능선을 지나니 하얀 눈이 반깁니다.
하얀 겨울의 아름답고 정겨움이 다가섭니다.
"겨울 연가" "그 겨울의 추억"...... 따스운 날씨에
물이 되어 눈이 녹고 있지만 첫 눈을 밟았다는
기분에 젖어 매양 즐거움을 토로했습니다.
능선을 지나 학모양을 하고 있는 학봉에 올라
세상을 조망하다 이내 길을 재촉 했습니다.
손바닥 바위가 또 한 번 감흥에 젖게 합니다.
길이 좁고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병목현상이
나는 곳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지만 전방을
주시하는 눈길마다 황홀한 산의 형상이
예술품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떨어져 내릴듯한 바위가 아스라히
붙어서 절묘한 모습으로 또 한 번의 감흥을 불러
일으킵니다. 참으로 오묘한 장면입니다.
위험한 곳까지 다가가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밧줄을 타야 할 곳이 여럿 있었지만 힘들이지
않고 통과했습니다.
특히 신선봉 오르기전 고갯길은 바위산으로
가파르기 이를데 없었는데 잘 통과 했습니다.
많은 악우들이 한꺼번에 오르느라 번잡했습니다.
신선봉 정상은 초라 한 모습으로 일행을
맞았는데 돌을 쌓아 놓은 돌탑이 이채롭습니다.
처음오신 악우님들의 모습을 정상 푯말과 함께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아마도 자주 무한에 오시리라 기대 해 봅니다.
멀리 적선산이 보이고 청풍호가 파노라마로 보이는 곳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것으로 위안을
하고 햇살 고운 곳에서 점심을 나누었습니다.
햇 김장 김치맛이 일품입니다. 산 점심 식사는
늘 풍성한 장면이 이루어 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점심시간은 소풍나온 기분입니다.
처음 만나는 분과 나누는 인사지만 정겹습니다.
등산이 주는 묘미를 생각 하게 합니다.
하산길은 습기로 인하여 몹시 미끄러워
몇 번이고 엉덩방아를 찧을 뻔 했습니다.
처음 온 여성악우는 두 번이나 꽝 했는데......
아름드리 춘양목 백송이 빼곡히 서있고 싱그러운
굴참나무 사이로 겨울은 흐르고 있었습니다.
계곡 근처에는 이상하리만치 푸른 이끼가 나무
전체를 휘감고 기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질학적으로 특이한 지역인가 했습니다.
병목현상과 미끄러움으로 4시간 30분 만에
상학현 마을에 당도했습니다.
박옥희 여성부장님이 찬조 해 온 두치를 안주삼아
36명의 악우들은 하루를 위한 건배를 했습니다.
오는길에 호수가를 지나왔는데 너무 멋진 곳이
었습니다. 푸른 호수에는 낭만이 흐르고 있었고
외로이 지나가는 배 한 척에서 평화를 느낍니다.
미국의 그랜드 캐년을 닮은 곳이었습니다.
충주호 줄기인 청풍호반이라 여겨집니다.
청풍문화제가 있는 곳입니다. 카메라에 잡힌
그림같은 다리와 호반이 너무 황홀합니다.
호반가에는 갈대가 역광을 받아 순백으로
보이는 평화의 소야곡이 흐르는 곳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신선봉에서 느낀 감흥을 정리하고
일상으로 돌아 갈 준비를 해야 겠습니다.
첫댓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사랑받고 축복받는 하루였어요...되돌려 줄수있는 아량으로 또한해를 살아볼 것이며 진정으로 진정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뿌린대로 거두는 것입니다. 서부회장님이 평소 배푸신 은덕이 크기 때문입니다. 잘사소
청도 남산에 등산했을때만해도 늦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꼈었는데....이번에는 초겨울의 풍광이 멋으로 다가오네요. 동참하지 못했음이 아쉬움으로 남지만..이렇게 산행기를 보고나니 마치 내가 정상에 올란것처럼 흐뭇함을 느낍니다. ^^*
신선봉의 첫눈 정말 멋지네요. 국장님의 산행기도 일품이구요. 좋은 하루되시구요. 흘림골에서 만납시다. 무한악우님들 멋진하루되세요.
어떠한 악조건속에서도 따라부칠려구 노력은 햇어요 그런데 무릎이 넘 아파서 초자언니랑 참석을 못햇군요 미안해요 담산행은 무조건 갑니다~
산행기를 정독했구요 실감있는 내적표현이 가슴으로 충만되여 놀라서인지 문필가로 직업전환 용의는 어떠신지요...동행치 못해 아쉬움이 컸으며 차기때는 꼭꼭.. 우리 무한악우님 모두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