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원 자격증은 -국립국어원-

[깜둥이]

한국어교원 자격증은 국내외에서 한국어 수요가 많이 늘어나기 시작할 무렵인 2005년도에 국어기본법이 시행되면서 도입되었다. 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과 재외 교포를 대상으로 국어를 가르치려는 사람에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부여하는 국가 자격증이다. 학습 대상과 내용에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부여하는 초중등교사 자격증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으나 그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어교원은 2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고도의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으로서, 우리 문화와 말을 세계로 전파하는 첨병일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를 이어주는 매개자라고 할 수 있다. 국어에 대한 지식만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폭넓은 식견이 있어야 하며, 학습자의 언어와 문화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은 한국어교원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 반드시 마쳐야 하는 5개 영역으로 구분된 기본 교육과정 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격의 종류는 한국어 교육 분야 학위 취득, 양성 과정 이수 등을 통해 취득하는 2급과 3급, 그리고 2급 취득 후 5년 이상의 한국어 교육 경력자가 취득할 수 있는 1급이 있다. 국립국어원은 신청자가 제출한 서류를 토대로 국어기본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영역별 필수 이수 학점과 이수 시간을 충족하고 있는지 등을 심사하고 나서 자격을 부여하게 된다. 예외적으로, 제도 시행 이전에 대학 기관과 한국·외국 정부 기관 등에서 외국인을 가르친 한국어 교육 경력자에 대해서는 위의 요건과는 관계없이 소정의 심사를 거쳐서 3급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어교원 자격증 소지자는 2010년 3월 현재 3,386명 으로, 이 중 외국인이 211명이다. 한국어교원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은 자격 제도가 시행된 2005년을 전후하여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여 2006년 대학 40개소, 단기 양성 기관 34개소였던 것이 2010년 현재 84개소, 88개소로 늘어났다. 이 시기에 개설된 대학 기관이 금년에 첫 졸업생을 대거 배출하게 됨에 따라 올해에만 신규 소지자가 2,000명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어교원 자격증 소지자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학 부설 한국어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활동하였으나 한국어교원 자격 제도가 정착되기 시작하면서 여성 결혼 이민자, 다문화 가족, 외국인 근로자 등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자격증 소지자의 20~30%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어교원은 매력적이고, 세계화 시대에 자부심과 소명감을 느끼게 해주는 전문직인 것은 확실하지만, 성격상 인력 수요가 많이 늘어나기 힘든 분야이다. 그럼에도 일부 대학들에서 전문성을 갖추지 않은 채 경쟁적으로 학위 과정, 양성 과정을 개설하는 등 한국어교원 자격증 취득 열풍이 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금년도 1월부터 개인별 자격 심사와는 별도로 대학 기관 등의 교육과정을 처음으로 심사한 결과, 학과 명, 과목명만 한국어 교육일 뿐 실제 내용은 국어학, 국어교육이고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된다면 한국어 교육 현장이 심하게 왜곡되고, 자격증 무용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학 기관은 학생들이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할 것이다.

앞에서 밝혔듯이 올해부터 한국어교원 양성 교육 현장에서 드러난 문제를 바로잡고,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대학과 단기 양성 기관의 교육과정에 대하여 심사 지도하고 있다. 또한, 자격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심사의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 금년도 하반기에는 국어기본법 시행령 개정과 시행규칙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주요 내용은 심사 기준과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2급으로 승급할 수 있는 대상을 모든 3급 소지자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어 교육 분야 학위를 취득하고 2급을 취득하려는 외국인은 한국어능력시험 6급 합격을 새롭게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것은 자격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나, 한국어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모든 외국인에게까지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내국인과 같은 심사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한국어교원 자격증의 부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한편, 국립국어원은 올해 상반기에 한국어교원 자격증 3급 이상 소지자를 대상으로 우수 인력을 공모하여 선발한다.
선발된 인력은 올해 7~12월 중에 외국인 근로자 지원 센터 등에 파견되어 한국어 강의와 일대일 한국어
상담 활동을 하게 된다. 자세한 사항은 오는 4월 국립국어원 누리집을 통해 안내할 계획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120만 명이 넘고, 국외에서도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국외의 학습 수요층과 지역이 다변화되고 있는 지금
한국어교원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체계적으로 훈련받고 전문성을 갖춘 많은 한국어교원 자격증
소지자들이 안정적으로 한국어 교육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정부,
교육계, 현장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