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03.2 우리 나라 21번째 큰 섬
금오도
새벽부터 부산 떨고있네
시간 널럴하게 빕스에 왔는디 암만해도 등짝이 썰렁하다 에라 다시가서 조끼좀 챙겨오자
뭔 급한 일 있는 것처럼 신호등에서는 비상등켜고 눈썹 휘날리게 댕겨오니 06시40분. 흐흐 잘했어
빨간 우리 차가 아니라고 먼 산보고 서있는디 에고야 으째 안 타냐고 소리질러 깜짝놀라 오르다 ㅋㅋ 긍께 이름 써붙이고
와야지라
근디 으째야쓰까 모자를 차에두고 왔어라
싸모님은 선그라스 빠뜨리고 난 모자가 없구나
보성휴게소에 멈추자 말자 남정네들의 구름과자는 잘 피어오른다.
어느 새 선그라스 꿰차고 오신 싸모님, 뭘 입고 써도
잘 어울려요
싸모님은 참회의 기도중, ㅋ 산행준비에 잠 설쳤나부다.
쌩쌩 지나쳐버리는 풍경에 잡생각도 날리며 달리니 돌산 갓김치 간판도 보이는것이 여수로다
고즈넉한 바다에 노니는 쪽배들이 정겹구나 워따 저 파 좀 봐라 겁나 실하다 요즘 파김치가 맛있재
드뎌 여객터미널 여천 신기항 도착. 어김없이 인증샷.
승선권을 끊어 이름을 호명하니 모두들 씩씩하게 대답.
난 으째 안 부른대 하던 차 두 번 부른께 '예이'하고 달려가니
' 아따 얼마나 달려분가 바람이 쌩해부네 ' 하시는 한타님 또 웃음보따리 안겨주시네요
생각보다 작은 여객선에 버스와 함께 승선하여 객실에 들어서니 워따 방바닥이 우리집 보다 따뜻하시.
30여분 달려 함구미에 도착하여 오늘의 비렁길 트레킹을 시작하다.
2년전 바깥 여행의 여독도 못풀고 말복 염천에 찾은 비렁길의 호된 기억이 오늘의 트레킹을 더 새롭게 하누나 시원하게
펼쳐지는 새파란 바다를 끼고 도는 비렁길에 모두들 감탄해 마지않도다인증샷들 하느라 법석들인데 좋겄수다들 이제 나는 카메라가 무서워 피하게
된다우
일찍 출발한지라 벌써 시장끼가 느꺼지는데 걷다보면 또 이렇게 나홀로가 되곤하여 뒤돌아봐도 싸모님은 안뵈인다
'아따 참말 늦구만' 혼자 구시렁거리며 걷는다 깜박하여 못챙긴 모자가 그립다
우리 한 팀이 점심먹는다고 자릴 잡는다
' 아니 벌써? 신선대에서 먹으랬는데' 사모님한테서 전화, 점심 먹자고 오랜다
오늘도 여지없는 진수성찬, 언니들은 생선전문 요원인지 맛나게도 쪄오시고.썩은 밥 있으면 한덩이 적선하라는 한타님,
얻어묵는 밥이 더 맛있지라?
그렇게 거한 식사를 끝내고 다시 걷는 길.
등은 가벼우나 배가 무거워요
1코스 두포항 가는길
휘휘 돌아보며 하늘 한 번 쳐다보고 그 푸르름에 물든 바다도 바라보며 싸묵싸묵 걷는 길,
2년 전, 죽을 둥, 살 둥 , 비몽사몽
걸었던 안간힘이 오늘의 자신감으로 살아났구나
날쌘돌이들은 어디메쯤 갔는지 궁디도 안 보이도다
신선대
와, 신선대의 널찍한 바위다. 여그가 밥먹을 최적의 장소재 이미 묵어분 거 아깝다
또 사진들 찍느라 부산댈 때 난
그냥 쉬엄쉬엄 가보까
아고 물팍에 느낌 온다 보호대 꺼내서 동여매니 제길헐 겁나 불편해서 못하겄다
풀어 던지고 또 나홀로 길. 너덜너덜 돌덩이들이 성가시다.
외롭다 그래도 아줌니가 보이네
찰떡부부회장님네랑 다른 회원들도 합세하여 힘내어 걸어본다 .
모잘 안가져온 까닭에 할 수없이 걸친 선그라스와
복면강도가 덥다 더워
선그라스를 오래쓰니 귀때기가 아프요
" 아야 안경이 쪼인갑다 ."
" 언니, 그기 이니고 이녀르 얼굴이 넓적하여 안경태가 작아 아프고요 콧대가 낮어 안경이 자꾸흘러내리 는거라오 흑 흑 "
ㅋㅋㅋㅋ ㅎㅎㅎㅎ 남의 슬픔에 마구마구 웃으시네요
타박타박 터벅터벅 , 드뎌 1코스 끝점인 두포항이 보인다
두포항
마을 깊숙이 들어온 새파란 바닷물은 섬진강 쪽빛 강물과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 언니 , 저게 뭐지라?"
하얀 물체들이 난무한다 물고기다 물고기. 어떤 언니 왈
" 이동네 사람들은 뭐한다냐 언능 저 고기잡재"
흡사 음악분수처럼 리드미컬하게 튀어오르는 물고기들의 향연은 우리들을 위함이 아닌가?
이렇게 우리들은 물고기들의 축하공연을 받으며 1코스 함구미 ☞ 두포 까지 5Km 비렁길 놀이 끄읕.
이제 직포로 가자
그런데 쫓비산 3팀 중 몇 분 배려 차원으로 버스가 두포로 오기로 했담서 2코스 걸어갈 사람들은 가랜다
나도 정 힘들면 두포항에서 택시 불러 가려던 생각으로 왔지만 그려 걸어보는거다 싸모님과 가끔 감탄사도 질러대며.
" 아야, 2코스는 어떤 느낌이냐?"
' 이 언니 어떤 느낌 갖고 이러는 겨?'
" 응 언니, 내 생각에 2코스는 바다가 나와 더 가까이 느껴짐서 1코스보다 더 부드러운 거 같은디?"
"그렇지? "
"그라요 중국 황산과 삼청산 분위기처럼"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 고즈넉한 길 때문이었을까? 언니에게 울 아부지 따라 갔던 흑산도의 까마득한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다보니 시간은 금새 2코스 끝자락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직포항 직전 촛대바위 전망대
" 아야, 모두들 그 버스로 가서 도착했다하냐"
우리가 안오니 문식씨를 마중 보냈다신다
" 그럼 뭐하겄소 우릴 업고 가겄소 어짜겄소?" ㅎㅎ
우리땜시 또 늦은게 아닌가 하여 직포항도 못찍고 내럭없이 나무 보듬어 주고있는 싸모님만 찍었네
이렇게 두 여자는 두포에서 직포까지 3.5Km를 타박타박 사이좋게 걸었다우
오메, 나 3팀에서 배척당허겄네요
쫓비산 3 팀 회원님이 우릴 1팀으로 보내분다나 어짠다나? 오늘 잘 걸어부렀다고. ㅎㅎ
목표 달성해서 먼 길 간 보람 뿌듯하요
남망산과 쫓비산의 부실함은 잊어다오이 정도까지만 앞으로도 쭈우욱
모두들 수고많으셨습니다
오자 탈자 그 어떤 글자 있더라도 양해를. 실눈뜨고 썼은께요
뭔 일인지 컴 타자가 내 손이 끝나면 글자가 찍히는 기현상이 ㅋㅋ
첫댓글 아무리 얻어묵는다고 썩은밥을 어떻게 묵는다요? 나는 새밥말고 헌~밥이라도 있으면 좀주라고 했는디~~^^
아이고 한타님 썩은 밥이라 하셔서 웃었는디요
그라고 내앞에서 감시롱 가로뻗은가지에 머리부닥친것 생각안나시요? 다좋은디 키큰사람은 그럴때가 안좋컷습디다~~ 키도있고 그랑께 다음부터는 조심허쇼 ㅋㅋ
맞아요 작은 키에 대그빡 찍었드랬죠 근데 이상한 게 이마찍는 일이 다반사랍니다
@풍경채 산행 후기보다 댓글들이
재미있네여~
식은밥인지 헌밥인지 먹는타령,
거기서 거기인 도토리 키재기를,
두분 키는 딱 대그빡 크기의 차이인데 풍경채 님과 한타 님의
대그빡 길이가 다르니 좀 계산이 복잡해지네여~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5.03.29 20:13
산에서는 키가 커분갑소~
한편의 소박한 기행문이네요.
토종 사투리 섞인 구수한 입담에 많이 웃다 갑니다.
댓글 남겨주시는 센스, 감사합니다 ㅎㅎ
둘이 주고받고 하다가 정분날라.ㅎ
모두들 점잖으신 인품들이라 참존이라는 노란딱지가 정겹습니다
무학대사께서 이성계한테 했다는 말이 생각나네^^
그나저나,다음산행때부터는 풍경채님 보기가 어렵것습디다. 이번에 본깨 앞으로는 1진으로 가것던디....서운해서 어짠다요? 3진에서 바로1진으로 월반해분것본깨 저력이 대단하시요...내친김에 내년에는 산행대장까지 해볼면 좋것소...님은 우리3팀의 희망이랑께요~~^^
두울이서 정담나누며 걷던 '금오도 비렁길' 산행!! 굽이굽이 이어지는 벼랑길에 뿌려놓은 님과의 대화를 다시 줍는 큰 기쁨에 젖어,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어제, 그제, 아니 방금 전 일도 전혀 기억에 없다는 본의아닌 거짓말을 하게되는디 그 옛날 그 시절은 으째 그리 새록새록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