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반에 산방을 나섰다.
>> 뚱띵이 중국젊은 벗들의 종점
오후 세시가 넘었다.
정상에 오른 것이
이미 늦었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
기왕 늦은 것
뒷일 걱정은 그 때 하기로 하고
주변을 잠시 돌아보았다.
정상에 오르면
스스로가 붕 뜬다.
작지만
하나의 정상을 정복했다는 뿌듯함에
그러나
현실은
몹시 춥다.
바람도 간간히 거세고
하늘도 지 멋대로
운무로 덮었다
열었다
사람보다 더 간사스럽다.
이 험난한 길을 인도해줬던
중국벗들
뚱뚱이 일행은 원래 목표가 이 정상자락에 자리한 도교 선사 벽하사였다.
잠시 그들이 제를 올리려고 짐을 푸는 곳을 바라보다
곧바로 내 갈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들을 이 정상까지 끌어올린 원동력은
그들의 믿음이었다.
무거운 향과 제물들을 걸쳐매고서
대부분
아니
태산에 오른 중국인들은
모두가 그들의 민속종교인 도교
그 사찰에서 분향을 올리고 있었다.
중국의 도교, 일본의 신사, 우리의 칠성당
무엇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일까?
내는 모른다.
그냥 멀찌감치 바라보고
겉홡기만 하고 지나친다.
솔직히
궁금하지도 호기심도 없다.
그냥 산에 오르니
좋고
이름값을 하는 지
못하는 지
나 자신이 뭐라 할 수 없지만
여하튼
이름있는 산
그것도 그 정상에 올랐다는 기쁨
그것만으로 즐겁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남천문으로 내려가려는데
오를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이 많은 계단을
어둠속에서 내려간다...
참
생각없는 넘이 되고 말았다.
좀 더
정상의 능선을 따라 걷고 싶지만
그러다간 오늘을 넘기지 싶고
아쉽지만
항상
좀 부족할 때
돌아서는게 옳다.
산에 오르는 것이나
사람 살아가는 길이나
뭐 다를 바 있겄냐?
정상에 오르면
스스로 내려오는 사람 본 적이
내 기억엔 없다.
첫댓글 절옆벽면의 붉은색이 아하!!중국이로구나하는 느낌이듭니다
중국안의 종교인 도교선사에 대해 공부하는 여행기였답니다
높은곳에 오르고 또한내려옴이있으니인생과같고 도를 깨닫게 되는 여행기입니다
태산도 상당히 험한 산이라고 하던데 겨울에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