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떠나고
홀로 남아 우두커니 서 있는데
여행사 사장이라며 버스 있는 곳으로 데려다 주겠단다.
아니지!
오늘 오전은 나 홀로 돌아보기로 했었지....
여기서 성당이 멀어요?
봉고차에 타란다.
이 골목 저 골목길 좌로 우로
그러더니 맨 위로
바로 코앞이 성당이지만 첨이라서 이렇게 편게 찾아왔다.
저 찾지 마세요.
오전 동네 구경 좀 하고 숙소로 돌아갈게요.
명함을 주시곤 휘리릭....
성당이 자리한 곳
옛 성당들은 하나같이 능선 위
고개 넘어 그 언덕 위에 덩그라니 서 있다.
백령성당도 마찬가지
숙소가 있는 심청마을에서 성당을 오르고
계속해서 내려가면 또 마을이 이어지고
운무 속에 북한 땅은 전혀 보이지 않고
성당을 한 바퀴 돌아보고
십자가의 길을 따라 걸어보니
이거 축구장이다.
기부 및 봉헌자의 얘기를 슬쩍 읽어보고
백령도를 거점으로 국내에 들어간 천주교 선교사가 17분
이 중 순교하신, 성인이 되신 신부님이 6분
그중 한 분은 알겠다.
동천동 살 적에 자주 찾았던 곳
분당으로 옮기고도 종종
시신도 못 찾았다는 도리신부님
그를 기리는 부모님이 사용하던 맷돌로 만든 십자가
손골성지에서 읽었던 도리신부
27살에 순교하였다고...
이곳 상현동으로 이사와서도
처음에는 간간히 찾았다.
손골성지를
지금은 그만 찾는다.
둘째가 벌써 십년차 사제이고
6년 기간을 무사히 선교사로서
칠레에서 팬데믹까지 넘기고
귀국하였으니 맴이 달라졌다.
내 마음도 현실따라 달리 굳어지나보다...
성당을 지나 이어지는 마을에도 빈집
무너져가는 집들이 보인다.
나중에 여행사 대표에게 물어보니
빈집이지만 파는 집은 없단다...
설마?
다시 되돌아와
심청마을 섬 주민들과 담소도 나누고
그분들 사는 얘기도 듣고
백령도는 섬이지만
농업이 주업이고
자급자족한다고
어선은 거의 없고
단지 까나리만 잡는다는데
그도 좀 이상타..
내가 본 어선이 없어서
점심을 먹고
대청도로 건너간다.
마침 식당 주변에 천주교 공소
사곶공소가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
가이드 김기사에게 물어보니 공소가 많아서 몇 곳인지 모른다고
사곶공소에 들어가 살펴보고서야
공소가 9곳, 성당이 1곳 유지관리되고 있음을 알았다.
10개의 천주교 교회가 8번째로 큰 섬 백령도에 있다니
처음 보았다.
개신교회 만큼 성당이 많은 섬을
혹 외국인 신부들이 머물다 가서 그런가?
그러나 몰랐다.
미국인 부영발 신부를
“백령도 10개, 대청도 4개, 소청도 2개 등 총 16개의 천주교회(공소)가 마을마다 건립되는 이유도 이와 밀접하며, 공소 건립 시기 역시 1960년대에 집중된다.”
인천 섬을 가다 48 - 백령도 천주교 이야기(1)
인천 섬을 가다 49 - 백령도 천주교 이야기(2)
백령도를 나서면서
다시 한번 용기포항터미널을 둘러보고
배에 오르니
20여분이면 대청도에 도착한다고
아무래도
배삯이 부담되어서
다시 찾긴 어려울 듯 싶다.
서해 최북단 섬 백령도를
첫댓글 혼자걷는여행도 아주중요한시간이라 생각되는군요 .저는 무교입니다 .그러나 그옛날 파란눈의 이방인들이 종교의힘으로 가난한나라와서 지냈겠죠 .종교는 정말 많은일을하는군요 .읽으며 숭고한그들의삶에 생각이 많아집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가보지 못한 백령도를 가본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얀색의 성당에 몇분이나 미사를 드리고 있을까요??
내가 저기 있다면 어떤 마음으로 미사를 드리고 있을까요??
많은 생각을 하면서 여행기를 읽었습니다.
늘 건행하세요.
수채화님은 어쩜 글하나하나가 건행이십니다 감동 ...
임영웅건행 맞죠
저는 수채화님에게 많이배웁니다 .요즘 여행을안가니 잡초도 잘키웁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