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 12회
은자의 집앞. 아인은 자물쇠가 많이 채워진 은자의 대문을 보고 가슴아파 한다. 노크한다.
고아인: 문 여세요.
서은자:(아인을 보며 놀란다) 아인아..
고아인:(아인 집안으로 신발도 벗지 않은 채 들어간다. 집안을 둘러보다 너무 허름하고 언제나 도망갈 수 있게 가방을 싸 놓은채 사는 모습을 보며) 또 도망가시게요? 이번에느 뭐가 무서워서 또 도망가세요?
서은자:아인아..
고아인:딸 버리고 도망갔으면 잘 살기라도 해야지 집 꼴이 이게 뭐냐구요! (핸드백을 던져 거울이 깨진다.눈물이 흐른다. 감정이 추스러지지 않는다. 다시 가방을 집어들고 나가려다)
서은자:(나가려는 아인을 붙잡는다) 밥 먹고가..
고아인:(아인은 상 앞에 앉아 있고, 찬이 몇 개 없는 밥상위에 은자는 소세지달걀부침을 내려놓는다)
서은자:예전에.. 너 놀라서 밥 못 먹고 할 때도, 이거 있으면 밥 먹었잖아.
고아인:제가 여기 밥 먹으로 온 줄 아세요? (사이) 대답하세요. 그 때 왜 안 데리러 오셨는지...
서은자:가려고 했지. 방 구할 돈만 벌면 데리러 가려고 했는데..
(은자의 과거 트라우마 플래쉬백) 도저히 무서워서 못 가겠더라. 니 고모한테 전화라도 해 볼까 싶었는데.. 그럼 어떻게 알아내서 찾아올까봐.. 미안하다..무슨 말을 해도 다 변명인데.. 너한테 밥을 다 차려주고.. 이제 나는 죽어도 여한이 없어.
고아인:(눈물을 흘리며) 쓸데없는 소리 마세요.(사이. 고개 숙이고 있는 은자를 바라보니 감정이 더 복받친다.) 지금은요? 지금도 두려우세요? 그래서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게.. 이렇게 사시는거 거예요?
서은자:이게 편해. 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이.
고아인:(깊은 한숨)(아인은 숟가락을 들어 밥을 뜨며) 착각하지 마세요. 이거 먹는다고 용서하는거 아니니까.(밥과 함께 엄마의 소세지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