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가 죽을 쑤고 주식이 바닥을 치는 요즘, 시중의 유동 자금이 은행으로 향하고 있다. 고유가와 원자재 값 상승, 인플레이션 등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주식시장은 우울한 상태다. 부동산 경기 역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은행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상품 활용 노하우.
은행권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상품은?
예전부터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일정 기간 자산을 늘리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어떤 종목을 선택하고 매매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아니다. 전체 자산을 주식과 채권, 부동산에 어떻게 잘 배분하는가 하는 전략이다. 그것이 총수익률 변동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니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사실 은행의 예·적금 상품이 펀드나 주식에 비해 기대 수익률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산배분 차원에서 예·적금 상품은 꼭 필요하다. 투자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은행의 예·적금 상품은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01_은행의 특판 상품을 노리자
은행의 특판 상품은 기간을 정해놓고 한시적으로 판매하거나, 한도를 정해놓고 판매하는데 평상시 시중금리보다 약 1~2%의 추가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최근 눈여겨볼 만한 상품은 수협은행의 ‘독도사랑해(海) 예금’이다.
이 상품은 8월 말까지 2천억원 한도로 6개월 이상 가입했을 때 연 6.3%, 1년제 가입하면 연 6.5% 확정금리를 지급한다. 하나은행에서는 6월 21일부터 열흘간 ‘e플러스 공동구매 정기예금’을 판매했고, 목표 금액인 1백억원이 모두 판매되어 가입자 전원이 6.1% 금리를 받게 되었다.
이렇듯 은행의 특판 상품을 주시하고 있으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높은 금리로 예·적금을 들 수 있다. 또 관심을 둘 만한 은행예금 상품 중에서는 기업은행의 ‘서민섬김통장’이 있는데, 연 6.1%에서 최대 6.7%까지 높은 금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하나 알아두어야 할 점은 얼마 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당분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지 않기 때문에 예금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지금부터 1년 이상 장기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더 이익이다.
02_최고 금리를 자랑하는
상호저축은행의 예·적금 상품
은행권에서 최고 금리를 자랑하는 곳은 당연 상호저축은행이다. 당연히 5천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는 기관이다. 요즘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는 약 6.4%로 일반 시중 은행 예금금리인 4.9%보다 약 1.5% 정도 더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아무리 고금리 저축은행이라도 BIS비율(자기자산비율)이 8% 이상이며,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8% 이하인 ‘88클럽’에 해당되는지 파악해야 한다.
저축은행에서 또 하나 활용할 만한 상품은 표지어음이다. 표지어음은 저축은행이 매입한 기업의 어음 금액을 다시 나누어 재발행해서 개인이나 기관투자가에게 재판매하는 어음 상품이다. 표지어음은 월복리가 적용되는 정기예금 상품과 달리 일복리가 적용되며, 예금자보호 대상 상품이다. 6개월 이내 단기 자금 활용이 가능하고, 만기일 또한 일단위로 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중도해지 시 약 연 1%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부담하는 단점이 있다.
03_알고 보면 쏠쏠한
급여계좌 3
과거 급여통장으로 사용된 보통예금 통장의 이율은 연 0.1~ 0.2%였다. 이 때문에 하루만 맡겨도 연 5%대의 높은 수익을 주는 증권사의 MMF나 CMA로 고객들이 이동하자, 그제야 은행들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단순한 금리 차이로 인한 수시 입출금식 예금만의 이동이 아니다. 보통 투자자는 자기가 이용하는 금융기관을 계속 이용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것이 은행권에 큰 영향을 주었다. 증권사의 CMA로 이동한 고객들이 이제는 증권사 상품에 관심을 더 많이 갖고 펀드나 ELS 등 상품 가입도 망설이지 않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그래서 은행권은 급여계좌에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똑똑한 급여계좌는 ‘고금리 수시입출금상품’으로 변경하면 평생의 효과를 누린다. 아직도 보통예금 통장을 갖고 있다면 경기 상황에 따라 더 나은 상품을 찾는 노력보다는 이번 기회에 고금리 수시입출금상품 가입으로 지능적인 재테크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1 우리은행 우리AMA전자통장
이 통장은 보통예금 계좌에서 기준 금액 1백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스윙 기능으로 연결 계좌인 MMDA계좌로 자동이체돼 예금 기간에 따라 연 4.0~5.3%의 이자를 지급한다. MMDA(money market deposit account)계좌는 은행이나 수산업협동조합·농업협동조합에서 취급하는 금융 상품의 하나. 보통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롭고, 각종 이체와 결제도 할 수 있으며, 예금자보호법에 의하여 5천만원 한도 내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단 5백만원 미만의 소액이거나 법인의 경우 예치 기간이 7일 미만일 때는 이자율이 낮거나 없을 수도 있는 단점이 있다. 또한 신용카드 결제 등 지급 요청이 있는 경우는 역스윙 방식으로 MMDA통장에서 자동으로 역이체되는 인터넷의 편리성을 살렸다. 또한 실적에 따라 5대 수신거래 은행수수료 완전 면제 혜택도 부여한다.
2 하나은행 빅팟통장
하나은행의 ‘빅팟통장’은 하나대투증권의 CMA와 연계된 상품으로, 보통예금 통장에서 자유롭게 CMA로 이체, 또는 특정일 지정 자동이체가 가능하다. 실적에 따라 최소 월 10회에서 무제한으로 이체수수료가 면제된다. 기본적으로 월 1백만원이 넘는 금액에 대해서는 스윙 서비스가 제공된다. 스윙은 모(母)계좌의 잔액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초과분이 고금리 예금 계좌로 자동이체 되는 시스템을 갖춘 상품을 지칭한다. 하나카드와 하나은행 대출상환에 대해서는 역스윙 서비스도 제공된다.
3 국민은행의 KB Star*t통장
국민은행의 ‘KB Star*t통장’은 예치 금액이 많으면 고금리를 주었던 기존 금리제공 방식과는 반대로 1백만원 이하의 금액에 대해서만 연 4.0%의 금리를 적용시킨 상품. 가입은 만 18세에서 32세 이하만 가능하나, 만 나이 35세가 되면 다음 해 첫 영업일에 직장인우대 종합통장으로 자동 변경된다.
04_주가지수연계예금 상품으로 안정적인 투자
세상에 안정적이면서 고수익을 누리는 투자는 없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처럼 위험을 감수해야 고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에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투자 상품이 있다. 바로 ELD(주가지수연계예금) 상품이다. 이는 원금을 안전한 자산에 운용하여 만기 때 원금은 보장되고 장래에 지급할 이자의 일부 또는 전부를 주가지수(KOSPI 200지수, 골드 가격지수 등) 움직임에 연동한 파생 상품에 투자해 예금 수익률과 이자를 확정하는 상품이다. ELD는 원금보장이 되는 상품으로 투자했을 때 아무리 못되도 원금, 잘되면 원금+α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보통 1년 만기 상품으로 기대 수익률은 예금보다는 높다. 하지만 증권사의 ELS나 ELF, 펀드보다는 낮은 상품군에 해당한다. 상품 가입은 대략 일주일이나 10일 정도 정해진 기간 안에만 가능하다는 점이 일반 예·적금이나 펀드 상품 가입과 다른 점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만기 이전에 중도에 해지하면 중도해지수수료를 부과해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ELD 상품 중에는 일부 넉다운형 상품이 있다. 예컨대 상품 가입 다음 날 KOSPI200지수 종가가 기준지수가 되고 기준지수 대비 20%를 초과하는 경우는 주식으로는 대박을 거둘 수 있지만 이 상품은 6%의 확정수익만을 지급하고 끝내는 형태다. 이러한 넉다운형 방식은, 다소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투자자보다는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최근에는 ELD와 정기예금 결합 상품이 출시되는 추세다. ELD에 가입 후 정기예금에 가입하면 정기예금에 추가 금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동시 가입을 권하고 있다. 원금은 보장된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수익률이 0%인 경우도 발생해서 상품 구조를 꼼꼼히 살펴보고 가입하는 게 필요하다. 요즘같이 실질금리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수익률 0%인 원금만 보장된 상황이라면 실제는 더 큰 마이너스 수익률과 같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4%임을 감안할 때, 수익률 0%는 -4%와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률 지급 방식이 ‘매달 결정형’인지 ‘만기 결정형’인지 확인하자. 요즘 같은 시기에는 매달 결정형이 더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