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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테리어목수클럽 원문보기 글쓴이: 빌트~
참고 이야기 1: 잘 쓴 자기소개서와 이력서
한마디 말이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던가? 바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가 그 역할을 한다. 세상에 흔해 빠진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가지고 남들에게 자신을 설득할 수 없다. 나는 주변 친구들의 이력서를 고쳐주는 적이 많다. 대개 경력자들의 것이니만큼 내용은 풍부한데 목적에 맞게 쓰지 못하는 문제들을 안고 있다. 기본자료를 가지고 오면 편집을 해주곤 한다. 이렇게 해서 좋은 일자리, 좋은 조건을 갖게 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적도 적지 않다. 자기소개서는 고쳐주기 참으로 어렵다. 개인소개서를 고쳐준다는 것은 참으로 그 사람 머릿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일이다. 지명원이나 프로젝트 제안서 표지문을 고쳐주기는 상대적으로 쉽다. 대개 목적이 분명하면 그것에 맞추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쓴 한 장의 자기소개서와 이력서가 일생을 바꾸는 경우가 있음을 명심하자. |
마지막으로 자신의 작업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 기실 포트폴리오 하면 모두들 머리에 떠올리는 것이 근사한 스크랩북에 멋지게 붙여진 사진도면이나 컴퓨터 그래픽, 모형 사진 또는 인쇄된 책자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러한 포트폴리오란 일정 경력 이상일 경우에나 쓰일 수 있는 방식이다. 대부분 젊은이들이 이런 호화장정의 작업을 보여주려면 상당한 무리수가 따른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젊은이들이 호화장정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현상은 우려할 만한 현상이다. 포장에 치중된 작업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거품 포트폴리오' 유행을 만들게 된 데에는 해외유학을 위한 포트폴리오의 거품이 작용한 점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해외 학교 담당자들의 말인즉, 한국 또는 동양학생들의 포트폴리오가 수준에 넘친다는 코멘트를 많이 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 크다. 오히려 한국학생들끼리의 경쟁 때문이라도 과대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게 된다는 고민을 해외유학생들이 털어놓기도 한다.)
오히려 젊은이들의 포트폴리오는 되도록 자신의 작업과정의 역량을 보여주는 자료라야 더 설득력이 있다. 예컨대, 경력자라면 수작업 또는 캐드 사용의 도면작업, 자신이 쓴 시방서나 계획서 같은 것, 초기 설계과정 중의 개념 스케치나 스터디 발전과정자료가 완성된 건물의 사진이나 정리된 도면들보다 효과적으로 그 사람의 역량을 알기에 도움이 된다. 초보자라면 스케치, 모델 작업, 연구작업들의 개요, 학교 프로젝트의 성실한 진행과정을 모아놓은 것이 훨씬 더 그 친구의 성장역량을 알기에 도움이 된다.
젊은이라면 부디 결과를 보여주려 하지 말고 과정을 보여주고 과정에서의 자신의 모색을 포트폴리오에 털어놓는 것이 좋다. 젊은이라 하면 건축 배우기에 입문한지 10년이 채 안된 셈들인데 결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도대체 얼마나 있겠는가? 결코 과소평가하자는 말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에 되도록 자신의 성장과정과 모색과정의 기록을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자신의 성장역량을 과시하라는 말이다.
아마 젊은이의 포트폴리오를 평가함에 있어 사람들은 각기 다른 평가기준이 있겠으나, 내 경우에는 그림만 잔뜩 있는 포트폴리오보다도 설명이 잘 되어있는, 특히 선언적인 문구보다도 과정에 대한 설명, 특히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과 역량을 자평해놓은 글이 옆에 붙어 있을 때 무척 신뢰감이 든다. 그만큼 자신을 알고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게다가 한 일에 대해서 자신의 업무범위와 역할을 명확히 밝혀놓은 사람이면 더욱 믿게 된다.
만약 포트폴리오가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평소에 모아두어야 할 것은 무척 많다. 내가 젊은이들에게 스케치 도면에 날짜를 꼭 쓰고 차례로 모아두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터디 모형도 꼭 사진을 찍어두라고 잔소리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젊은 날의 하루하루란 마치 빠르게 자라는 덩굴과도 같다. 부디 그 덩굴이 자라는 모습을 담아라. 포트폴리오가 꼭 필요할 즈음에 가서 무엇을 넣을까 고민하지 말고 하루하루 자신의 작업을 성실하게 담아놓자.
참고 이야기 2: 또 하나의 포트폴리오, 추천서.
사실 포트폴리오가 완성되는데 꼭 필요한 한가지가 더 있다. 추천서다. 추천서야말로 가장 확실한 증빙자료가 된다. 선진사회일수록 추천서의 힘은 크다. 그만큼 신용사회이기 때문이다. 일하던 전 직장에서 추천서를 못 받는다는 것은 한 사람의 신용에 큰 문제가 있다. 일해 준 고객에게서 추천서를 못 받는다는 것은 회사로서 치명적이다. 추천의 책임이 무거운 만큼 추천서를 쓰는 사람도 무척 고민하며 쓴다. 추천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자체가 큰 결정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도 이렇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지 않으면 진정한 능력사회는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부디 자신이 지금 자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추천할 수 있을 것인지 자신을 돌아 보라. |
매체에 대해서는 보다 자유스러워질 필요가 있다. 요즘처럼 다양한 매체가 가능한 시대에 꼭 종이매체에만 매달릴 이유도 없다. 컴퓨터 그래픽이나 캐드 재능을 요하는 사람이라면 파일을 들고 다니며 직접 '데모'(demonstration의 준말)를 하는 것이 오히려 좋다.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파워포인트'(컴퓨터를 통한 프리젠테이션 프로그램의 명칭이다.)로 담을 수도 있다. 내가 가장 최신의 포트폴리오를 본 것은 CD였는데, 솔직히 오히려 CD는 잘 열어보게 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인터넷'의 홈페이지라면 무척 좋은 효과가 있다. 가장 쉽게 자신을 알릴 수 있고 편하게 데모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노트북 컴퓨터까지 들고다니며 자신을 세일즈하는 것이 서구에서는 일반화되는 추세이기도 하지만 그 까지는 아니더라도 새로운 매체에 대한 실험은 할 만하다. 오히려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 종이매체를 준비하는 것 보다 시간적으로 또 비용 면에서 절감되기 때문이다.
어떤 매체를 써야 상대방에게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가? 어떤 구성을 하여야 자신을 짧은 시간에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게 만들 것인가? 포트폴리오 만들기의 길은 길고도 멀다.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기 위해서 평소에 쌓아 놓자. 매일매일 쌓인 자료가 결국 자신이 된다.
끝도 없는 포트폴리오 만들기의 길.
결국은 자신의 자라기를 위한 귀한 기록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