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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일(토) 전날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아침까지 내린다.
현장담당자에게 전화하니 오늘은 쉬겠단다. 잘되었다 싶어 9:00시 비가 그친듯 하여 배낭을 꾸려 파랑새님 세탁소에 들렀다.
안산에는 비가내려 소나무님이 아직 마음을 못잡았다고 한다. 파랑새님에게 나 먼저 고대산에 올라가 있겠다고 말하고 기차에 몸을 실었다.
분단의 상징이기도 한 철조망 (고대산 제2헬기장)
고대산에서 본 일출
종일 비가 오락가락한다. 신탄리역전에 내려서니 다시 빗방울이 떨어진다. 상점에 들러 막걸리와 물을 사 가지고 제2코스로 오르니 사람들이 물어온다.
왠짐이 그리 많냐면서 대체 몇 kg되냐는 질문이다. 등산갈때 배낭무게를 달아보는 사람도 있나?
나도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니 맨몸으로 가도 힘든데 어찌 올라가냐고 걱정해 준다 (고마워라 ㅋㅋ)
널널한 시간 죽이기 위해 고기를 구어먹었다 (약용식물관리사님이 땅에서 캔 신선주에 취하고..)
철원평야와 북녁하늘
배낭이 커서 나뭇가지에 걸려 속도를 내기가 힘든데 반바지를 입고오지 않은것이 후회막급하다. 대광봉에 올라서니 다시 빗줄기가 굵어져서 고민에 빠졌다.
정상까지는 10분거리 이 비를 맞으면 침낭이 젖을거고 그겋다고 이 지점에서 비를 피할때도 없고...
이내 군인들이 만든 벙커를 찾어 그 속에서 비 그치기를 기다렸다. 벙커의 참호속에 얼굴내민 쑥부쟁이가 빗방울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흔들린다. 고대산도 이 비가 그치면 더욱 가을산으로 제 모습을 찾아갈 것이다.
이 밤 하모니커에 맞춰 노래 한곡씩 불러대고
일출과 운해바다
고대산 헬기장에 들어서니 바닥은 온통 빗물이라 텐트치는것을 포기하고 바닥이 마르기를 기다렸다.
정상에서의 바람은 선선한데 허기져 오는 배는 포도주와 육포로 해결했다.
밤에 불어대는 바람을 막을려고 비닐을 치고 텐트를 설치했다. 내 고등학교 졸업하고(1978년)첫 월급 타서 구입한 A형 텐트다
30년 세월의 무게만큼 색도 바래고 상처도 났지만 차마 버릴수가 없어 이제껏 가지고 있는 텐트다. 텐트 설치하면서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나는것은 왜일까/ (첫 월급으로 몽땅 배낭. 텐트.코펠을 사서 어머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봉오리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
텐트 플라이 마감
산우일행이 고대산 주차장에 도착하여 제2코스에 붙었다는 기별이 왔다. 시간상으로는 정상까지 올라 올 시간이건만 늦어져 전화해보니 칼바위능선 한참 아래에 있단다.
기다리는 시간이 무료하여 제2코스로 내려가 일행의 배낭을 받았다.
고대산에서 내려다본 내산리 계곡
아침식사 중 ( 떡만두국)
드디어 고대산 정상 선녀텐트는 중간에 잡고 나무꾼의 텐트가 그 둘레를 감쌌다. 고대산에서의 바람은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선녀를 감싸기 위한것..
어디에선가 드르륵 드르륵 약용식물관리사님이 충전드릴로 텐트의 피스를 박는다. 일전에 콘크리트 못 박기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산정까지 드릴을 가지고 온듣싶다.
ㅎ^ㅎ
고대산의 운해
아침에 담소 (소나무. 약용식물과닐사님)
버너에 불 피우고 등심을 굽는다. 파랑새님이 준비해온 불판과 양념소금
그리고 약용식물관리사님이 땅속에서 캐온 신선주로 여독을 푼다 밤하늘에 은하수 별들은 보석처럼 들어차 있고 철원 인가의 불빛도 평야에 가득 차 있다
하늘에는 별빛 지상에서는 불빛 그 중간쯤 에서 차린 저녁상은 그야말로 꿈같은 성찬이다.
깊어가는 가을 그리고 산 위에서 맞이한 아침
전날 비를 뿌리더니 이른 아침 구름이 계곡마다 피어난다.
취기가 얼큰한 나뭇꾼들 소나무님의 하모니커에 맞춰 노래부르고 그 맑고 고운 소리는 하늘로 퍼져간다.
산에서의 하모니커는 썩 잘 어울리는 악기중의 하나라는것을 새삼 느낄수 있었다.
점점 깊어져 가는 가을
막걸리 + 요구르트 제조 중
늦은시간 모두 텐트에 들어가 잠을 청했건만 침낭에서 비박하던 파랑새님은 하늘의 별이 넘 아름답다며 잠자기가 아깝다고 성화다넘 아름답다며
밤바다 위에 어둠을 깔고 누워 천년전 태고적에 불던 바람의 숨 소리를 듣는다.
하늘과 우주 우리 몸이 그것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 우리는 비박을 택했는지도 모른다.
민족의 한, 슬픔( 철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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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북녁하늘을 바라보면서 부른~~우리에소원은~~통일~ 군인아저씨들이 깜짝놀랐으꺼야요...깊은밤에 갑자기 노랫소리에 잠자다가 비상걸리지 않았으라나...ㅎㅎ..추억으로 남겨둠니다..ㅎㅎ
능선... 구름... 해.... 멋있군요...
오늘로 일주일전인데? 그날에 감동이 선 하네요? 그날 보초병은 어떤생각이엿을까! 길게 여운이남는 추억입니다.
멋쟁이님들 ~~~~~~~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