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적으로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파키스탄에서는 몬순 폭우가 발생하였다. 폭우는 6월부터 3개월 가까이 지속되어 왔다. 이로 인해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고, 올해 녹아내린 빙하의 양은 예년의 3배에 달한다. 사망자는 11,000명을 넘어섰고, 인구의 7분의 1인 3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홍수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도롯가에 모여 생활하고 있는데 이질과 콜레라 같은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석 달쯤 지나면 500만 명이 전염병에 시달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홍수를 파키스탄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선언하고 피해 복구에는 100억 달러(13조 6천억 원)가 들어갈 것이고 재건에는 최소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홍수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지목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지난 5월에 50도 안팎까지 치솟는 폭염에 시달렸다. 이 폭염이 이번 홍수 재앙을 촉발한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파키스탄의 열약한 배수 인프라 시설, 곳곳에 마구 버려진 쓰레기로 인해 물 빠짐이 막히는 현상 등이 홍수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파키스탄의 홍수 사태에서 ‘기후재난의 역설’을 보여주었다. 산업화가 더뎌 지구 온난화 책임이 크지 않은 파키스탄이 어떤 국가보다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실제 1959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가 배출한 이산화탄소 가운데 파키스탄이 차지하는 양은 단 0.4% 이다. 기후재난의 악화는 의도치 않게 이런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 기후 위기 대응과 평화 활동을 벌여온 국내 종교단체들이 최근 큰 홍수 피해를 본 파키스탄에 인도주의적 지원 규모를 확대할 것을 정부에 요청하였다. 이들 단체는 "파키스탄의 전례 없는 폭우는 누적된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재난이 분명하다"며 "탄소배출 책임의 대부분은 북반구 선진국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비롯되었고 그로 인해 기후 위기가 발생했으나, 파키스탄같이 기후 위기에 거의 책임이 없는 남반구의 개발도상국이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각한 경제난에 최악의 홍수까지 겹치자 파키스탄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였고, 국제사회는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