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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말씀의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착한이
갈수록 왜 미신·신비에 빠져들까 | ||||||||||||||||||||||||
현대 사회 속의 주술문화 - 그 현상과 진단(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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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역사는 전통문화를 낳게 한다. 5천년의 한국역사는 유교와 불교 그리고 토속신앙이 어우러진 가운데 이뤄진 문화이다. 이런 토양 가운데 전래된 기독교는 토착문화와 심한 마찰을 빚으면서 한국사회에 정착해왔다. 그러나 기독교는 기독교토착화라는 명분아래 전통문화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해야 하는가? 한국개혁신학회에서 발간한 논문집 13권에 자유기고문으로 게재된 추태화 교수의 ‘현대사회의 주술문화’라는 글은 이런 문제를 다루고 있다. 추 교수의 글을 4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추태화 교수/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1. 들어가면서 과학과 종교의 연관 관계에서 우리 시대를 관찰해 보면 모순적인 현상이 적잖이 발견된다. 일반적으로 인간이 합리주의나 과학 지식으로 계몽될
때 원시적 종교성으로부터 기원한 미신 같은 행위를 극복하게 된다. 인류가 걸어온 역사는 이러한 보편적인 정신적 성숙을 보여주었다.
베르쟈예프(Berjajew)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전적으로 종교적이다”(The human being is total religious). 인간학적으로 인류는 종교적 속성을 타고났기 때문에 종교적 행위를 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종교성은 어떤 형태로든지 삶에 배어나게 되어 있다. 틸리히(P.Tillich)도 문화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종교를 강조하였다. 그는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종교는 문화의 실체이며, 문화는 종교의 표현이다.” 이러한 이해를 수긍한다면 종교는 인간의 생활과 문화에 가히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종교성이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정하는 점과 종교성이 인류를 바른 길로 인도한다고 말하는 것은 다른 문제에 속한다. 성경은 모든 종교성이 인간을 바른 길로 인도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더구나 최근 대중매체를 타고 유행되는 판타지 소설, 영화, 신비주의 체험 등은 오락과 재미를 넘어서는 경향이 다분하다. 특히 이 글의 주제가 되는 주술행위(呪術, occult)와 연관지어 본다면 그 도는 심각해진다. 우리 시대에 만연한 주술행위는 그런 의미에서 왜곡된 종교행위라 하겠다. 워치만 니(W.Nee)의 표현을 빌자면 “영의 대용품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사회적으로 유행되고 있는 주술행위가 심각한 수준으로 현대인들을 오도하고 있다는 이론에 공감한다. 맹목적이고 이기적인 산업화의 결과로 인한 환경오염이 사람들을 위협하는 시대에 정신적인 오염도 만만치 않다. 주술은 그런 면에서 정신위생상 치유받아야 할 영역이 되었다. 이 글은 먼저 현대인들의 내면 속에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는 주술행위의 현상(2장)과 정체(3장)가 어떠한지 알아보고, 다음으로 주술감염을 극복하기 위한 기독교적 대안(4장)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2. 일상생활 속의 주술행위 현대의 주술은 두 가지 기원을 갖는다. 하나는 포스트모더니즘적 기원으로, 앞에서 언급한 현대 문명에 대한 권태감이 그 원인이다. 합리주의 이성이 인류 문명에 몰고 온 지성주의(intellectualism)의 결과로 인간은 계량화되고 구조화된 세계에서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선언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초월의 가능성으로 떠오른 것은 비물질의 세계로 투신하는 것이었다. 현대를 영성의 시대라 명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로서 주술은 포스트모더니즘적 영성이 개인화(self-deference)된 하나의 표현이 된다.
이 경우 주술의 목적은 의외로 단순하다. 마음의 평정, 다른 말로 하자면 자기만족을 얻기 위한 수단이다. 주술의 사전적 정의가 이 논리를 증명하고 있다. 주술은 “초자연적 존재나 신비적인 세력을 빌어 여러 현상을 일으켜 길흉을 점치고 화복을 가져오려는 것” 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주술은 사람이 심리적 충족감, 행복을 얻기 위해 초자연적 특수능력에 의지하는 행위인 것이다. 우리 시대의 일상인들은 과연 무엇을 그토록 궁금해 하는 것일까? 현대인들은 무엇으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이를 검증하기
위해 몇몇 인터넷 점술 사이트를 방문해 보았다. 점술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목록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 열거되어 있었다: 전생, 궁합, 사주,
작명, 운세. 내용은 여기서 다시 세분화된다: 궁합/애정, 사업/재물, 사주/건강, 결혼/택일, 시험/진로, 취업/승진
등등. 장신구 운명을 간섭하는 요소로서는 악귀, 액운, 재수(日辰, 한 해 運勢) 등이 거론되는데, 이들은 직간접으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이를 피하려면 적절한 액땜을 해야한다. 액땜은 악귀 길들이기, 악귀 안심시키기, 액운 피해가기, 액운에 대한 보상 지불하기 등의 기능을 가지는데 일종의 자기만족적 보상행위인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부적이다. 부적은 집안에 붙여 놓아 액운을 막는 기능을 한다고 믿는다. 부적은 옷 속에 붙여지기도 하고, 가방이나 책 속에 넣어두는 경우도 있다(몸에 부착하는 부적의 경우, 심지어 부적팬티까지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다. 다음은 이에 관련된 홍보문구이다. “속옷업체 쌍방울의 브랜드 ‘트라이(www.sbw.co.kr)’가 신세대 젊은층을 위한 이색 내의 ‘트라이 점술왕국’을 출시한다. ‘점술왕국’ 운영자인 역술가 송병창 씨가 직접 제작한 ‘애정부’ ‘건강부’ ‘학업 진취부’ ‘행운 당첨부’ 등의 부적이 팬티에 부착돼 있다. 가격 1만1,000∼1만3,000원대”). 지금은 자동차에 안전운행에 대한 기원으로 부적을 붙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최근에 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후 이상 열풍으로 등장한 것이 문신이다. 사회 일부 집단에서 단결력, 종속, 힘 자랑의 상징으로 새겨지던 것이 이제는 운명을 돕는다는 소위 천사표 문신이 새겨지고 있다. 몸에 새겨진 문신의 문양(紋樣)이 자신을 보호한다는 그런 심리는 윈시시대부터 존재했던 애니미즘적 신앙의 한 표현이다. 문신은 문양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수용하는 자기도취감을 주며, 타인에게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한다. 주물숭배(fetishism)도 현재는 악세사리로 변한 주술의 한 행위이다. 훼티시즘은 자신이 존경하는 영웅, 사랑하는 이성의 물건을 가짐으로서 그 대상을 소유하는 것처럼 느끼는 행위를 말한다. 대중문화가 유행하는 지금은 인기 영화배우나 가수가 소유한 물건을 가지므로 상대방의 인기와 사랑을 소유한다고 느끼는 경우가 청소년 사이에서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런 심리현상들은 주물 숭배의 변형들이다. 왜냐하면 착각을 현실처럼 받아들이는 환상(illusion) 현상을 조장하기 때문이다(이 주물숭배는 현대판 에로스와 만나서 하나의 사업으로 등록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미소녀들이 입었던 옷을 고객의 요청에 의해 즉석에서 벗어 파는 사업도 등장했다고 한다). 현대판 주술행위의 가장 치명적인 대상이라면 어린이들이다. 어린이들은 자아정체성을 확립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주술을 배우게 된다. 초등학생들을 유혹하는 여러 종류의 부적이 문방구에서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이성에 눈을 뜨면서 좋아하는 학생의 관심을 끌고 싶어한다는 심리를 이용한 부적이 팔리고 있다. 공부를 잘 하게 한다든지, 정신 집중을 하게 한다든지 하는 여러 가지 ‘효험’ 있다는 부적이 존재하는 것은 주술이 얼마나 깊이 모든 연령층에 파고들고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대중매체: 문학, 영화, 드라마 문학 분야에서는 단연 “해리포터 시리즈”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전세계적으로 아동, 어른 할 것 없이 무차별적인 독자층을 모은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의 주제는 환상과 마법(magic)이다. 뉴에이지와의 연관성 때문에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종교계 일부에서는 아동들에게 유해하다는 판단, 독서반대운동을 벌이기도 하였다(참고 http://www.njoyschool.net/news/article_view.html). 그러나 해리포터 추종자들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소설이 영상화되어 그 영향력이 더욱 강해진 것이다. 영상시대의 아동들에게 책을 읽게 한다는 점에서 해리포터가 환영은 받았지만, 문제는 현실을 환상과 마법으로 혼돈하게 하였다는 점이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아동들이 내용 중에 나오는 마법의 주문을 외우며 모방한다는 것이다. 마법의 주문으로 불가능한 일을 성취한다는 신념은 독자들로 하여금 비정상적인 환상에 빠져들게 하는 함정이 있다고 보여진다. 다음은 주술과 관계되어 대중문화 시장에 선보인 몇 가지 사례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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