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는 하나이지만, 갓쪽은 흰자위이고, 가운데는 갈색이거나 파란색이거나 푸른색을 띈다.
흰자위만이 많이 보이도록 한 모습을 백안(白眼)이라고 하며, 이렇게 보는 것은 냉대하며 반감의 표정을 나타낼 때 우리는 백안시한다고 말한다. 이런 표정은 아마도 눈동자를 위로 치켜 뜨거나 좌우로 마구 돌려서 상대방을 두렵게 하거나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임에 분명하다.
눈알의 가운데 빛깔은 사람마다 다르며, 인종마다 또한 다르다. 까만눈동자라느니, 파란 눈동자라느니, 연두빛 눈동자라느니 하는 말을 두고 '백안시'와 같은 뜻으로는 쓸 수 없다. 특히 우리는 '벽안시'라는 말로써 반감을 나타내는 뜻으로 쓰기도 하는데, 이것은 잘못이라고 보며, '벽안시'는 '청안시'와 같은 뜻으로 보아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그렇게 보는 눈동자는 아주 자연스런 표정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벽안시'라는 말은 '백안시'와 비슷한 소리로 그렇게 표현하는 것 같다. 이것은 서로 전혀 다른 뜻이다.
그러면 '벽안(碧眼)'을 '파란눈'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틀렸으며, '푸른눈'이라고 해야 옳다. green eyes이다.
'청안(靑眼)'을 '파란눈'이라고 하는 것을 옳다. blue eyes이다.
'푸르다'는 말과 '파랗다'는 말이 모두 'blue'가 아니며, 전자는 'green'이며, 한자말로 '초록색.초록빛'과 같다.
'푸른 하늘 은하수'라는 말은 틀렸다. '파란 하늘'이라고 해야 옳다.
'푸른 소나무'는 옳아도 '파란 소나무'는 없다. 혹시 그런 물감을 들이면 모를까.
우리는 색깔의 구분에서도 혼돈하며 쓰는 것을 보면, 오랜 전통에서 쓰는 말이 아닌 것 같은 의심을 받게 하기에 충분하다. 색연필을 가지고 색깔을 말할 때에 풀과 나뭇잎처럼 "초록색"이라는 말을 많이도 쓰지만, 그것을 "푸른색"이라고는 거의 말하지 않는 까닭이 무엇일까.
오늘 한글날을 맞아 순수한 빛깔의 '푸르다[green]'와 '파랗다[blue]'를 구분하여 보았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눈동자를 '검은눈동자'라고들 많이 말하지만, 자세히 보면 반드시 '검다'고 할 수 없으며, 거의 '갈색'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서세동점기에 서양사람들이 조선 사람들을 본 눈동자의 빛깔이 "연두색'이라거나, "파란색"이라고도 했고, "푸른색"이라고도 하였다. <사전>에서 보면, "푸른눈동자[碧眼]"은 전형적인 서양 사람의 눈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파란눈동자[Blue eyes]"도 조선[한국]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