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도, 그 섬에 가고 싶다
여수 ~ 고흥 연륙교의 중심 낭도(狼島)
들큼한 봄내음이 코끝으로 전해지니 어디든 길을 나서야 묵은 겨울 때를 벗어낼 것 같은데 코로나19의 기세는 도무지 꺾일 기미가 없다.
다행인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인접지역은 천혜의 자연 경관을 품은 비경이 발길 닿는 곳마다 산재해 있으니 잠깐 짬을 내 마음의 여유를 찾아나서는 것도 좋을 듯싶다. 해안선을 따라 푸른 바다 위 듬성듬성 떠 있는 섬. 그중 낭도의 멋을 찾아 봄길을 찾아 나서는 즐거움은 봄 여행의 시작이다.
지난 해 국도 77번 고흥과 여수를 연결하는 4개의 섬 5개의 연륙교가 개통되면서 전남 동부권 새로운 관광 루트가 신설되어 관광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낭도는 여수시 화양면 장수리와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를 잇는 연륙교 (여수→)화양조발대교-둔병대교-낭도대교-적금대교-팔영대교(←고흥)로 이어져 있는 섬의 중간에 자리하고 있다.
다리마다 공법과 형식이 달라서 다리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섬과 섬을 연결하는 고흥 - 여수 간 연륙교는 경제적인 유동성보다는 관광의 접근성으로 가설되었다. 그 중에서도 천연기념물과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사도와 추도를 부속 섬으로 두고 있는 낭도가 가장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다. 낭도는 섬의 모양이 여우를 닮았다고 하여 ‘이리 낭(狼)’자를 써 낭도라 불리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이 아름다운 선이 있다는 의미의 ‘여선마을’로 불려주길 원한다고 할 만큼 상산의 낮은 능선이 마을과 해안을 이어주며 펼쳐진 섬 특유의 자연미를 자랑하고 있다.
섬 집 키 낮은 처마마다 큼직한 돌멩이 한두 개씩을 매달고 있는 낭도의 섬 풍경은 주민들에게는 바람만 불어도 육지와 섬을 오갈 수 없었던 몸서리가 있던 바람의 섬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접근성이 어려워 찾기 어려웠던 낭도에는 지금은 하루 여덟 번의 시내버스가 육지와 섬을 오가고 있다. 주민들의 오랜 삶 속에서 편리함은 익숙함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섬이었던 시절 여객선을 타고 육지를 오갔던 고령의 섬 주민들은 지금도 시내버스보다는 배타고 육지로 오가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말한다. 낭도는 느림과 여유의 섬이었던 것이다.
낭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술인들의 창작활동에 도움을 주고자 2020공공미술프로젝트 ‘우리동네미술’사업으로 공모하여 여수미술협회가 시행한 ‘섬섬여수 - 낭도 갱번미술길’이 있다.
이곳에는 여수미술협회 회원들의 작품과 주민들의 추억이 깃든 사진작품, 시민들의 작품 등 약 130여 점의 이미지 작품으로 조성한 미술길이 섬길 따라 골목마다 조성되어 있다.
마을주민과 관광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예술적 쉼터, 섬 동쪽 283m높이의 상산을 따라 연결된 도보여행의 일번지 낭도 둘레길, 낭도해수욕장, 금빛 모래 반짝이는 장사금(長沙金), 바다 건너 사도와 추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포토존, 남포등대, 주상절리, 공룡발자국화석 등 해안을 따라 어느 곳 하나 빼놓기 아까운 여수 최고 지오투어리즘(Geotourism) 명소이다.
섬에는 민박, 게스트하우스, 캠핑장(공사중) 등 숙박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으며, 유서깊은 샘물로 만든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뛰어난 100년 전통의 젖샘막걸리 ‘도가 식당’, 낭도의 파릇한 청정해역의 섬 재료로 미각을 돋우는 백반전문 ‘새마을식당’ 등 먹을거리도 풍부해 섬 방문객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순천에서 한 시간 거리. 이번 봄에는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편안한 둘레길과 원시적 모래사장, 쪽빛바다 물결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낭만의 섬 ‘낭도’로 호젓한 봄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출처/순천 광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