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7월13일~2024년 8월 20일
이을진 권사님은 3남 1녀를 두셨다. 이 세상에는 가끔 나쁜 자녀들도 있으나 우리 교회 자녀들은 대부분 효자이고, 효녀들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준 사랑만큼은 아니지만 자녀들은 부모에게 잘하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참 보기에 아름답다. 특히 이을진 권사님의 자녀들은 더욱 애틋하다. 부모들을 극진하게 섬기는 모습을 얼른 알아볼 수 있다.
권사님 자녀들은 부모님을 존경하고 필요한 것들을 넉넉하게 공급해 주고 부모님들이 겪는 어려움은 없는지를 찬찬히 살펴드리는 모습이 눈에 자주 띈다. 큰아들의 효심은 더욱 특별하다. 딸 역시도 효심이 극진하다. 며느리 사위들도 그렇다. 권사님은 사는 동안 자녀들의 효도를 충분히 받으셨다.
효도란 눈에 보이는 필요를 공급해 주는 것만으로 전부를 삼을 수 없다. 진짜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은 영적인 효도다. 아무리 부모님을 사랑하고 많은 것들을 채워주었다 해도 부모의 영혼이 구원받지 못하고 지옥 형벌을 받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예수님을 믿는 자녀가 믿지 않는 부모님들을 전도하여 죄 사함을 받고 구원에 이르게 한다면 이보다 더 큰 효도는 없다. 부모님을 예수님 믿도록 인도하는 것은 땅 위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효도다. 그런 면에서 이을진 권사님의 자녀들은 자신들이 먼저 예수님을 믿고 부모님들까지 예수님께로 인도하였으니, 최고의 큰 효도를 한 셈이다. 부모들의 영적 돌봄이 없이 믿음으로 성장해 준 것도 감사할 일인데, 부모님까지 구원에 이르도록 전도하였으니, 이보다 더한 효도가 또 어디 있겠는가?
이을진 권사님은 노년에 병을 얻어 적지 않은 세월 동안 고생을 하셨다. 몸도 건강하여 자녀들의 효도를 받으며 사셨더라면 더욱 좋을 것인데 그렇지 못하여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투병 중에도 신앙을 견고하게 지켜주심이다. 하나님은 시련을 통해 알곡과 쭉정이를 구분할 기회로 삼기도 하는데, 권사님은 끝까지 믿음을 지켜냄으로 알곡 신자임을 증명할 수 있게 되었으니 크게 감사할 일이다.
임종 한 주간 전 가장 힘든 시기였을 것인데 나의 방문을 받고 대화를 나누다가 확신에 찬 말씀을 남기셨다. “목사님! 저는 죽을 때까지 예수님만 믿을 랍니다.”라고 하셨다. 그 고백을 하시던 결연한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고난 중에 믿음을 지켜주신 권사님이 정말 고마웠다. 그 고백을 들은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권사님께서 자신의 신앙을 돌본 담임목사 부부에게 귀한 선물을 남겨주시는구나.”라고 여겼다.
그의 떠남을 아파할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큰 위로의 말씀을 미리 남겨주신 셈이다. 실제 자녀들은 권사님이 남긴 한마디 말씀 때문에 장례를 진행하면서도 조금도 슬프지 않았다고 했다. 모든 수고가 그치고 하나님 품에서 영원한 쉼을 누리고 계시는데 눈물 흘릴 이유가 있겠는가? 믿음의 은총이 자녀들과 자손 대대에 이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