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에 밥을 지어 순대국과 함께 먹고 뉴스공장을
시청한 뒤 운동장으로 갔다.
쉬엄쉬엄 공원을 걸으며 손주들을 생각하다가 이대로는
건전한 일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걸 깨달았다.
일단 나만 혼자서 할 수 있고 몰두할 수 있는 취미를 기르며
심신의 건강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
서서히 산보량을 늘리면서 밭에 채소를 가꿔보는 게 좋을 듯하다.
이미 10년 전 레오를 어린이집에 데려가고 하원후 함께 놀면서 부터
서서히 손을 놓게 된 후로 4년 전부터는 할매의 저주에 시달리면서
아예 산책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되었고, 이후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
일로를 걷게 되었었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내 몸을 온전하게 움직이다가 죽고자 한다면
이대로 지내지 말아야한다. 존엄을 잃은 채로 폐사한다면 얼마나
추하고 부끄러운 일인가!
조금씩이나마 산책량을 늘이고 금연을 실시하면서 텃밭에 무우나
상추라도 심어서 가꾸는 재미를 들여야 하겠다.
오늘은 담배를 몇가치 태웠으나 철저하게 담배를 끊어 호흡기를 살리고
몇발자국이라도 더 걷고 신체운동량을 늘려서 수면제 없이도 잠을 푸욱
잘 수 있게끔 심신을 안정시켜야한다.
뉴스를 보지 말고 동요를 들으며 톨스토이 단편 처럼 순수한 책을 곁해야겠다.
생각난 김에 판다팜에 가서 스테인레스 낫을 구매하면서 여름운동화를 샀다.
정에 휘둘리지 말고 꿋꿋하게 혼자만의 일상을 이어가보자.
XL파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