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장에는 히스기야의 말년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먼저 히스기야가 병들에 죽게 되었는데 그가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자 하나님께서 그의 생명을 15년 동안 연장해주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어지는 본문에는 선하고 훌륭한 왕이었던 히스기야가 유일하게 실수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16~18절을 보겠습니다.
16 이사야가 히스기야에게 말하였다. "주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17 '그 날이 다가오고 있다. 그 날이 오면, 네 왕궁 안에 있는 모든 것과, 오늘까지 네 조상이 저장하여 놓은 모든 보물이, 남김없이 바빌론으로 옮겨 갈 것이다.' 주께서 또 말씀하십니다.
18 '너에게서 태어날 아들 가운데서 더러는 포로로 끌려가서, 바빌론 왕궁의 환관이 될 것이다.'"
히스기야가 병들었다는 말을 들은 바벨론 왕이 위로의 사절단을 보냈는데, 히스기야가 그들에게 성전과 왕궁의 보물들과 무기고까지 다 보여주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사야가 히스기야가 보여준 모든 보물을 바벨론에게 빼앗길 것이라고 예언하는 내용입니다.
성서 기자는 이 사건을 히스기야의 실책으로 해석했지만, 당시 상황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직 강대국으로 부상하지 못한 신흥국 바벨론의 입장에서는, 아시리아에 대항하기 위해 아시리아에 적대적인 정책을 펴왔던 유다에 접근했을 것입니다. 히스기야 또한 눈앞의 강적 아시리아에 대항하기 위해 떠오르는 동방의 신흥 강국 바벨론과 손을 잡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가진 부와 힘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벨론에 의해 멸망당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온 열왕기서의 기자들이 볼 때, 이런 히스기야의 외교정책은 어리석은 것으로 비쳐졌을 것입니다.